입장

문재인 정권 1년 인권과제 평가

1.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전국 66개 인권단체들은 공동 집필 한 ‘인권과 존엄이 기본이 되는 나라를 위한 새 정부 인권과제 제안’(총 4대 분류, 17개 영역, 81개의 인권과제)을 국민인수위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집필에 참여한 단체들이 문재인 정부에 제출한 인권과제를 얼마나 실행하였는지, 인권은 얼마만큼 와 있는지 중간 점검을 진행해보고자 합니다.

2. 1년 평가는 지난해 인권과제 제안처럼 많은 내용이 취합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아 평가할 내용이 없다는 의제도 있고, 대화 중인 내용도, 여전히 나중에인 과제들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출범 1년 평가가 섣부르다 할 수 있겠으나 꼼꼼히 점검하고, 되짚어 보아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간단하지만 중간 평가를 취합/정리하여 발표 합니다. 

[문재인 정권 1년 인권과제 평가]

 

문재인 정권 출범 1년이 되었다. 지난해 인권단체들은 문재인 정권 출범에 맞춰 인권과 존엄이 기본이 되는 나라를 위해 새 정부에 인권과제를 제안했었다. 국가가 시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사회, 더 많은 평등으로 더 많은민주주의를 위한 사회, 생명과 노동의 존엄에 기초한 행복한 사회, 평화로운 한반도를 위한 4대 분류, 17개 영역, 81개의 인권과제였다. 꽉 막혔던 불통정권 이후 새롭게 들어선 정부는 민주주의와 새로운 사회를 바랬던 촛불의 열망을 이어받아 인권과 인간존엄이 기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다양한 인권의 과제는 오랫동안 인권의 주요 이슈였지만 막혀있던 과제도 있었고, 당장에 시급히 진행되어야 할 내용도 있었다. 장기적인 흐름을 갖고 차근차근 진행해야 할 내용들도 있었다. 제안되었던 과제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현재는 어떠한 지점에 와 있는지 문재인 정권 출범 1년, 지난해 제안되었던 인권 과제들에 대한 중간평가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1년 평가는 지난해 인권과제 제안처럼 많은 내용이 취합되지는 않았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아 평가할 내용이 없다는 의제도 있고, 대화 중인 내용도, 여전히 나중에인 과제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출범 1년 평가가 섣부르다 할 수 있겠으나 꼼꼼히 점검하고, 되짚어 보아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꺼라 생각한다.

 

분야별로 취합된 평가내용에는 얼마 전 발표된 3차 국가인권기본계획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함께 짚어졌다. 지난 4월 20일 향후 5년 간 인권 관련 비전과 로드맵을 제시하는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의 초안이 발표되었다. 원래대로라면 2017년부터 시작됐어야 하는 계획이라 초안은 박근혜 정부 때 처음 만들어졌으나 촛불혁명과 탄핵, 정권교체로 수립 및 시행이 늦어졌다. 국정 운영의 중심을 경제와 효율을 넘어 안전, 인권, 약자로 전환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NAP 수립절차 및 그 초안에 많은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성실하게 참여하며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된 것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의 권리보호 관련된 내용은 오히려 후퇴한 수준이다.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공격과 인권을 후퇴시키려는 흐름에 맞서 보편적인 인권을 강조해야 할 때,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 후퇴한 국가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다. 18차례에 걸친 NAP 수립 간담회를 통해 시민사회인권단체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소통’과 ‘인권’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의 주요 기조였지만 3차 국가인권기본계획 수립에 있어서 소통과 인권을 찾아볼 수 없었다.

