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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의 인권나무 키우기] ‘수난받는 유대인’이 되고 있는 회교도들

오늘날 이슬람 신도들은 과거 유대인들이 감내한 오점(스티그마)과 유사한 편견과 박해에 직면해 있다.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난 이후 이슬람을 테러리즘과 연계해서 비난하는 무지와 불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무고한 회교도들이 점증하는 차별과 적대적인 시선에 내몰려 있다.

여전히 소수자인 유럽 내 회교도들

퓨 연구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추산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 유럽의 이슬람 이민자들은 과거에 비해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극우정당의 주장과 달리, 몇몇 동유럽(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러시아의 일부 지역) 국가들을 제외한 유럽국가들 중에서 이슬람 신자 비율이 10%를 웃도는 나라는 단 한 군데도 없다. 현재 프랑스가 서유럽 국가들 중에서 이슬람 신자들이 대략 7.5%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벨기에 6%, 스위스 5.7%, 네덜란드 5.5%, 독일과 스웨덴이 각각 5%, 영국 4.6%, 오스트리아 4.2%, 덴마크 3.7%, 노르웨이 3.4%, 스페인 2.3%, 이탈리아에서 1.4%가량의 이슬람 신자들이 존재한다. 퓨 연구센터는 2030년 정도가 되어야, 몇몇 유럽국가들(스웨덴, 프랑스, 벨기에)의 이슬람 신자 비율이 비로소 10%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 이슬람 신자들이 증가하는 원인은 여러모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서유럽이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룩해서 노동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일 때, 이주노동자로 대거 진입한 이들이 상당수 귀국하지 않은 채 정착한 데서 비롯된다. 이민정책이 비교적 관대했던 당시, 여러 이주노동자들은 가족뿐만 아니라 친척들까지 부유한 유럽국가로 이민을 오도록 이끌었다. 여기에 끊이지 않는 전쟁과 인권유린으로 인한 난민들의 유입도 빠뜨릴 수 없는 이유를 차지한다. 이밖에 백인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다산하는 경향과, 유럽에 정착한 무슬림 배우자와의 결혼 이후 개종한 사람들이 늘면서, 유럽에서 이슬람 신자 비율은 몇십 년 만에 놀라운 속도로 늘었다.

하나로 묶일 수 없는 다양한 회교도들

‘유럽인’이라는 단일한 범주로 수많은 유럽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없듯이, 이슬람 신자들 역시 단지 ‘무슬림’이라는 정체성으로 그네들을 일반화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어느 나라에서 이민을 왔는지, 어떠한 종파에 속하는지, 어떠한 이유로 유럽에 정착했는지 등의 이유가 제각각인데다, 종교에 대한 관심이나 신앙생활도 각자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슬람 신자들은 전부 종교적이라고 단정 짓거나, 여성들이 매일 차도르를 착용한다고 여기는 경향은 과장돼 있다.
최근 들어서 전통적인 이슬람 신앙생활을 고수하지 않으면서, 이슬람 신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할랄(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주로 먹되, 융통성 있게 비신자들이 먹는 음식도 필요에 따라 먹기도 한다. 게다가, 여성들 중 상당수는 누군가의 명령이 아닌 자신의 주체적인 ‘선택’과 신념으로 차도르를 착용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종교적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테러리즘과 탈레반의 만행(야만적인 여성폭력과 아동병사, 마약유통, 인질극), 그리고 여성할례나 ‘명예 살해’에 명백하게 반대하고 있다.

더욱 빈번한 탄압을 받는 무슬림 여성들

[사진: 무슬림 여성의 선택과 신념으로 쓰는 차도르가 여성억압이라는 주장이 유럽에 깊숙이 뿌리박히고 있다.]

▲ [사진: 무슬림 여성의 선택과 신념으로 쓰는 차도르가 여성억압이라는 주장이 유럽에 깊숙이 뿌리박히고 있다.]

