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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 국제인권봉사회(IS) 부소장 마크 톰슨


국제인권봉사회(International Service for Human Rights;IS)는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관련 전문인권지원단체이다. 이 인터뷰는 원래 IS의 소장 아드레앙 졸라와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스위스 1TV 방송국측에서 50차 인권위의 중간상황을 묻는 인터뷰를 신청했기 때문에 부소장인 톰슨과 대화를 나누는 수밖에 없었다. 이 사례에서도 IS에 유엔인권기구에 대해서 갖고 있는 전문성과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IS는 유엔 인권기구에 대해서 대다수 정부대표들보다 더 정통 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유럽언론에서도 IS의 의견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 이 인터뷰는 2월 28일 오전 11시 IS 사무실에서 가졌다. (대담 : 이대훈)


◉ IS 즉 국제인권봉사회는 어떤 단체인가?

--IS는 1984년 여러 국제단체의 합의로 탄생했다. 그들이 목표로 했던 것은 여러 국제인권보호제도에 민간단체들이 보다 손쉽게 접근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네바에서 안내하고 지원하는 전문단체였다. 때문에 IS의 중요결정은 여러 단체의 대표로 구성된 국제집행위원회에서 이루어진다. IS의 주요활동은 유엔인권기구의 활동에 대한 정기적 분석과 동향보고, 국제인권운동 교육훈련 프로그램 제공, 인권관련 정보자료 제공, 제네바 유엔본부 방문자 안내 등이다. 현재 활동은 유엔인권위와 인권소위에 집중해 있지만 조만간 안보리의 의제가 인권에 대해서 갖는 연관성도 계속 제기하고 모니터할 계획이다. 유엔인권회의에 관해서는 정기적으로 Human Rights Monitor지를 통해서 동향과 분석을 전달하고 있다.


◉ 자신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위스키출신이라고 들었다(웃음).

--그렇다, 스콧트랜드 출신이다. 92년 8월부터 여기서 일하기 시작했고, 그전에는 국제앰네스티와 국제대학봉사회(International University Service)에서 일했다. 한국에는 한번도 못 갔다(마크 톰슨, Mark Thomson씨는 현재 만37세의 서글서글한 인상의 사람이며 한국인권운동가들과도 몇 번 만나 얼굴을 익혔던 사람이다. IS에서는 주로 교육프로그램과 NGO관계를 담당하고 있다).


◉ IS와 유엔은 어떤 관계인가?

--우리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2범주 협의자격*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자격을 갖고 공식적으로 유엔 인권기구의 활동에 참가하는 민간단체이다. 비록 우리 사무실이 유엔 인터센타 코앞에 있지만(웃음), 우리는 유엔과는 완전히 별개인 독립된 민간단체이다. 위치상의 이점과 다년간 축적된 인권기구에 대한 경험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유엔산하의 기구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일 뿐이다.


◉ IS는 인권위 회의 중에 구두발언이나 서면발언을 하지 않던데‧‧‧

--보통 구두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다. 단 다른 단체에서 언급하지 않는 중요사항이나 유엔에 대한 민간단체의 접근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입장을 취한다. 구두발언을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구두발언의 중요성을 낮게 보고 또 그렇게 생각하도록 권하고
싶어서이다. 민간단체의 유엔활동은 종합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는데 구두발언자 가운데는 일시적 효과에 집중하는 경향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취지는 다른 단체들을 지원하자는 것이지 대표하거나 앞장서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IS의 역할이 인권단체들과 유엔 사이의 다리역할이라고 생각하다.


◉ 다른 국제단체와는 어떻게 협력하고 있나?

--경제적 권리를 인권의 중요 주제로 부각시키기 위해 개발단체들 (development NGOs)과의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경제적 권리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어온 문제이지만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다른 인권단체들도 경제적 문화적 권리에 대해서 관심을 더 많이 쏟기를 기대한다. 환경단체들과도 협력하고 싶지만 현재로는 역량의 한계다.


◉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 대한 IS의 평가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 회의에 대해서 희망을 가지면서도 그렇게 무질서하게 조직된 대규모회의가 인권증진에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NGO들은 제대로 준비할 수도 없었고 체계적으로 참여하기도 불가능했다. 결의문의 내용도 이중적이거나 혼선이 많이 있다. 그 정도에서 멈춘 것이 다행이다. 비엔나에서 있었던 NGO들의 즉각적인 반응에 대해서 그것이 어떤 효과가 있었는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비엔나대회의 성과는 결의문이나 회의 자체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듯하다. 오히려 비엔나대회 전후로 진행된 지역적 국가별 NGO연대성이 더욱 중요하게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여성단체협의체(Women's Caucus)와 아태지역의 인권단체 연락기구(<인권하루소식> 89호 1월20일자 참조), 그리고 한국의 KONUCH(인권단체공대위)라고 생각된다. KONUCH가 앞으로도 유지되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