 

혐오와 불신이 깊어지는 시대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갈등과 불화로 나라를 이끌어가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타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앞장세워 인권을 정치적 도구로 삼았다. 최근 충청남도에서 자유 한국당 도의원들에 의해 인권조례가 폐지가 공포되었다. 이런 흐름은 충남 시군, 충북, 부산 해운대구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성애․이슬람 혐오를 앞세운 일부 보수기독교세력과 보수정치인들은, 인권을 자신들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서 보편적 인권의 소중함을 확인하고 한발 더 나아간 인권의 이야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권은 제도로서만 약속되거나, 수립되어서는 안 된다. 함께 사는 사회의 구성원이 인권존중과 평등에 대한 감각으로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감시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어떤 인권을 이야기 할 것인가. 어떠한 평등을 이야기 할 것인가. 국가의 인권정책이 그 시대와 사회 인권의 현주소이다. 혐오가 발화되고 있는 시대, 인권이 정치적 수단이 되고 있는 시대.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시민들의 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한발 더 나아간 인권을 약속하고 선언하는 것이 아닐까? 문재인 정권 1년. 우리는 형식적이고 말뿐인 인권이 아닌 실질적인 인권을 기대하고 있다.

 

<국가가 시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사회>

- 국가보안법 존속, 과연 필요한 것일까?

한국의 국가보안법은 좌익 활동과 반정부활동을 규제한다는 구실로 이승만 정권에서 만들어졌으나 실제로는 개인의 사상과 이념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탄압해온 대표적인 악법이다. 국제인권기구들은 국가보안법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며, 정부를 비판한 사람들에게 자의적으로 적용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하고 구금하는데 이용된 점을 오랜 시간 동안 비판해왔다. 특히 반국가단체로 찍혀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되는 사람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주어진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법의 폐지를 권고해왔다. 가장 최근의 권고로는 2015년 11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의 제4차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보고서에 대한 권고가 있다. 동 위원회는 한국의 보안당국이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 사례를 지속적으로 감시ㆍ적발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북한 등 반국가체제를 찬양ㆍ고무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국가보안법 제7조’를 폐지하여야 한다고 권고 하였다. 국제사회의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 표명과 폐지 권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1992년과 99년, 2005년에도 ‘국가보안법을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 2008년 5월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미국 대표가 국가보안법의 남용을 막기 위한 개정을 권고하였고, 2011년 6월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 및 표현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 역시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하였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의 법적 요건이 점차 강화되고 있어 문제될 부분이 줄고 있다. 다만 엄격한 적용을 통해 기본권을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원론적인 변명만 반복하면서 폐지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국가보안법의 자의적 적용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남한과 북한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 과연 국가보안법을 존속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 한 번에 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우선은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내용들을 먼저 폐지하고, 점진적으로 전체 폐지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하려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 지난 정권 국가폭력에 대한 처벌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문재인 정부에서 지난 정부의 대표적인 국가폭력 사건이 용산참사에 대한 진상조사를 시작했다. 작년 연말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 용산참사의 재조사가 시작되었고, 올해 초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에서도 용산참사 사건을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 인권단체들은 독립적인 대통령 직속 국가폭력진상조사위원회 설치를 통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으나, 현재는 국가폭력의 책임이 있는 권력기관들의 셀프 진상조사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민간위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수사권 등 조사의 법적 권한이 제한적이라, 이미 현직에 있지 않은 대다수의 책임자들의 조사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진행 중인 경찰과 검찰의 진상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야한다. 또한 조사 종료 후 필요하다면 독립기구를 통한 추가조사와 결과에 따른 책임자 처벌까지 이어져야 한다.

