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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강요당하는 '이주 노동'

3월 반딧불,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장을 찾아


지난 10년 동안 단속과 출국 유예를 반복하며 '불법 체류자'를 양산해 온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노동자'가 아닌 '사냥감'으로 취급하고 있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 앞에서 정부는 애써 감추고 있던 폭력의 밑바닥마저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죽어간 친구를 기억하고, 곡기를 끊고 있는 동료의 의지를 되새기며, 차디찬 명동성당 들머리를 지키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3월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은 100일을 훌쩍 넘어선 명동성당의 이주노동자 농성장을 찾아 따뜻한 불빛을 지피고자 한다.

첫 번째 상영작 <세계화의 난민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한 꺼풀씩 보여주며, 이주가 발생하는 기저에 자본의 세계화가 자리하고 있음을 전한다. 자유무역체제, 다국적 기업,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민영화, 임금 동결 등 다르게 불리지만 다르지 않는 통치질서가 필리핀, 볼리비아 등 민중의 일상 구석구석을 어떻게 파고들었는지 주목하면서, 이주를 '강요당한' 이들의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목소리를 담백하게 실었다. 동시에 이주 노동자들이 아메리카 드림으로 표상되는 '자유의 땅'에서 실상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조직에 나서는 등, 짜여진 삶의 테두리를 넘어서기 위해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고 있음을 포착한다. 작품을 보고있노라면 시종일관 애잔한 선율을 따라 흐르는 물음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두 번째 상영작 <Which is illegal?>은 폭력적인 합동단속 실시가 본격화된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계속돼 온 이주노동자들의 투쟁 면면을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작업장 이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독소 조항에서 드러나듯이, 고용주와 종속 관계를 조장하는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 획득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때 : 3월 18일(목) 오후 7시 △문의 : 02-741-2407
△곳 : 명동성당 들머리 (우천시 향린교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