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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사랑방의 한 달 (2014년 9월)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는 시간을

 

8월 23일 3/4분기 총회 대신 상반기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3월 1/4분기 총회에서 2014년 방향 논의를 했는데, 반년이 지나고 우리는 그 방향에 얼마나 가깝게 활동해왔나 점검해보자는 취지였어요. 상임/돋움활동가들 각각 준비해온 메모를 재료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대중의 힘을 변혁적으로 조직하는 인권운동을 해보자는 포부를 안고 시작한 중심활동, 이름을 그리 붙였던 것에는 그만큼의 무게를 싣자는 것이기도 한데, 우리는 마음과 시간을 내어 중심활동을 하고 있나? 그동안 함께 해왔던 연대활동들부터 여러 현안 대응까지 우리가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에 대해 그저 관성이 아닌 우리의 운동으로 쌓아가고 채워가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나? 우리의 고민과 활동에서 채워가야 할 몫이 있음을 이야기했었는데, 그것을 위한 논의를 어떻게 잘 이어가고 있나? 이런 질문들을 던지며 서로 고민과 어려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해갔습니다. 분명한 답을 낸 것은 아니지만, 평소 그냥 지나쳤던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전망과 전략을 갖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더 넓어지고 깊어져야 한다는 고민이 있어요. 그 시선을 키우는 과정으로 매주 인권오름에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쓰고 있지만, 부족하고 아쉬운 게 많기도 한데, 어떤 것을 더 시도해보면 좋을지 모색해보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날 나온 후속 논의과제들을 하반기에 하나하나씩 풀어가 보려고 해요. 반년 사이 조금은 멀어졌던 2014년 우리의 방향을 다시 붙들고 말이에요.

 

 

20년, 사랑방의 고민과 다짐을 나눴던 시간

8월 25일 저녁 두 번째 자원활동 모임이 있었습니다. 사랑방이 다시 변혁을 꿈꾸기까지 어떤 고민들을 했던 것인지 함께 나누려고 했어요. 먼저 20주년 ‘회동’ 자리에서 야심차게 선보였던 사랑방의 지난 20년을 돌아보는 영상을 보고, ‘회동’ 책자에 담았던 사랑방의 고민과 다짐에 대한 글을 재료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모이기 어려운 현실, 결국 변화의 가능성은 사람들이 모이고 움직일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사랑방이 그 역할을 함께 하자는 다짐을 한 건데, 자원활동 모임을 함께 해나가며 어떻게 듣고 말 걸지 서로 배우며 감각을 키우는 시간을 차근차근 쌓아가길 기대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9월 모임에서는 사랑방의 고민과 다짐이 어떻게 반월시화공단을 향한 발길로 이어지게 되었는지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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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담,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어요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은 8월에도 변함없이 선전전과 문화제, 그리고 상담사례연구모임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점점 새로운 변화들도 생기고 있답니다. 우선 8월 문화제 때는 안산에 있는 이주운동 단체인 지구인의 정류장과 캄보디아 공동체가 함께 해주셨고, 노동인권센터 내 ‘외국인 노동자 인권 모임’에서 노동 안전 부스를 참여해주셨습니다. 이분들 모두 9월 문화제에도 함께 해주시기로 하셨답니다. 그리고 11월부터는 노동법 강좌를 엽니다. 문화제도 좀 더 노동자분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는 기획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조금씩 변화를 고민하는 월담, 앞으로가 더 기대되시죠?^^

 

 

세월호,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며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범국민대회 등 여러 일정들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시민들이 함께 농성 중인 광화문 일대, 날이 갈수록 헌법 위에서 날뛰는 경찰들의 모습을 너무 쉽게 보게 됩니다. 폭식투쟁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둥 비방과 조롱으로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하는 이들의 행동도 갈수록 노골적입니다. 핑퐁하기 급급한 국회, 존재감 자체가 없는 무능한 정부, 이런 상황이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봅니다. 얼마 전 방문했던 교황 프란치스코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말을 몸에 새기며 거리에서, 삶터에서 고통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주세요.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을 기억해주세요.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 http://sewolho416.org/

 

 

KT 직장 내 괴롭힘, 집담회 끝내고 심층면접 앞둬

 

6월부터 시작된 'KT 사례로 본 직장 내 괴롭힘'은 이제 집담회를 끝내고 심층면접을 준비하고 있어요. KT에서 일어난 반인권행태들이 많이 고발되기는 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틀로 분석되고 논의된 적은 없어요. 아직 한국에서 '직장생활이 원래 더럽지' 하는 통념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공익변호사그룹인 희망을 만드는 법, KT 새노조, 민주동지회 등과 함께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활동해 오고 있답니다. 외국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법제화되어 처벌되는 사례도 많지만 한국은 아직 그러한 인식이나 법제도 없으니까요.