- 공안기구 개혁, 권한의 재분배를 넘어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탄핵 촛불로 이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통해 정경유착과 이를 비호하는 공안기구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가 되었다. 국정원, 경찰, 검찰은 권력의 유지를 위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는커녕 훼손하는데 앞장서왔다. 오랜 적폐인 만큼 공안기구 개혁에 대한 요구는 매 정권마다 제기되어 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을 내걸고 국정원, 경찰, 검찰 각 기구별로 개혁위원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현안과 맞닿아있다 보니, 경찰과 검찰 서로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상황에서 ‘셀프개혁’ 시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정원의 경우, 개혁위 활동에서 과거 적폐에 대한 실태조사가 일부 이루어지는 것에 그치고 국정원의 사이버 보안 권한은 오히려 강화하려는 형국이다. 공안기구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검찰, 경찰, 국정원은 한 몸처럼 움직여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검찰, 경찰, 국정원은 각각 역할분담과 공조를 통해 권력을 쌓아왔다. 한 기구의 권한 축소가 다른 기구의 권한을 확대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귀결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공안기구 개혁이 될 수 없다. 나아가 공안 기구의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방안도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 국가인권위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 구성해야

국가인권위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는 인권위원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독립성 확보를 위한 주요한 노력이 필요하다. 새 정권 출범이후 국가인권위 사무총장이 외부출신이 되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사무총장의 임명권자는 위원장으로 사실상 정부의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최근 청와대나 민주당 등 비상임위원 임명과정에서도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지난 시절,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였던 인권위의 과거를 볼 때, 독립성 확보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국가인권위 혁신위에서 독립성 강화를 위해 인권위원 임명 시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권고했다. 8월 국가인권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있다. 어떠한 절차를 거칠 것인가?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필요할 때이다.

- 국가인권위 기능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때

인권위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권위 인력 및 조직에 대한 결정권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인권위가 헌법상 기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은 과거 정부로 인해 인권위 조직이 축소되고 인력이 축소됐다. 이로 인해 인권위는 정부 눈치를 보며 국가권력의 인권침해행위에 면죄부를 주었다. 인권위의 독립성은 헌법에 명시되지 않더라도 규칙제정권 보장 등 인권위법 개정과 예산 독립성을 보장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새 정부는 헌법 기구화 하겠다는 언명 외에 구체적인 독립성 보장 노력이 없고 인권위 인력이 확보되지도 않았다. 또한 인권위 기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인권위 운영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재 인권위 전원위원회 회의록에 인권위원들의 발언은 익명으로 처리되고 회의록도 공개되지 않아 시민사회의 감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권에 반하는 결정을 해도 이것이 사회적으로 알려지기 어렵다. 혁신위가 투명성 권고를 했지만 전원위에서 이를 수용해야하는데 이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인권위법 개정 등을 통한 강제가 필요하다.

-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 강화가 필요

그간 시민사회가 제안해온 정보기본권 조항이 대통령 개헌안에 담기며 정보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의 의무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과 권한 강화 등 정보인권 의제는 아직 하나도 정책에 반영된 것이 없는 상황이다. 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재수립하는 과정에서 ‘정보인권 관련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들에 대한 이행계획 마련’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계획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존의 소극적 권리만으로는 충분히 대처하기 어려워 정보기본권의 신설이 필요함을 문재인 정부 스스로 강조했지만, 정부가 추진해 우선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과제들이 있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지금의 상황은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더 많은 평등으로 더 많은 민주주의를>

- 성소수자 권리 언제까지 유예시킬 것인가.

문재인 정권 1년,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나중으로 밀려난 채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차별과 혐오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군대에서는 동성애자 병사를 색출수사 하여 구속 시키고, 학교의 성교육 표준안에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여성 성소수자 체육대회의 대관 신청은 미풍양속에 저해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거부당했으며 3년의 행정소송을 통해 주무관청을 확인받고 법인설립허가신청 서류제출까지 마친 성소수자 재단의 사단법인설립을 법무부는 합당한 이유도 없이 미루고 있다. 국회에서는 적폐세력과 보수교계 세력들이 손을 잡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동성애 찬반을 운운하며 인권을 인질로 삼아 정치적 낙인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전국 각 지역에 제정된 인권조례가 성소수자 인권을 문제 삼아 폐지되거나 개악되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인권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기세를 부리는 지금 정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채, 교계의 압박과 동성애 찬반의 입장을 묻는 질문 앞에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이야기 하며 성소수자의 권리를 유예시키고 있다. 사회적 소수자 권리보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입장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한 때, 보수 세력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태도로 성소수자 권리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 이주노동자, 임금/주거 등 노동권과 인권의 사각지대

