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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반딧불 -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장에 반딧불을 지피자"

"명동성당 이주 노동자 농성장에 반딧불을 지피자"

빈곤의 틈바구니를 찾아 헤매이는 다국적 기업의 뻔한 전략과 천박한 투기 자본의 발빠른 움직임에 비견하면 느릴까. 값싼 노동력,파탄난 제3세계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산업 역군으로 취급받기 일쑤인 국경을 넘는 이들의 행렬은 가속화되고 있다.

"때리지 마세요" 1995년 1월, 명동성당에 진입한 13명의 네팔 출신 이주 노동자들은 온몸에 쇠사슬을 감은 채 스스로 일어났다. 지난 10년 동안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단속과 출국 유예를 반복하며 '불법 체류자'를 양산해온 한국 정부는, 노동자이기를 선언한 이주 노동자들을 사냥감 취급하고 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 앞에서 정권은 애써 감추고 있던 폭력의 밑바닥마저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죽어간 친구를 기억하며, 곡기를 끊고 있는 동료의 의지를 되새기며, 차디찬 명동성당 들머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이 있다.

3월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은 100일을 훌쩍 넘어선 명동성당의 이주노동자 농성장을 찾아 따뜻한 불빛을 지피고자 한다.

#) 상영작
①<세계화의 난민들, UPROOTED: Refugees of the Global Economy>

제작: NNIR (이주자 및 피난자의 권리 옹호를 위한 전국 네트워크, http://www.nnirr.org)

<세계화의 난민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한 꺼풀씩 들려주며, 이주가 발생하는 기저에 자본의 세계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전한다. 자유무역체제, 다국적 기업,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민영화, 임금 동결 등 다르게 불리지만 다르지 않는 통치질서가, 필리핀, 볼리비아 등 제3세계 민중들의 일상 구석구석을 어떻게 파고들었는지 주목하면서, 이주를 '강요당한' 이들의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목소리를 담백하게 실었다. 동시에 이주 노동자들이 아메리카 드림으로 표상되는 '자유의 땅'에서 실상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이주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조직에 나서는 등, 짜여진 삶의 테두리를 넘어서기 위해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포착한다. 작품을 보고있노라면 시종일관 애잔한 선율을 따라 흐르는 물음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제7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 상영작

② <Which is illegal?, 이주노동자 명동성당 농성, 그 100일간의 기록>
감독: 나두경, 만이, 유진

<Which is illegal?>은 폭력적인 합동단속 실시가 본격화된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계속돼 온 이주 노동자들의 투쟁 면면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작업장 이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독소 조항에서 드러나듯이, 고용주와 종속 관계를 조장하는 고용허가제가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권 획득을 저해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 부대행사
명동성당에서 농성 투쟁중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온 이후 언제 가장 기쁘고 슬펐는지를 함께 얘기해보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