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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인권선언운동] 헌법 제21조를 지켜내자

2008 표현의 자유 선언

<편집인 주> 이 선언은 '민주수호,촛불탄압저지를위한비상국민행동'과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가 공동으로 12월 9일에 발표하였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와 같은 내면의 자유를 포함하며, 이를 외부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말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필수적인 권리이며, 집단적으로, 또는 개별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폭력을 동반하거나 증오범죄, 전쟁을 선동하는 등 공동체를 위협하는 행위가 아닌 한 적극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사회는 민주사회가 아니며,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표현의 자유가 아무런 제한 없이 보장되고 실현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2008년 한국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와 시위, 행진에 대한 강경진압을 일삼았고, 평화적인 시위 참여자에 대한 연행과 구속을 과도하게 진행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벌금의 부과와 과도한 수사,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촛불 집회 참여자들의 입을 봉쇄하여 왔다.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인권침해 국가로 분류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존속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에 의한 구속, 기소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안기관들이 개인의 감시와 사찰, 통제를 지금도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더 개인들의 의사표현을 감시, 처벌할 수 있는 각종 법안들이 집권여당과 정부에 의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

인터넷 공간에 대한 억압도 강화되고 있다. 인터넷 실명제가 실행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사이버 모욕죄’까지 도입되려 하고 있다. 핸드폰에 대한 감청도 추진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 상의 표현 행위에 대해서 임시 삭제 명령을 내리고 이를 준수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또한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이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고, 이를 이유로 방송사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언론사에 대한 정부의 장악이 노골화되면서 해당 언론사의 종사자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고, 권력과 자본에 의한 통제와 장악이 가능하도록 언론 관련법을 개악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표현의 자유는 풍전등화의 위협 앞에 떨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후퇴되고 있음을 우리는 본다. 표현의 자유가 봉쇄되면 그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공포가 지배하게 되고, 침묵만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진다. 부정과 비리가 만연하고, 불의가 정의로 둔갑되는 사회로 가게 된다. 아직도 ‘좌파’로 매도하면서 건전한 의사표현을 가로막는 마녀사냥이 가능한 사회가 한국사회이며, 이런 마녀사냥을 조장하는 정치권력과 그에 결탁한 보수 세력들의 차별적이고, 인종주의적, 권위주의적 억압이 횡행하는 사회를 우리는 보고 있다.

우리는 사상의 자유로부터 개인의 표현의 자유, 그리고 집단적인 의사표현인 집회·결사의 자유, 그리고 정치적인 의사표현에 이르기까지 국제인권기준과 헌법이 보장하는 수준의 표현의 자유가 어떤 제약 없이도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안보와 공공질서의 유지라는 명분은 단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기 위한 핑계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표현의 자유의 전면적인 확보를 위해, 헌법 제21조가 보장하는 집회·시위·언론·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세력들에 반대하고, 그에 저항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1. 우리는 세계인권선언,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인권조약,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 자유를 아무런 제약 없이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이 선언과 조약과 헌법에서 규정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사회의 필수적인 자유이자 사회구성원의 양보할 수 없는 권리다.

2. 사상의 자유는 주류 사상에 대한 허용이 아니라, 비주류, 소수의 사상에 대한 인정이다. 비주류, 소수의 사상이 주류의 그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국가보안법이 조건 없이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는 표현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한 우리의 의무다.

3. 양심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유엔에서 각국에 입법으로 보장할 것을 권고하는 사안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수감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모두 석방되어 시민권을 회복해야 한다.

4. 헌법의 정신에 따라 국교는 인정할 수 없으며, 특정 종교를 편들거나, 특정종교를 핍박하는 정치권력은 인정할 수 없다. 종교에 대한 선택과 개종 등의 자유는 제한 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5. 의사표현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안보, 공공의 안녕질서, 국익 등을 이유로 평화적인 의사표현이 가로막힐 수 없다.

6. 헌법 제21조 1항과 2항의 규정대로 모든 사람은 검열과 허가 없이 언론·출판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갖지 않은 이들이 이 자유를 제한 당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법률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7. 현행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법률은 폐지되어야 한다. 집회·시위현장에서 경찰은 물러나야 하며,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은 오로지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봉사의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 다만, 집회·시위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행해지거나 파괴적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법률에 의하여 공권력은 이를 제지할 수 있다.

8. 언론에 대한 정치권력과 자본의 지배는 인정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편집권의 보장과 취재원의 보호, 개인 미디어의 권리까지도 포함되는 것이어야 한다. 언론에 의한 명예훼손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그 피해에 대한 민사적 배상절차를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9. 대중매체는 특유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구조로 일반 시민의 참여를 가로막아 왔다. 일반 시민이 대중매체에 접근하고 참여할 권리는 표현 수단에 대한 마땅한 권리로서 적극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대중매체는 다양한 사상들이 자유롭게 토론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정보를 독점하거나 왜곡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

10. 표현물에 대한 심의는 사전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사후에 이루어지더라도 명확한 법률에 따라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행정기관이 자의적으로 법률을 해석하여 불이익을 줌으로써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 특히 일반 시민의 표현물에 대한 심의는 시민사회의 자율적 판단에 우선적인 기회를 주어야 한다.

11. 인터넷은 그 밖의 다른 표현 수단을 갖지 못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소중한 의견 발표의 공간이며 다른 시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일반 시민의 표현의 자유는 인터넷에서 최대한 보장이 되어야 하며 국가 권력에 의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범죄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단정하여 실명 사용을 국가적으로 강제하거나 개인정보의 보관을 의무화하여서는 안 된다.

12. 모든 사람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학교 교과서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배제되어야 하며, 교과서 집필자는 자유롭게 자신의 학문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집필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서의 검인정제도는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

13. 입법·사법·행정 등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서 정보공개를 최소한도로 제한해야 한다. 비밀에 대한 과도한 제한은 철폐되어야 하며, 비밀을 공개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내부 고발자는 적극적으로 법률로 보호해야 한다.

14. 모든 사람은 다양한 정보와 사상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와 사상을 만들고 전달할 권리가 있다. 누구나 저작권을 이유로 공정한 정보의 이용을 제한받아서는 안 되며 자신의 저작물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다.

15. 결사의 자유에는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와 정당을 결성할 권리 등을 포함한다. 모든 사람은 이들 결사의 자유를 아무런 제한 없이 누려야 한다. 정치권력과 자본은 자주적인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 자유로운 결사를 통해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국가는 이를 보장해야 한다.

16. 위와 같은 표현의 자유를 향유함에 있어서 장애인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국가와 사회는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장애인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차별을 시정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17. 위와 같은 표현의 자유는 전쟁의 선동, 인종주의의 선동, 소수자에 대한 차별 선동 등 반인권적 표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인권에 반하는 표현의 자유는 해당 관련자에 대한 폭력을 낳을 수 있음을 우리는 우려한다.

18. 모든 사람은 자신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에 대해 저항할 수 있으며, 타인이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연대할 의무가 있다.

2008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