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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비의 두리번두리번] 그들의 미사일, 무엇을 조준하나?

철창 안 포비의 ‘불안한 세계’ 읽기

포비가 멀리 내다보며 세상 어찌 돌아가나 둘러볼 수 있어야 하는데, 처지가 참 딱하게 되었습니다. 쇠창살 안 대여섯 평 방에 앉아 시사잡지나 뒤적이고, 저녁시간 TV 뉴스에 나온 몇 가지 사실들을 종합해서 겨우 이 글을 종이에 눌러 씁니다. 대강 짐작하시겠죠? 저는 수원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신세입니다. 누군가 저의 악필을 해독하느라 애 좀 먹겠습니다. 이런 데 갇히면 갑갑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발길은 이 방 안을 맴돌 뿐이죠. 일회용 커피 한 잔도 못 타먹고, 컴퓨터로 인터넷하고 자판 두드리기, 담배 한 대 꼬나물기, 이 모든 일이 불가능해지는 겁니다. 일상에선 이런 게 두루 갖추어져야 원고가 잘 나가는데 말이죠. 우리에 갇혀 사육당하는 짐승 꼴이 되기 십상인데, 짐승처럼 사육만 당하지 않겠노라 이렇게 글을 쓰는 존엄한 행위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나 봅니다.


‘평택기지’를 조준한 북 미사일

제가 왜 구속되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졌는지 모르겠네요. 평화행진하다 7월 9일 새벽에 잡혀서 급기야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되었죠. 그래서 야간에 경찰서 앞에서 항의농성한 것 땜에 구속되었다고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맞죠?

평화야, 걷자! 285리 평화행진단의 평화를 향한 낙서. <사진 출처: 285리 평화행진단>

▲ 평화야, 걷자! 285리 평화행진단의 평화를 향한 낙서. <사진 출처: 285리 평화행진단>

그렇게 생각하는 건 일면 맞지만 사건의 본질까지 보지 못하는 표피적인 이해겠지요. 왜냐? ‘285리 평화행진’을 출발한 날이 7월 5일, 북이 미사일을 발사한 게 7월 5일이죠. 미국 현지 시각으로는 이 나라 독립기념일이었어요. 벌써 냄새가 나잖아요. 그래도 모르시겠다고요? 북은 이 날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4기와 중거리 노동 미사일 2기, 그리고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 1기를 발사했습니다. 일본을 겨냥한 중.단거리 미사일은 모두 러시아 연해주 앞바다에 떨어졌고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은 동해바다에 떨어졌지요. 근데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언론들이 열을 올리는데 가만히 들어보면 벌어진 싸움을 말릴 생각은 않고, 누구 맷집이 더 좋으니, 누가 더 집안이 빵빵하니 그런 식으로만 보도합니다. 북한 미사일 기술 별거 아니다, 이에 맞서는 MD 기술이 더 빵빵하다 이렇게요. 북이 왜 이 시점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렸는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거죠.

이번 미사일 발사로 북의 미사일 실전운용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입증해 보였다고 하네요.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스커드 미사일은 주한미군, 노동 미사일은 주일미군, 대포동 2호는 미국본토를 공격지점으로 삼고 있음을 이번에 확인시켜주었어요. 단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미사일은 300~500㎞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하죠. 미군이 용산을 버리고 평택으로 가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북한 장사정포의 사정거리를 벗어나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미군의 주력부대가 옮겨 앉은 곳까지 공격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이 발사된 겁니다. 즉, 중국에 이어 북한도 한-미간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따른 선제 침략기지를 만들려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확장을 ‘좌시하지 않겠다’라는 의중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자, 정리해 보자구요. 지난 7월 5일 떠난 285리의 평화행진의 의미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했던 것이고, 구체적으론 대추리, 도두리를 고립시킨 다음 마을을 파괴하려는 국방부의 계획에 반대한 것이죠. 같은 날 한편에선 평택미군기지를 반대한다는 의미로 미사일을 쏘았고, 다른 편에선 285리 생명의 땅을 전쟁기지로 내줄 수 없다는 다짐으로 발품을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평택 미군기지확장, 곧 전쟁기지를 반대한다는 똑같은 목적이었지만 너무도 다른 방식으로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는 구속된 겁니다. 아~ 너무 얘기가 길어졌네요.


세계를 주무르는 미국만의 잣대

북이 미사일을 더 쏠지, 누구의 예측대로 북-일 수교를 위한 카드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이 일로 잊혀만 가던 ‘6자 회담’, ‘북-미 직접대화’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죠. 그런 한편에서 일본의 ‘선제공격설’이 화두에 오르고도 있더군요. 그런데 북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인도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죠. 중국을 겨냥한 것인데, 이에 대해 미국은 한 마디로 정리했습니다. “인도는 북한과 다르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이 인정하는 핵보유국이 되었죠.