유럽에서 이슬람 신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때 가장 자주 부닥치는 문제들은 주로 여성들에게 집중돼 있다. 종교적인 복장을 하는 것이 갈수록 ‘불법’ 혹은 환영받지 못하는 행위로 인식되면서, 이슬람식 복장을 고수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직접적인 불이익을 호소하고 있다. 예컨대, 프랑스에서는 일반 거리에서 부르카(이슬람교도 여성이 착용하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전통 옷)를 착용하는 것이 금지되면서, 이를 어긴 여성들은 벌금을 내거나 인신구속형을 당해야 한다. 갈수록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이슬람 복장을 한 여성들이 공교육 기관에 출석하는 것이 금지된 나머지, 여학생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퇴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이밖에 구직과정에서도 차도르를 착용하면 ‘고객들이 반감을 가진다’는 궁색한 핑계로 일자리마저 얻기 어려운 형국이 되고 있다.
예컨대, 네덜란드는 오래도록 세계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나라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종교적 중립’이라는 미명 하에, 차도르를 착용하는 여성들이 구직시장과 공교육 기관에서 중차대한 차별과 불이익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오래도록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외모를 꾸미는 지가 개인의 프라이버시로 인식돼 널리 관용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차도르를 착용한 여성은 취업시장에 진입할 수 없거나, 학교에서도 차도르를 벗지 않으면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들 중 몇몇은 자퇴한 후 가정교습을 받기도 한다. 무슬림 여성들의 실업과 상대적 궁핍도 증가하고 있다. 여성억압을 금한다는 미명하에 종교복장 착용이 금지되면서, 이율배반적으로 적잖은 여성들이 학교와 일터에서 고립된 채 집에 갇혀 지내는 형국이 되었다.

이슬람사원 건립에만 등장하는 ‘탈종교사회’

이밖에 스위스와 스페인 등지에서는 회교도들이 모여서 예배를 거행하는 이슬람사원을 짓는 게 주민들의 완강한 반대로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종교적 중립을 천명하는 나라에서도 기독교 교회들은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가 아닌 종교를 믿는 이들도 적절한 공간에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권리이다. 갈수록 유럽에서 이슬람사원은 혐오시설, 심지어 위험시설로 간주되어서 새로운 사원을 짓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이슬람 신자들은 고육지책으로 주차장이나 야외공터에서 빽빽하게 모여 예배시간을 어렵사리 갖고 있다.

무슬림들이 직면한 일상적 차별과 증오범죄

[사진: 영국의 극우정당 회원들이 '진정한 영국'을 주장하며 반이슬람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극우정당들의 '진정한 유럽인'이라는 주장이 허위에 가득 차 있다고 지적한다.]

▲ [사진: 영국의 극우정당 회원들이 '진정한 영국'을 주장하며 반이슬람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역사학자들은 극우정당들의 '진정한 유럽인'이라는 주장이 허위에 가득 차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이슬람 신자들이 겪는 일상적인 인종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포비아’가 예사롭지 않게 증가하고 있다. 이슬람 이민자들은 노동해서 밥벌이를 하지 않은 채 100% 사회복지에 의존한다거나, 최대한 아이를 많이 낳아 적절하게 기르지도 못하면서 보육수당을 야무지게 챙긴다거나, 이민 온 후 현지어를 배우지 않아 의사소통이나 적응하려는 노력을 안 한다거나, 이들 중 상당수가 이슬람원리주의를 지지한다는 편견이 널리 퍼지고 있다.
오늘날 스위스(스위스국민당), 오스트리아(자유당), 프랑스(국민전선), 덴마크(덴마크인민당), 이탈리아(북부동맹), 그리스(황금새벽당), 노르웨이(진보당), 영국(영국국민당), 스웨덴(스웨덴민주주의자들), 핀란드(진정한 핀란드인당)처럼 노골적인 외국인혐오와 이민 중단, 난민 강제송환, 작금의 경제위기의 원인을 이민자들에게 뒤집어씌우는 정당들이 유럽 곳곳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러한 극우정당들은 기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환멸과 실망, 경제위기로 일자리와 집을 상실한 사람들에게 교묘하게 다가가서, 이들의 불안을 어부지리 삼아 주류 정당으로 팽창하고 있다.
위험천만한 불용이 느는 데는 극우정당이나 신나치주의자들의 과장된 주장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안일한 보도도 한몫하고 있다. 유럽의 언론에서 이민자들을 다루는 방식은 외국인들을 범죄 집단으로 그리는 데 일조한다. 예를 들어서, 스웨덴 언론에서는 이민자 출신들이 범죄를 자행할 때 스웨덴 태생 내국인과 다르게 보도한다. “파키스탄 태생의 38세 남자가 여아를 성폭행했다”거나,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 있어 슬럼화되고 있는 마을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행인을 칼로 찌르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한다. 반면, 백인들이 유사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말뫼에 거주하는 35세 남성이 여자친구를 성폭행해서 구속됐다”고만 보도된다. 이처럼 각종 범죄기사에서 이민자들이나 이주노동자, 난민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강조하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이민자들이 집을 구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데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백인들이 저지르는 증오범죄

