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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범한 삶조차 빼앗기는 특수고용직 노동자

고 박종태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택배노동자의 현실

지난 5월 3일 금호아시아나 그룹 대한통운 대전지사 앞길 건너편 야산에서 자살한 한 노동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그가 바로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1지회장인 고 박종태 열사였다. 4월 29일 오전 연락이 두절된 이후 조합원들과 가족들이 노동절 대회장소와 있을 만한 곳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결국 건너편 야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고 박종태 씨가 유명을 달리했던 곳에 걸려있는 '우리는 일하고 싶다'는 문구의 현수막(좌)과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화물연대 택배분회 조합원(우) (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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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박종태 씨가 유명을 달리했던 곳에 걸려있는 '우리는 일하고 싶다'는 문구의 현수막(좌)과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화물연대 택배분회 조합원(우) (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길게는 대한통운이 택배사업을 시작한 1995년부터 15년 가까이 그리고 짧게는 수년을 대한통운에서 택배화물을 수거하고 배달하는 일을 해 왔던 78명의 노동자들은 아름다운 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 대한통운으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그것도 애초 계약서에도 없고 해 봐야 임금도 주지 않아왔던 화물분류작업을 단 하루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단 하루만에 휴대폰 문자로 해고통지를 받았다.

노동기본권을 빼앗기는 특수고용직 노동자

1995년 대한통운이 택배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배달을 하는 노동자들은 일반 노동자들과 다를 것이 없는 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러나 1997년 이후 택배배달차량을 구입하고 사업자 등록을 하도록 요구하고 그렇게 하여 위탁계약서를 체결하도록 했다. 이렇게 특수고용 노동자로 강제 전환된 것이다. 개인사업자라는 미명아래 자본은 노동법상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었고 사회보험은 물론이고 노동조합 결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반대로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이 박탈되었고 하루아침에 해고가 되어도 해고를 해고로 부르지 못하고 계약해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뿐 아니라 택배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필요한 유류비, 운송차량의 유지비, 구입비 등을 모두 노동자들에게 전가시켰다. 심지어 일을 하다가 다쳐서 출근을 못하면 업무상재해로 보상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당일 택배운송 퀵서비스 비용을 노동자가 부담해야 하는 지경이었다. 바로 노동기본권이 박탈된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아름답지 못한 기업 금호아시아나 그룹 대한통운은 화물연대라는 노동자들의 단체인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자신이 사업을 위해 부담할 비용을 전가시켰으며, 운송료 30원 인상에 합의를 하고서도 이를 하루아침에 파기하였다. 자신들이 만든 위탁계약서에도 없는 화물분류업무를 강요해 왔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그것도 휴대폰 문자로 78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행위를 하였다.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일이다. 탐욕스러운 자본의 문제가 여기에 있다.

기업의 경호원을 자처하며 폭력을 행사하는 검찰과 경찰

경찰과 검찰은 복직을 촉구하는 활동에서 발생한 일로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고 박종태 지회장을 비롯하여 주요 간부에 대하여 수배조치를 취하였다. 심지어 평조합원들 30여명에 대해서도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3월 16일 해고가 되고 복직을 촉구하는 집회 등을 시작한 이후 한 달만인 4월 19일 고 박종태 지회장을 비롯한 간부들에게 체포영장이 떨어졌다. 경찰은 대전지사 앞에서 진행된 30여명의 노동자들의 소규모 집회에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설치하려는 차양막과 천막마저 걷어가고, 좁은 인도에 몰아넣고 타고 온 차량도 주차를 못하게 하고, 이에 항의라도 할라치면 바로 연행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아마도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수배가 된 고 박종태 지회장은 혼자서 힘없이 공권력에 탄압받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길 건너편 야산에서 지켜 본 것으로 추정된다.

집회 시작 바로 전, 대한통운 정문 안에서 전경들이 진압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br />

▲ 집회 시작 바로 전, 대한통운 정문 안에서 전경들이 진압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그저께 만난 노동자들은 지금도 집으로 출석요구서가 오고 있고 5-6차례나 온 사람도 있다 한다. 그것도 평조합원들에게 말이다. 아름답지 못한 기업의 회장 박삼구의 집 근처의 1인 시위도 경범죄 처벌법으로 연행하겠다가 압박한다. 상복을 입은 것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라나 뭐라나. 작은 충돌과 집시법의 올가미로 노조간부들은 체포영장으로 발을 묶고 조합원들은 출석요구서로 위협하는 공권력, 대전지사 앞에서의 소규모 집회조차도 계속 압박하고 시비 걸고 연행하는 공권력, 고 박종태 열사를 추모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해산하는 참가자 457명을 연행하고 심지어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노동자들까지도 연행한 공권력, 체포한 경찰관도 아닌 경찰관이 자신이 체포했고 만장 깃대를 휘두르는 것을 보았다고 검거경위를 허위로 조작하는 공권력, 만장 깃대를 죽창이라고 우기는 공권력과 보수언론 조․중․동, 32명의 노동자들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단일 집회로 20명이나 구속한 공권력, 바로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국가와 공권력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박탈한 법과 제도, 탐욕스러운 자본, 그들의 이해를 충실히 대변하는 포악한 공권력, 이들이 바로 고 박종태 지회장을 벼랑 끝을 몰고 결국 죽음으로 몰고 간 살인자들이다. 그의 유서가 그 증거이다.
덧붙임

권두섭 님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법률원의 변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