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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의 박쥐놀이] 인간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 재를 들고 평택으로

지난 10월 24일 이근재 열사 추모 고양시청 규탄대회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 지난 10월 24일 이근재 열사 추모 고양시청 규탄대회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부디 차별과 가난이 없는 곳으로

또 줄초상이 났네요. 얼마 전 고양시에서 노점상 하던 언니가 스스로 목을 매 죽더니 비정규노동자대회 하던 지난 주말에 전기원 노동자 언니 한 분이 또 분신하셨죠. 오늘은 화물연대 서울우유지회 조합원이 분신하셨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어요. 청이 언니가 아버지 시줏돈 때문에 인당수에 빠져죽고 장화와 홍련이 계모 시달림에 못 이겨 우물에 몸을 던진 무시무시한 시절도 아닌데!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떠들어대는 ‘평화와 번영’이 깨춤을 추는 자유 대한민국에서 왜 이렇게 ‘산 제물’이 많이 바쳐지는 걸까요? 어휴~ 이제 열사 언니들 공동묘지가 비좁아서 재개발이라도 해야 할 판이에요. 흐흑. 모두 다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고, 몸 부서져라 일했던 분들인데. 도대체 이 양반들 누가 죽였어요! 13년 동안 붕어빵을 만들었던 노점. ‘재난과 기아’라는 우리 동네 슈퍼가 있어요. 명절에도 맛난 음식 한 번 못 먹는 우리들은 항상 거길 드나들며 일용할 양식을 해결하죠(히~ 내가 좋아하는 늘어진 마리아 젤리도 판다구요~). 이름 참 기 막히죠? 남한의 노점도 ‘재난과 기아’예요. 참혹한 철거로 내동댕이쳐지는 재난의 좌판이죠. 노점상 언니, 언니가 만든 붕어빵이 지구를 몇 바퀴 돌고, 달을 왕복하고도 남았을 텐데. 부디 언니가 만든 멋진 붕어빵 타고 가난과 차별이 없는 좋은 세상으로 빨리 가세요. 20년 전봇대와 철탑을 타던 전기원 노동자 언니도요, 철탑 위로 빛처럼 빠르게 날아올라 나쁜 사장도 구사대도 없는 좋은 곳으로 어서 가세요.

붕어빵 언니를 죽인 놈들이 바로 고양시라는 걸 언니들도 잘 아시죠?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세계 10대 도시가 되기 위해서 노점상을 패대기친 놈들은 산목숨을 패대기친 거나 다름없어요. 생각해봐요. 노점상 안 하면 뭐 해 먹고 살 수 있어요. 우리 아빠처럼 취직 알아보며 1년을 10년처럼 늙어 가다가 종이 박스라도 주워야 하겠죠. 전기원 언니는 또 어떡하구요. 44시간만 일하겠다고 유해성이라는 사장에게 노동조합 인정하고 ‘단체협약’ 맺자고 한 게 횡포라고 했답디다. 그래서 짝퉁 노조 활동가들 풀어서 또 패대기를 쳤다지요? 오늘 분신하신 분도 사측에 노조인정과 단체협약을 요구했다는데...... 전기원 언니는 사람 대접 받고 싶었대요. 12시간, 13시간 씩 일하는 게 너무 힘들고 그렇게 일해도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져 가고. 언니가 마지막으로 사람답게 사는 건 ‘죽는 걸’ 택하는 거였나 봐요. 수많은 열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언니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학교 시험에도 나오는 기본권인데, 어떻게 된 거죠? 왜 ‘인권’이는 권리를 주장하는 절박한 사람들에게 돌부처처럼 묵묵부답이죠? 그게 아니라, 어두운 길모퉁이에서 숨죽여 울고 있다구요? 울고 있는 ‘인권’이를 어서 일으켜 세우세요. 광장에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구요!

군대, 너 자꾸 차별할래?