문재인 정권 1년 동안,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정책은 정체하거나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지난 4월 25일, 경북 영천시 소재 (주)덕원산업에서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대거 법무부의 반인권적 단속에 구금 된 사건이 있었다. 이는 문재인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제3차 외국인정책기본계획이 여전히 단속일변도의 추방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고용허가제 문제나 이주노동자 기숙사 문제, 숙식비 갈취 문제, 사업장 변경 문제 등 이주노동자가 겪고 있는 인권 노동권침해에 대해서 문재인 정권은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를 근로 계약서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의 근로계약서에는 대부분 최저임금이 그대로 적혀있다. 최저임금만으로 본인과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기에 잔업, 특근, 주·야간 맞교대 등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계속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업주들은 최저임금마저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기 위해서 숙식비와 공과금 명목으로 월 2~30만 원씩을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에서 삭감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확대되면 더욱 합법적으로 사업주들이 숙식비와 여러 수당을 포함하여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할 것이 뻔하다. 한편 제대로 된 난방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와 같은 임시거주시설에 사는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늘 화재나 감전의 위협에 불안해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들은 스스로 문제를 신고하고 싶어도 관련 기관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 통역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중 삼중의 어려움으로 인해 문제 제기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이주노동자들은 최소한의 노동권, 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 이주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노동허가제가 도입되어야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업장 변경의 자유는 생존권이나 다름이 없다. 사업장 변경을 하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주노동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산재나 임금체불 등으로 인해서 문제를 겪고 있어도 고용주의 권리가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스스로 권리구제를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부분적인 개정이 아니라 전면적인 제도변화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고용주가 아니라 노동자의 관점에서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노동허가제로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이주민의 체류숫자가 계속 늘어날수록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으로는 사회적인 갈등과 비용이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한국사회의 미래를 대비하는데 반드시 해결해야하는 과제이다. 노동허가제에는 이주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사업장 이동, 가족동반허용,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효성 있는 차별금지 정책, 산업재해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 청소년 인권 보장 의지 부족한 3차 NAP

우선적인 청소년 인권의제로 제기됐던 선거연령 하향은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했다. 정부 개헌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된 바 있지만, 정부의 의지를 밝히는 3차 NAP 초안에는 이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경쟁 교육 및 세계 최장 수준의 학습 시간과 학습 부담의 문제에 대한 충분한 문제의식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일명 셧다운제)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홍보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문제에 대한 대안적 접근 없이 획일적으로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에 불과하다. 학생인권 침해 및 학생인권조례 실효성 약화의 근거조항이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학교규칙의 기재사항 등)의 경우에도 정부 스스로 할 수 있음에도 개정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노력이 무산된 지역에서도 학생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과 구제절차가 기능할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에 학생인권의 구체적 내용과 보장 방법을 명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 아동·청소년 인권 보장 기본법,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통합적 정부부처가 마련돼야

학생인권 침해를 합리화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청소년과 성소수자에게 차별적인 학교성교육표준안을 비롯해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스마트폰 청소년유해물차단앱 설치 의무화 등 아동·청소년 인권 문제가 많다. 보호주의적이고 권위적인 기저 위에서 추진되는 아동·청소년 정책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인권의 가치를 토대로 인권영향평가와 참여절차 등을 의무화하는 기본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경우에 따라서는 문화관광부까지 여러 정부부처에서 쪼개져 분절적으로 운영․시행되는 상황이다. 각 부처마다 접근하는 관점도 제각각이고, 책임이 회피되기도 한다. 아동·청소년 인권에 대한 인식과 기본 철학, 방향성을 제시하며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조정할 컨트럴타워가 마련되어야 한다.