2011년 전 세계를 경악시켰던 노르웨이 테러가 터졌을 때도, 테러리스트의 정체가 보도되기 전까지 적잖은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를 알카에다의 추종자일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사건 직후 수많은 이민자들이 거리나 직장에서 인종주의 증오범죄에 정면으로 노출되었다. 하지만 주류 언론이나 범죄학자들의 추정과 달리,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은 노르웨이에서 태어난 인종주의자 백인이었다.
현재 스웨덴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에떼르 망스(Peter Mangs)는 최소 1년 이상 말뫼(Malmö)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는 주차장, 헬스클럽, 거리 등지에서 이민자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수도 없이 총격을 가해, 최소 한 명을 살해했으며 여러 사람들에게 중상을 입혔다. 그의 총격으로 생을 마감한 트리스 베스트 페르숀(Trez West Persson)은 스웨덴 태생의 백인이었다.
2008년 벨기에에서는 한스 환 템세(Hans Van Themsche)라는 인종주의자가 유색인종 이민자들에게 반감을 표출하기 위해, 이민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을 연쇄적으로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아프리카 이주노동자와 터키 출신 보모에게 보호를 받던 두 살짜리 벨기에 아동이 사망했다. 보모는 크게 다쳐 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 사건이 있기 전 벨기에에서는 엠피쓰리(MP3)를 빼앗기지 않으려 한 벨기에 청소년 조 환 홀스비끄(Joe Van Holsbeeck)가 칼에 찔려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 직후 수사과정에서 당시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증인은, 피해자가 북아프리카 출신 흑인 두 명의 칼에 찔렸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얼마 후 잡힌 두 명의 가해자들은 폴란드 출신 백인이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증인의 말과 아프리카 출신 이슬람 이민자들에 대한 낙인으로, 모로코 출신 갱단 위주로 사건수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한 명의 가해자가 유유히 벨기에를 빠져나갔다. 이 사건은 이슬람을 믿는 이민자와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빠졌는지를 충격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유럽 내 최대이민자들은 이웃나라 유럽인들

브레이빅은 노르웨이가 갈수록 이슬람화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77명을 무참히 학살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노르웨이에서 이슬람 신자들은 여전히 소수라는 점이 밝혀졌다. 현재 노르웨이에 가장 많이 이주해오는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천주교를 믿는 폴란드 인들(66,639명)이다. 2012년 1월 기준(노르웨이 통계청 집계) 노르웨이에 이주해오는 이민자들 중에서 1위부터 7위까지는 전부 유럽국가들(폴란드, 스웨덴, 리투아니아, 러시아, 덴마크, 영국, 독일)이 차지했다. 반면,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 이민자들이 가장 많은 소말리아(10,820명)와 이라크(10,290명), 아프가니스탄(7,623명) 등, 여전히 노르웨이 이민자들 중 이슬람 신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덴마크인민당에서는 차도르 착용 금지법안이나 세계에서 제일 강경한 이민억제정책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덴마크통계청 집계에 의하면, 덴마크에 이민 오는 외국인들 중 2/3 이상이 유럽 출신(터키 제외)이다. 그럼에도, 유럽 각국의 극우정당들은 마치 유럽이 온통 이슬람 이민자들과 난민 행렬로 뒤덮이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다.
2011년 이탈리아의 람페두사(Lampidusa) 섬에 작은 통나무배를 탄 난민들이 줄을 이을 때, 이탈리아가 더 이상 백인들의 국가가 아니라고 북부동맹과 인종주의자들은 성토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이슬람 이민자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들 중 하나이다.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웃들

21세기는 통합과 융화의 시대라고 일컬어진다. 단일한 정체성이 아닌 복수정체성, 단일민족(인종)이 아닌 다민족(다인종)사회가 더욱 경쟁력을 발휘하며, 다양성을 발현하는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한국에서는 아직 무슬림들의 수가 적기에, 유럽에서 발생하는 각종 논란이나 증오범죄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얼마 전 터진 몇 건의 대형사건 범죄자가 중국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마치 한국의 흉악범죄를 죄다 외국인들이 자행한다고 여기는 왜곡된 의식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편견과 외국인혐오에 대해 정치권이나 미디어에서 또렷한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대단히 미약하다. 차별금지법안이나 인종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에서, 앞으로 계속 늘어날 이민자들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공포, 무슬림에 대한 적대감과 불용은, 단지 무슬림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회에서 힘을 갖지 못한 비주류층에 대한 전반적인 폭력과 차별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의 출발은, 나와 다른 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 타자화이다. 타자 만들기는 일단 빈곤한 나라 출신 외국인들에게 우선적으로 행해지지만, 차츰 혐오의 대상을 계속 넓혀나가면서 급기야 우리 모두를 스티그마(오점)로 덮어버린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유럽 내 증가하는 이슬람혐오증을 관심 있게 살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니캅을 금지하는 것은 위법하다.