<사진 출처: Independent Media Center http://english-cyprus.indymedia.org>

▲ <사진 출처: Independent Media Center http://english-cyprus.indymedia.org>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 명분은 ‘납치’(전쟁포로)된 자국명사를 구출한다는 겁니다. 명사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가자지역의 전기시설과 교량을 파괴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보 요인들, 의원들을 1/3이나 잡아가고 곳곳에서 학살을 하나요? 당연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죠. 바로 올해 민주적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겠다는 것. 그런데 유엔 인권이사회는 7월 6일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찬성 29, 반대 11, 기권5로 통과시켰답니다. 그런데 반대표를 던진 국가들 중에는 독일,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연합국가가 대부분 포함되었고, 옵저버 국가인 미국은 “이스라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이라고 항의했답니다. 이스라엘은 내친 김에 레바논도 침공했답니다. 전면전이 중동으로 확산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쟁을 주도하고 비호하는 미국이 앞으로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할 것인지도 주목해 볼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미 연방대법원이 테러용의자들을 관타나모 수용소에 강제 수용하고, 변호인 선임권 등을 인정하지 않고, 고문을 신문방법으로 인정하고, 군사특별위원회의 재판을 받게 하는 것, 이 모든 행위가 불법, 우리나라로 치면 위헌이라고 결정했죠. 그런데도 부시가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죠. 아마도 관타나모 수용소는 그대로 두고 전쟁포로에 준하는 지위와 절차를 인정하지 않을까요? 암튼 ‘인권’을 가장 앞세우면서 제멋대로의 기준으로 인권유린을 합리화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역시 미국이죠.


호박, 애박을 아시나요?

정치권이 큰 일 하나 해냈답디다. 지난 6월 30일 임시국회에서요. “학교의 장은 학교급식을 직접 관리․운영한다.” 4년을 덮어두고 있던 학교 급식법 개정안을, 6월 중순 전국 곳곳에서 식중독 등 사고가 터지자 6월 28일 국회 교육위가 1시간 9분 38초 만에 통과시켰지요. 이틀 후에는 국회 본회의까지 냅다 달려 통과시켰습니다. 정치권이 맘 먹으면 가끔 기특한 일도 한다는 걸 보여준 건 아닌지….

하지만 요즘 정치권은 또다시 개점휴업 상태네요. 7월 11일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가진 한나라당만 호떡집에 불이 났습니다. 결국 박근혜가 지지선언한 강재섭이, 이명박의 지지를 받은 이재오를 누르고 당대표에 당선되었고, 이후 당직 인선과정에서도 박근혜 친정체제가 완성됐다나…. 그런데 전당대회 기간 중에 친박(親朴), 호박(好朴), 애박(愛朴), 헌박(獻朴)이란 말이 당권 경쟁에 나선 후보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하네요. 무슨 뜻이냐구요? 설명하기도 낯간지러우니 한자를 풀어보시거나 몰라도 그만입니다. 그나마 요즘 상임위원회가 재구성되면서 한편에서 한미FTA 협상 신중론이 나오고, 평택미군기지확장과 연결된 용산미군기지이전협정에 대해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권 주자들의 과열 대권경쟁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국회 본연의 임무가 있다는 걸 제발 의원 나으리들, 잊지 마이소~~


포기할 놈들이 아니야

참, 한-미FTA 2차 본 협상은 어찌 되었나요? 정말 10만 명이 반대투쟁에 나섰나요? 비가 억수로 내리는데 모두 고생했겠군요. 이번에 ‘신금융상품’ 부분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또 뭐가 있었을까요? 지들끼리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삐친 척 하고 있다구요? 이번에 못했다고 포기할 놈들이 아니니 맘들 단단히 잡수세요.

FTA 강행하는 노무현 정부 퇴장! <사진 출처: 제피 nofta.or.kr>

▲ FTA 강행하는 노무현 정부 퇴장! <사진 출처: 제피 nofta.or.kr>

저들은 왜 협정 초안, 이런 걸 공개 안하죠? 모든 걸 비밀에 붙여야 할 정도로 욕먹을 내용이 많은가 봅니다. 이해영 교수가 그랬죠. “제가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협정문 조항을 만들어서 조항이 하나 틀릴 때마다 1천 원씩 내놓겠습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 이거고, 정부가 뻔한 거짓말하고 있다는 건데…. 그럼 돈을 더 세게 걸어야지, 1천원이 뭐람. 쩨쩨하게~

그런데 보자구요. 빗속에 수만 명이 모여 한미FTA반대 집회를 해도 정부는 강행이라네요. 어쩌죠, 친미 관료집단들에 장악된 이놈의 정부를요? 관리되는 집회․시위로는, 그리고 분산된 힘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어요. 힘을 하나로 모아야죠. 한미 FTA도, 평택미군기지도, 노사관계로드맵도 다 하나로 모아야죠. 참, 이번에 금속연맹이 산별전환하고 민주노총이 50% 넘게 산별 전환했다고요. 힘이 더 세어지겠군요. 아닌가? 암튼 분열하지 말고 단결해서 싸우는 것, 그런 거 어떻게 안 되나요? 허울 좋은 민주주의, 노무현식의 민주주의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한 행진, 뭐 이런 거를 하는 거죠.

정말 말이 길어졌네요. 그만 줄여요. 참, 8월 통일정세가 영 궁금하네요. DJ 방북은 여전히 꽉 막혀 있나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무슨 소식은 없나요? 밖에 계신 분들 전 여기서 내공 좀 쌓을 테니 고개 길게 빼고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두리번두리번해서 저한테 소식 좀 전해주세요.

7. 13. 수원 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