- 학교 내 체벌, 가정 내 폭력의 고리 끊어야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교육현장에서 모든 체벌과 언어폭력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3차 NAP 초안에도 학교 내 체벌 금지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미 아동복지법에 따라 학교 외에도 가정, 학원, 일터 등 사회 전반에서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에 대한 체벌은 금지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실질적으로 체벌이 근절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청소년의 경우, 택할 수 있는 것이라곤 친권정지/상실 소송을 하거나 탈가정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소송 제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에 대부분의 피해 청소년들이 탈가정을 선택하지만,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탈가정 청소년 지원 정책이 대부분 쉼터 등 수용시설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시설에서는 이를 청소년과 부모의 갈등으로 해석하며 청소년의 가정 복귀를 설득한다. 이는 체벌 사건에 대해 ‘사회상규 상 어긋나지 않음', '정도가 지나치지 않음', '교육적 목적' 등 가해자 관점에 무게를 두며 검찰과 경찰, 법원이 무죄 및 불기소 판단을 내리는 실정과도 비슷하다. 체벌과 폭력에 대해 장소와 정도 및 사유에 관계없이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전사회적 인식 개선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두고, 부모, 교사 및 청소년 관련 직업 종사자에 대한 청소년인권교육도 필요하다. 또한 탈가정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는 단위 신설 및 정책 마련, 탈가정/탈학교 청소년의 학습권 보장 확산 등의 총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낙태죄 시급한 폐지가 필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을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2017년 11월 형법상의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상의 인공임신중절 허용 사유가 처벌 위주의 정책임을 인정하였다. 낙태죄가 국가의 책임을 묻지 않으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임신중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임신 중절 불법화로 인한 여성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문제로 지적하는 등 낙태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한 논의의 출발로서 의미가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낙태죄와 관련한 보고서를 냈으나,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12주의 주수 제한은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낙태죄의 존치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 제시를 넘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며 실행해야 한다. 낙태의 허용사유를 추가하는 방향이 아니라, 형법상의 낙태죄 폐지가 필요하고,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안전한 시술을 위해 의료진 교육과, 의료환경 제공이 필요하며, 성교육과 미프진 사용 보장 등 피임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명과 노동의 존엄에 기초한 행복한 사회>

 - 사형제, 언제까지 존속할 것인가?

사형제 폐지를 주장해온 시민·인권단체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사형제 반대의 입장을 밝혔고, 새로 임명된 헌법재판소장도 사형제 폐지가 확고한 입장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는 진일보한 성과가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사형제 폐지를 위한 눈에 띌만한 진전이 없다. 지난 3월 법무부는 UN 인권이사회의 사형제 폐지 권고를 불수용하기로 했고, 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에서도 ‘국민 반대여론이 높아 쉽지 않다’는 언급만 하고 있다. 2017년 10월 10일 세계사형반대의 날, 12월 30일 사형집행 중단 20주년을 계기로 ‘사형집행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청와대 특별 업무보고에서 사형제 폐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문 대통령이 국제인권기준에 따른 논의의 필요성을 제시한 점,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사형폐지와 대안 마련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의미가 있다.

 - 노조할 권리가 여전히 먼 현실

노동조합에 대한 인정은 국제노동기구에서도 한국정부에 계속 요구하고 있는 바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공무원과 교사의 노동조합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무원의 노동조합은 인정했지만 그것은 해고자를 인정하지 않고 묻어둔 채 받아들인 것이며, 전교조의 경우 해고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아직 노조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과 관련해서도 대리기사 노동조합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고하고 고용노동부가 약속한 특수고용 노동조합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조합 활동의 핵심인 ‘원청사용자 책임’도 법제화하지 않고 있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노조할 권리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

- 근로기준법에서조차 소외되거나 제외되거나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이 개정됐지만,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진행되면서 가장 영세한 조건에 있는 소규모 기업의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혜택도, 할증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명문화한 것이 근로기준법이지만, 여전히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온전히 적용되지 않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노동자의 기본권에서 여전히 소외되거나 제외되어 있는 노동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닿아야 한다.