◉ 인권위 회기에 맞추어 진행되는 인턴교육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먼저 이번 교육과정에 한국 인권단체 활동가가 처음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서 무척 반갑게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은 IS가 역점을 두고 있는 활동이다. 사실 IS를 유엔에 대한 모니터 기구라기 보다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으로 보아주었으면 한다. 인턴교육과정은 보통 연 2회 즉 인권위원회 회기와 인권소위 회기에 이루어지는데, 인턴들은 매일 매일 각 회의의 전과정을 역할분담 해 모니터하며 전 자료를 수집해서 공동으로 분석한다. 참고자료까지 합하면 이들이 습득해야 하는 내용은 하루에 수백페이지에 달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10시까지의 아침모임에서 공유하고 분석하고 서로 질문한다. 나라별 인권상황 발표시간도 있다. 진행과 전문교육은 졸라 소장이 맡으며, 수시로 특별보고자나 인권위원회 의장, 유엔인권센타 소장 등 국제인권분야의 중요 인사들을 초청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회기가 끝나고는 일주일동안 공동평가를 함으로서 다음 회기를 준비하는데 기여토록 한다. 앞으로 모니터와 실제 활동(로비, 연대 등)을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현재 이 교육과정에는 인권운동사랑방의 장소영 씨가 참여하고 있다).


◉ 다른 교육프로그램이나 지원프로그램은 없나?

--사실, 제네바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대한 비판이 있다. 그래서 최근 현지에서 직접 진행되는 교육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는 올해 9월 말 일본에서 개최되는 「여성문제와 국제인권제도에 관한 워크샵」이 그 첫 시도이다. 이런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현지 인권단체와 IS와 공동으로 준비하고 진행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최는 현지단체이다. 사실, 제네바에 와서 유엔을 상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미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들의 단체들은 제네바까지 오는 것이 매우 어렵다. 또 유엔제도는 복잡하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 없이 올 경우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현지에서 진행되는 수준 높은 교육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 일본까지 오는 길에 한국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할 가능성은?

--매우 좋은 생각이고 적극 추진하고 싶다. 현지 교육의 취지는 IS의 활동이 아니라 그 나라 인권단체들의 공동의 필요에 IS의 지원을 결합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런 프로그램의 결과로 그 인권단체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국제인권제도를 이용케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인권단체들의 요구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KONUCH와 같은 전국적 연대기구가 이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먼저 한국 인권운동의 요구와 목표를 확인하고 교육주제를 확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KONUCH의 자료와 활동을 보면, 아마도 국가보안법, 자의적 구금, 고문, 불처벌(면책, Impunity)등의 인권분야가 되지 않겠는가 예상한다 이럴 경우, 프로그램은 2-3일정도의 집중코스로서, ①한국인권운동의 관심 주제 발표 ②주요 국제인권제도의 의의와 활용방안 설명(IS) ③사례연구 ④한국의 국제인권운동 사례 발표와 분석 ⑤향후 전략 모색 등이 되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IS는 국가안보 관계 법률과 과거 범죄의 불처벌 문제 그리고 자의적 구금에 관한 국제적 전문가를 초청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별도의 사전학습자료를 준비하거나 자료목록을 제공할 것이며, 재정확보도 공동으로 노력하면 힘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동시통역을 위한 예산도 교육의 질을 위해 중요하다. KONUCH에서 3월중으로 가결정이 난다면 올해 안에 즉 10월초에 개최할 수 있다고 본다.


◉ 제네바 물가가 아주 비싸던데(웃음) IS 재정은 어떻게 조달하는가?

--구미의 재정단체에 신청해서 조달한다. 인턴교육과정과 같은 교육프로그램은 반응이 좋아 어렵지 않은데, 재정단체에서 IS가 제네바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IS를 1세계 단체로 보기 때문에 기본운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 이번 50차 유엔인권위에 대한 중간평가는?

--그것은 졸라 소장의 역할이다. 보통 회기가 끝나야 우리의 소감을 말한다. 다음으로 미루자.

* 2범주 협의자격 : 경제사회이사회는 유엔활동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민간단체들에 대해서 3가지 범주의 협의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데, 1범주는 전 분야 협의자격을 말하고 2범부는 특정분야 협의자격, 3범주는 유엔기구의 필요에 따라 협의대상이 되는 자격을 말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한국의 민간단체로서 유엔 협의자격을 직접 혹은 상부조직을 통해 행사하고 있는 단체는 교회기관을 제외하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