사람 대접 받고 싶은 또 다른 언니의 기막힌 사연이 여기 하나 더 있네요. 군 복무 중인 동성애자 언니가 굉장히 치욕스러운 일을 많이 당했대요. 선임병, 소대장 심지어 타 분대장에게까지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하고 견딜 수 없어 대대 군의관, 대대장 그리고 사단병원인 양주병원의 군의관에게 못 살겠다고 상담을 했는데 가해자를 처벌하기는커녕 언니가 동성애자라는 걸 문제 삼으면서 야단을 치고 군의관이 놀리기까지 했다는 거예요. 이게 다가 아니에요. 연대장이 인권침해라고 문제 삼지 말라고 각서를 쓰게 하고, 절망에 빠진 언니가 약을 많이 먹는 식으로 자해를 하니까 양주병원 정신과 폐쇄병동에 강제입원까지 시키고 그랬대요. 그런 과정이 반복돼서 군대 안에서 언니가 동성애자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또 놀림 당하고, 야단맞고, 이른바 복무 부적응자 훈련소인 비전캠프에 보내고...... 그런 일이 지난 3월부터 계속 반복되었다고 지난 주 인권단체 언니들이 기자회견을 했어요. 지금 그 언니는 간신히 휴가 나와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래요. 그 놈들 어떻게 생겼는지 낯짝을 한번 보고 싶네요. 성적 소수자들을 희롱하고 차별하는 군대가 틈만 나면 ‘조국을 지키는 장한 아들들’이라고 허세를 부리지요. 어제 길에서 유리 조각을 하나 주웠는데 이걸 뭐에다 쓰지 심심하던 차에 잘됐어요. “연대장 나와라 오버, 빨리 가해자들 처벌하고 그 웃기지도 않은 ‘병영 내 동성애자 관리 지침’ 인권활동가 언니들이 시키는 대로 새로 만들어라. 안 그러면, 니네 팬티 고무줄 다 끊는다! 오버!”

참여정부는 비운의 타짜?

노무현 꼰대가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자이툰부대 파병을 연장한다고 담화를 발표했지요. 그 꼰대 패거리의 행동대장이 확실히 ‘국익’인가 봐요. 언니들이 말하는 ‘보편적 이익에도 반’하고 ‘국민적 공감대’도 젬병인 걸 밀어붙일 때는 ‘국익’이가 꼭 맨 앞에 나서거든요. 원래는 지난 6월 국회에 임무종결계획서를 제출했어야 했는데 그건 방귀 새듯 사라졌고, 유엔경호와 미국 주도의 지역 재건팀 합류로 임무를 변경하고는 시치미 딱 떼고 있었대요. 이런 건 국회에 보고하고 허락 맡아야 하는 게 아닌가요? 군대가 뭐 자기 사설경비대인가요. 지 멋대로 줄이고 늘이고, 여기 가라 저기 가라, 조금 더 있어라. 민주주의에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이 뒷골목 깡패두목처럼 처신하고 있으니 참~. 그게 다 국익 때문이랍니다. 그걸 이명박 꼰대는 좋은 결정이라고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지요. 이라크가 ‘기름밭’이래요! 기름 시장에서 한 몫 잡으려면 군대를 더 주둔시켜야 한다구요. 이 나라를 화적패거리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대통령 후보가 그런 말을 해요. 미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저지르고 이를 ‘국가 정책’으로 미화하죠.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이 미국의 전쟁 명분에 동원되어 왔어요. 이건 ‘보편적 가치’에 대한 일종의 폭력이에요. 전쟁은 피의 도박판입니다. 적을 많이 죽이고 풍비박산을 만들어도 꼭 이긴다는 보장은 없어요. 미국은 종종 판돈을 쏟아 붓는 도박판을 벌이는데 그때 같이 뛰어 줄 타짜가 필요해요. 이라크전에서 한국정부가 맡은 (자청하는) 역할이 판 벌린 놈이 접을 때까지 절대 못 빠지는 비운의 사기 도박사, 바로 타짜라구요. 참여정부 임기 내내 파병의 국익이 뭔지 제대로 된 답변 하나 내놓지 못한 건 바로 그 이유 때문이죠. 노무현이 바로 비운의 타짜라는 것, 잃을 수밖에 없는 도박판에 낀 것. 이명박은 다음 타짜로 들어가겠다고 대기번호 쥐고 있는 꼴이죠. 전쟁이 몰고 오는 재난은 양쪽 국민의 몫이구요.