- 배움을 빙자한 강제노동으로 안타까운 죽음 계속돼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으로 인해 사망한 현장실습 노동자는 8명에 이르고 있다. 2017년 1월 콜센터 해지방어부서에서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던 청소년노동자의 죽음으로 인해 10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로 모여 구성된 현장실습 대책회의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를 줄곧 주장해왔다. 그러나 교육부는 조기 취업을 중심으로 한 현장실습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안으로 내세우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역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공동작업소에서의 노동인권침해 등 우려되는 점이 가득한 사업일 뿐이다. ‘도제학교’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오히려 1~2학년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사업으로 근거법인 일․학습병행제 지원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 11월 제주에서 이민호 씨의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교육부 장관은 조기 취업 중심의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선도기업’을 엄선해 조기취업 방식의 현장실습을 어떻게든 되게 하겠다는 식의 교육부 입장은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요원하다. 또한 직업계고 현장실습 외에도 대학 현장실습, 병역특례업체 등 배움을 빙자한, 혹은 졸업자격/자격증/군필 등의 조건을 획득하기 위해 거부할 수 없는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너무도 많지만,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싼값에 막 부릴 수 있는 노동력,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되어버리는 온갖 실습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절실하다.

- 부양의무제 기준, 완화가 아닌 폐지를 분명히 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부양의무자 기준의 단계적 폐지를 공약했고, 작년 8월 ‘기초생활보장 1차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임기 말인 2022년까지의 계획이 담겼는데, 실제 내용은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가 아닌,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였다. 주거급여의 경우에만 폐지 계획이 있을 뿐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생계•의료급여에서의 폐지 계획은 없다.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률(3%대)이 전체 빈곤율(19%대)에 비해 낮은 이유는 비현실적인 선정기준 때문이다.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은 부양여부가 아닌 부양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부양 관계에 있지 않은 가족의 소득•재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수급권이 박탈되거나 급여가 삭감되는 등 복지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가족관계가 끊긴 수급신청자에게 가족에 연락할 것을 강제하며 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계속된 완화에도 불구하고 빈곤을 해결하지 못해왔다. 빈곤문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연결된 촌각을 다투는 문제다. 효과없음이 증명된 부양의무제의 기준 완화가 아닌, 완전폐지의 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 노점단속, 노점상들의 생존권 보호 시급

작년 5월 노점단속 강제철거 과정에서 노점상인이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발생한 최초의 국가폭력에 의한 살인이었다. 지금도 종로, 아현, 창동 등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노점상에 대한 폭력적인 강제철거는 계속되고 있다. 노점단속은 지자체가 민간위탁 예산을 통해 외부의 폭력 전문 집단을 고용하여 대행케 하는 ‘행정대집행’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행정대집행을 통한 강제철거는 당사자의 극심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인권유린과 폭력 심지어는 살인까지 자행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노점상에 대한 사회적 배제 효과를 낳는 불법낙인, 강제철거, 감축정책이 아니라 특별법 제정을 통해 노점단체와 협의하여 노점정책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강제철거, 배제적인 노점관리대책, 가혹한 과태료, 악성민원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노점상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시급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은 주거권 보장의 기본