이슬람을 믿는 한 여성이 차별금지 옴부즈맨을 찾았다. 그는 두 눈을 제외하고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Niqāb)을 착용하고 있었다. 2009년 1월 그는 스톡홀름의 서쪽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려 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얼굴을 두건으로 가리는 여성에게 입학을 허용하지 않는 교칙을 갖고 있었다. 그는 니캅을 계속 착용하는 한 학교에 입학하거나 등교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다. 이에 차별금지 옴부즈맨 제도(Diskrimineringsombudsmannen, DO)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일련의 조사활동 이후 나는 다음과 같은 결정사항을 내렸다.
옴부즈맨으로서의 권한은, 니캅을 쓰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는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그가 자신의 권리를 빼앗겼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에 집중된다. 이 사례는 교육을 받을 권리에 관한 논의에 집중되어야 한다.
법률적인 판단은 다음과 같이 내려졌다. 종교적인 상징물을 착용할 권리는 보호된다. 그렇기에 학교는 해당 학생들이 종교적 상징물을 내보일 수 있도록 막지 않아야 한다. 그가 학교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별도의 노력과 배려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획일적인 규정을 내세워 교육권을 박탈하는 것은 문제적이라고 판단하였다. 차별금지법은 모든 학생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종교적 믿음으로 인해 생기는 장애요소를 가급적 없애기 위해 힘써야 한다. 이러한 노력에 담긴 생각은 의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모든 이들이 젠더나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제되지 않아야 하며 민주적인 교육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톡홀름 시는 이 학교를 관할하고 있다. 스톡홀름 시 당국자들은 니캅을 종교적인 상징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문화적인 상징에 가깝다고 주장하며 시정안에 문제의식을 표출했다. 종교와 인종에 기반한 차별은 일반적으로 복잡다단해서 문화적이고 전통적인 표현은 보통 이 범주에 포섭되기 마련이다.
차별금지 옴부즈맨 제도는 니캅이 학생들 교육에 어떤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숙고하였다. 차별금지법안의 역사를 돌이켜보았을 때,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 니캅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이 어떠한 위험성을 담보할 때만 수업 참여를 금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톡홀름 시는 교육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를 들어서 금지를 합리화했으며, 교사가 학생들이 누구인지 판별하는 것이 교육상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소동이 생기자 일단 해당 학교는 차별금지 옴부즈맨 제도의 최종 판단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그가 등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비교적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교사들이나 학생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교실에서 다른 남학생들이 그를 볼 수 없는 자리에 앉게 허용됨에 따라 교실에서 니캅을 벗기도 하였다. 또한, 교사들이 그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얼굴을 보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학교 측의 배려만 있다면 그의 등교를 막을 만한 중차대한 이유가 없음을 증명한 것이다.
그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이런 조처를 한 것은 2003년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에서의 베일 착용을 금지하는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2006년 법이 개정되어 학교는 비차별적으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이다.
차별금지 옴부즈맨 제도는 이 사례를 법원에서 심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옴부즈맨으로서 나는 니캅 착용에 대하여 악감정으로 대하기 일쑤인 분위기를 염려한다. 많은 이들은 다짜고짜 니캅을 착용하는 여성들을 퇴학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니캅이 여성억압의 상징이기에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스웨덴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스웨덴은 각자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거나 표현하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민주적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
니캅을 착용한 여성들을 교육기관에서 배제하는 처사는 우리들 자신뿐만 아니라 무슬림 여성들의 평등을 도모하지 않는다. 여성에 대한 괄시는 우리 문화 다방면에 산적해 있다. 오늘날 여성들은 그들의 육체가 상품화되는 일을 상시적으로 겪으며, 여성들로 하여금 가사노동과 육아에만 집중하도록 모는 문화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기본권을 축소하고 무슬림 여성들을 고립시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나는 교육이 여성들 스스로 선택하도록 돕는 데 중요함 힘이 된다고 믿는다. 교육은 고용창출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것이자, 집 안팎에서 여성들의 기회를 늘리는 데 기여한다. 교육은 완전한 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 여성들을 향한 문을 제공한다. 장기적인 노력은 모든 여성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입는지에 상관없이 골고루 향유되어야 한다.
(* 옴부즈맨 : 정부나 의회에 의해 임명되어 시민들이 제기하는 각종 민원,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고 해결하는 사람)
덧붙임

나이테 님은 인권운동사랑방을 후원하는 자유기고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