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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 날다] 두 바퀴로 쌩쌩 달려봐~

인권교육에 임하는 돋움이의 자세

“인권교육을 좀 하려고 하는데요. 혹시 프로그램이나 자료가 있으면 주실 수 있나요?”
인권교육에 대한 문의 전화를 하거나 방문한 사람들이 하는 단골질문이다. 인권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자료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권교육 자료나 대상·주제에 맞는 체계화된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인권교육을 처음 기획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문의는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의한 사람이 원하는 인권교육 프로그램-물론 없을 때도 많지만-을 선뜻 내주지 못할 때가 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인권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프로그램이나 자료만 있다고 인권교육이 제대로 진행되거나 확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권교육을 하기 위해서 돋움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며, 뭘 준비해야 하는 걸까?

날개 달기 - 나 준비됐나?

얼마 전 인천의 한 주민운동단체에서 마련한 ‘청소년인권교육 강사양성교육’에 참여해 교육을 진행했다. 꿈틀이들은 ‘인권교육’을 주제로 하는 교육이니만큼 내용 또한 인권교육의 기법이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해 주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권교육에 대한 원칙과 방법론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인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교육 대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청소년 인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우선 배치했다.

아무리 잘 마련된 인권교육 프로그램이나 기법을 잘 터득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진행하는 돋움이의 인권감수성이 부족하거나 인권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 교육은 ‘꽝’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인권교육 활동가는 넘쳐나는 인권감수성의 소유자이거나 분야를 망라한 ‘척척 인권박사’여야 한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인권에 대해, 그리고 인권교육에 대해 ‘다 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버리는 것, 자기 안에 반인권적인 모습은 없는지 끊임없이 성찰하고 반성하며 배우려는 것으로부터 돋움이로서의 준비는 시작된다.


더불어 날개짓 - 인권교육에는 있다! 없다!

그럼 인권교육을 진행할 때 돋움이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우선 모둠별로 두 가지 색의 종이를 3장씩 나눠주고, 인권교육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각각 색을 정해 쓰도록 한다. 그렇게 인권교육에서 꼭 있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들을 하나씩 짚어가다 보면 인권교육에 임하는 돋움이의 자세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인권교육은 지식만을 전달해 주는 교육이 아니라 ‘인권감수성을 자극’하고, ‘의식과 행동변화’까지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돋움이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하고, 꿈틀이들에 대한 ‘처지와 상황을 우선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날라리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날라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내려지는 순간이다.) 또한 누구나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추는 것도 인권교육에 있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인권교육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은 뭘까. 소수의견을 무시하는 방식, 일방적인 교육, 강요나 권위를 내세우는 태도, 편견 등이 인권교육에는 ‘없다.’ 또한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평가나 획일화된 방식도 ‘없다.’ 분위기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돋움이 계획한 것을 끝까지 밀고나가려는 태도도 멀리멀리 버려야 한다.

모둠이 돌아가면서 ‘있다’, ‘없다’ 바큇살을 붙였더니 처음에는 앙상해 보였던 자전거가 이제는 인권교육을 가르며 쌩쌩 달릴 수 있게 됐다.

머리를 맞대어 - 힘껏 페달을 밟으며

인권교육 활동을 꿈꾸고 있는 꿈틀이들에게 ‘인권교육’ 하면 떠오르는 단어나 문장을 써보라고 하면 많은 경우 ‘어렵다’는 말을 쓴다. 일상에서 인권이라는 말조차 꺼내기 쉽지 않고, 인권교육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꿈틀이들에게 인권이 그리고 인권교육이 어렵게 ‘느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게다. 하지만 인권교육 활동을 위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무식하니까 배워야 한다거나, 인권교육은 어려우니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권교육은 돋움이에게도 끊임없이 깨지고 배우는 과정이며 변화의 순간이라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바로 인권교육에 임하는 돋움이의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