한국 정부는 유엔 사회권규약 비준 이후 네 차례 진행된 심의에서 모두 강제퇴거 문제에 대한 우려와 권고를 받았다. 2009년 용산참사 이후 강제퇴거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지만, 18,19,20대 국회에서 발의만 됐을 뿐 전혀 논의의 진전이 없었다. 지난 겨울에도 응암동, 장위동, 아현동 등 개발지역에서 동절기 강제퇴거가 발생했고, 여전히 곳곳에서 강제퇴거에 맞선 이들의 저항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곧 유엔 주거권특별보고관의 공식 방한을 앞두고 있다. 주거권 보장의 기본으로서 정부는 강제퇴거를 예방하고, 집행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강제퇴거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들이 마련되어야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장애인 지역사회 정착생활 환경조성’을 위해 탈시설 지원센터 설치, 자립지원금 지원, 임대주택 확충, 탈시설 장애인 부양의무자규정 우선 폐지 등을 추진했고 범죄시설폐지 및 탈시설정책추진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대구희망원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후 추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탈시설민관협의체가 구성 및 운영되고 있다. 역대 정권 최초로 탈시설정책을 약속하고 이행을 위한 논의가 되고 있음은 더 이상 수용시설정책을 유지하지 않겠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하지만 개인별 탈시설지원을 위한 2018년 예산은 0원이며, 추후 예산확보 또한 불투명하다. 더불어 현존하는 거주시설 폐쇄에 대한 시기와 계획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애인 당사자들의 요구와 투쟁으로 장애인 이동권, 노동권, 문화체육권 각각의 민관협의체가 만들어졌지만 실제 내용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언론 등을 통해서 장애등급제 폐지를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중증 경증으로 변경되어 기존에 장애등급을 나누어왔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 연금 대상자 확대시기를 2022년으로 보고 있으며, 3급까지 확대하지 않은 점도 문제이다. 사실상 포장만 바꾼 장애등급제는 문재인 정부 내에서도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장애인 인권과 관련된 민관협의체에서도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예산이 제대로 책정되지 않아서 어렵다는 입장만을 내 놓고 있다. 장애인 인권운동이 주장해온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또한 1년이 넘도록 국회 계류 중이다. 실질적인 장애인 예산 확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위해 당사자들과 부모들이 청와대 앞에서 한 달 동안 농성, 오체투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 1년이 지났지만 장애인 인권의 오늘, 실질적인 삶은 바뀌고 있지 않다. 실제로 장애인이 이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이 확실히 제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복지’에만 갇혀 있는 지금의 장애인 인권 정책에서 벗어나 진정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노동, 문화예술, 안전, 이동 등 일상의 권리로 더욱 확장 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이러한 권리는 장애인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권리 보장과도 연결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화로운 한반도는 인권의 미래>

- 대규모 경찰병력 주둔, 주민들의 일상을 침해하는 사드배치 강행 중단되어야

사드배치는 지난정권의 6대 적폐 중 유일하게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후퇴했던 그 사안으로, 사드배치에 있어서 ‘인권’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2017년 9월 7일 추가배치, 11월 21일 부지공사를 위한 장비진입, 2018년 4월 12일과 4월 22, 23일 공사인부 출입 무려 4번에 걸쳐서 소성리라는 작은 마을에 국가폭력이 가해졌다. 그나마 지난 해 6월 이후 마을에서 경찰병력을 철수하여 조금 변화된 듯 했으나, 올해 4월 19일 이후 수천명의 경찰이 주둔으로 인해 주민들은 일상적인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공사인부를 출퇴근 시킨다는 명목으로 소성리 마을을 전면 봉쇄하여 창살 없는 감옥으로 만들었다. 6차례에 걸친 대규모 국가폭력을 가했던 당사자인 경찰들을 24시간 마주하고 있어야 하는 주민들의 심리적 괴로움은 이루 말로 할 수 없다. 최근 경찰이 배치되어 두려움과 괴로움에 이틀간 집을 나올 수 없었다는 한 주민의 이야기는 경찰병력 주둔에 의한 소성리 주민들의 트라우마를 대변해 준다. 또한 경찰병력 주둔에 의한 생활불편 문제로 인해 사드반대에 적극적 참여자들과 소극적 참여자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논의가 나오고 있는 지금, 과연 사드배치 강행이 필요한 것인가? 한반도 평화와 주민들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 사드배치는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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