KT는 오랜 시간 구조조정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혀왔어요. 그래서 과거의 방법과 현재의 방법이나 영향은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노동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집담회도 분류해서 했어요. 8월에는 1) 비정규직이나 협력업체 2) 48 명퇴자 3) 퇴사후 자회사 4) 2014년 이전 명퇴자 5) 현재근무자 6) CFT(2014년 명퇴에 거부한 사람들을 모아둔 단위)로 나누어 집담회를 했어요. 그리고 구조조정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양적 조사도 끝냈고 분석을 위한 토론을 준비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실태조사와 분석이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환기, 그를 바탕으로 일하기 좋은 작업장이 최소한 만들어지고 관행과 법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인권위공동행동, ICC 등급심사소위에 인권단체 의견서 제출해

 

인권위가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회의(ICC)에서 등급심사 보류 판정을 받았어요. 2008년 권고를 이행하지 않은데다 여전히 인권위 인선절차 부족이나 인권위원의 다원성 부족 등이 우려된다고 권고했지요. 이에 10월에 한국 인권위는 등급심사를 다시 받아요.

그런데 올해부터는 NGO들도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게 되어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 공동행동(약칭 ‘인권위 공동행동’)도 ICC에 의견서를 제출했어요. 등급심사가 주로 파리 원칙에 근거해서 평가를 하기도 하고 한국 인권위가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그러한 경향성과 부적절한 인권위원의 문제 등을 언급했어요. 그리고 대표적으로 시민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인권현안 외면사례도 언급했구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권위가 ICC에 보낼 노력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인권위법 개정 공청회를 했습니다. 그런데 인권위법안을 제출하고 ICC에 의견서를 낸 인권위공동행동 소속 단체들에게 참여를 제안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인권위가 내놓은 안은 작년 인권위 공동행동이 만든 안보다 후퇴한 안이었습니다. 이에 형식적인 법 개정공청회에 공동행동 소속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해 이러한 내용을 비판했습니다.

 

 

송전탑 싸움 시즌2의 힘찬 시작, 밀양장터 열려

 

밀양 주민들과 도시 연대자들이 밀양장터에서 다시 만났어요. 8월 30일 밀양 상동면 고정리 주차장에서 열린 밀양장터, 송전탑 뽑아 엿 바꿔먹을 때까지 싸우고 삶터를 지켜갈 것이라는 밀양 주민들, 그/녀들과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만남을 이어가려는 연대자들이 함께 ‘미니팜 협동조합 밀양의 친구들’을 만들었거든요. 송전탑 싸움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정성껏 키운 농산물, 부북/상동/산외/단장면 주민들이 단합해 각 면별로 야심차게 준비한 먹거리가 가득했습니다. 장터 이곳저곳 다니다보니 금세 지갑이 가벼워졌네요. 지난 7월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하면서 40여일 온갖 폭력과 불법에 항의하며 싸웠던 청도 삼평리 할매들도 밀양장터에 함께 하셨습니다. 밀양과 청도의 지나온 시간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인근 우뚝 솟은 송전탑을 비웃듯 신나게, 힘차게 노래하고 소리치기도 하며 늦도록 이어진 밀양장터. 지금 잡은 이 손을 놓지 말자, 지나온 시간처럼 내일도 함께 하자 그 마음을 서로 품는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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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 다녀왔어요.

 

8월 20일 ‘집회시위의 자유’란 주제로 대구 민주노총 조합원 교육 다녀왔어요. 우리가 외치고 싶은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 어떤 방법이 가능한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동안 경찰에게 겪었던 답답함이나 모욕감 등이 단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우리의 의지를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 살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 집회기획부터 후속활동까지 함께 해 볼 수 있는 제안(준법서약서 거부, 집회방해활동 대응, 현장감시 및 인권침해보고서 작성, 사법처리 대응)들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집회시위를 제대로 하기 위한 노력이 지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