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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동행한 네 편의 영화

인권영화제 제작 지원 작품 <여정> 배급 앞둬


지난 7회 인권영화제에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여정>을 비디오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달 14일부터 인권운동사랑방을 통해 배급된다.

4편의 옴니버스 영화 <여정>은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된다. 첫 번째 단편 <이주>는 이주를 준비하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이야기다. 감독 주현숙 씨가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들의 고향, 다카에서 실감한 것은 '반복되는 이주'. 수원에서 7년 동안 살았다는 한 노동자는 다시 한국으로의 이주를 준비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실에 자신의 온 몸을 의지해 부유하고 있는 연과 같은 사람들. <이주>는 떠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국 최초의 이주노동자 파업은 2002년 1월 마석 아모르가구에서 일어났다. 파업에 등장한 첫 번째 구호는 "돈 줘! 돈 줘! 아모르 아저씨, 돈 줘!". "5만원 가불해서 밥 사먹으면 끝"인 이들은 상습적인 임금 체불에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 작품인 <동행>은 파업 결과가 어찌 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그들 편에 서서 협상중재자로 나선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 이란주 씨와 이주노동자들의 이틀 간의 동행을 섬세히 따라잡은 작품이다.

2002년 4월 분노한 이주노동자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서서히 조직되고 있었다. 세 번째 작품인 <스탑 크랙다운>은 단속 추방에 항거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외침이 쩌렁쩌렁 울렸던 2002년 이주노동자 투쟁을 담았다. 그 중에서도 이들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꼬빌과 비두, 이 두 사람의 용기와 헌신에 카메라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마지막 작품은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작품 <돌아가기 전에>. 미얀마 출신 노동자들은 동료의 귀향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인터뷰 중심의 이 영화는 '한국' 사람이 만든 것과는 또 다른 정서를 전해준다는 평을 받았다. "고향에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그들 중 하나는 "가끔 꿈에서 고향에 돌아간다"고 답한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악몽이다. 동료의 아픔을 수평적 시선에서 담아낸 마지막 이야기는 아마추어의 미숙함을 훌륭히 극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