지난 6월 10일 반전행동의날 청소년 참가자들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 지난 6월 10일 반전행동의날 청소년 참가자들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참여정부는 FTA, 파병 등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민들에게 ‘하나를 양보하면 백을 얻을 수 있다’고 사탕발림을 해왔어요. 전시작전통제권을 되돌려 받는 게 그 성과라고. 그게 뭐라더라 ‘군사주권’의 회복이래요. 이 정부가 말은 번지르르하게 잘 만들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늬만 개혁이라고 하죠. 주권이 성립하려면 결정권과 통치권 그리고 독립권이 있어야 하잖아요(학교에서 장난만 치는 게 아니라 공부도 해요!). 근데 작전통제권 가지고 노무현이 장난친다고 말하는 언니들 이야기 들어보니, 주권이라 이름 붙일 만한 게 하나도 없어요. ‘군사분야 FTA’라고 할 수 있는 한미안보협의회의(Security Consultative Meeting)라는 게 이번 주 토요일(11/3) 열리는데 이게 한미 양국의 국방부 장관이 참가하는 최고위급 안보협의기구래요. 해마다 이놈들이 모여서 한국의 군사정책 전반을 협의하고 결정한다는 거죠. 올해는 작전통제권 환수와 유엔군사령부 문제를 협의한다네요. 유엔군사령부는 이미 1975년 유엔총회에서 해체하자고 결정했는데 오히려 더 강화시키려고 하구요. 한국군이 계획했던 ‘한국군 합동군사령부(한반도 전구작전사령부)’는 아예 만들지도 못하게 하고. 게다가 한국 정부는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한다는 핑계로 2020년까지 621조의 예산을 들여 미국산 첨단무기를 산다고 합니다. 국민이 15년 동안 가구당 5천만 원의 세금을 내야 가능하다는 게 언니들의 지적이에요. 천만 원이 없어서 쪽방을 전전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알고 보면 되찾아 오는 ‘주권’은 아무것도 없어요. 마치 자전거도 주고, 현금도 준다고 꼬드기는 마케팅이 알고 보면 이득은 없고 생색만 번지르르한 거랑 똑같아요. 속아서 사고 나면 엄청 열 받아요! 참여정부의 ‘국방개혁2020’은 미국산 첨단무기 엄청 사고, 국민들의 참여가 배제된 한미 밀실기구 같은 거 잔뜩 만들어서 군사 정책과 예산을 미국 좋을 대로 주무르라고 진상하는 겁니다. 거기다 주권이라는 말을 쓰니 주권이 억울해서 자폭이라도 할 지경입니다. 이 운동하는 언니들이 ‘1만인 선언과 모금운동’을 한다고 합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에 동참하면 맘이 뜨뜻해지겠죠?

진정한 평화를 위한 숙제

여기서 한국 국민에게 진정한 군사주권이 뭔지 정말 고민해 볼 필요는 있어요. 미국의 힘만 걷어내고 한국정부와 군에게 결정, 통치, 독립성을 주면 국민의 안보가 보장되는 건지 말이에요. 평화적 신념으로 군대 안가겠다고 선언하는 언니들은 ‘작전통제권 제대로 찾아와서 군사주권 회복하자’는 것에 비판적이거든요. 군사정책과 문화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겁니다. 국가가 군대를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국민의 안전이라지만 이게 군사력으로 지켜지는 선례는 극히 드물었어요. 한국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 명분도 ‘국익’이라는 알 수 없는 괴물에 끌려 다녔구요. 정말로 나 같은 어린이, 가난하고 힘없는 언니들이 따돌림 당하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고, 피해당하지 않고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진정한 안보를 위한 시스템은 멀지만 꼭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속상한 얘기 하나 더하고 마칠게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생명 같은 땅을 빼앗아 만든다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기공식이 11월 13일에 있답니다. 그날 나도 거기 갈 생각이에요. 가서 기공식 첫 삽에 재라도 뿌려야 하지 않겠어요? 여러분들도 같이 가서 생명의 땅을 군사기지로 만드는 ‘주역’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 두자구요. 인간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 재 들고 평택으로 와요. 황새울 들판의 초겨울 바람이 매서울 테니 옷 단단히 챙겨 입고 평택에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