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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육, 날다] 더불어 생각하는 ‘연대’의 의미

외국인노동자인권모임과 인권교육을위한교사모임에서 외국인 이주노동자 이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각각 5차례, 4단계로 이루어진 총 20차례의 수업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까닭과 여러 인권문제들을 통한 연대의 필요성을 알아보고 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화체험을 통해 편견을 극복하고자 한다. 또한 이주노동자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 활동도 포함하고 있다. 이 수업은 2단계 두 번째 시간을 창도초등학교 4학년 9반 35명의 꿈틀이들과 함께 한 활동이다.


날개달기 :

전 시간에는 ‘후나스와 리사’ 비디오를 보고 후나스와 리사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할지 생각해 보았다. 후나스나 리사가 되어서 일기를 써보는 활동을 하면서 동무들의 인권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해 보았다. 이번에는 ‘연대’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왜 연대가 필요한지, 그리고 그 실천을 위한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더불어 날개짓 1 :

우선 연대의 뜻이 무엇인지 같이 생각해 보자고 했는데 꿈틀이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함께 그 뜻을 찾아보았더니, ①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 ②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두 편의 동영상을 함께 보았다.

첫 번째 동영상은 동티모르 전쟁에 사용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수출될 전투기를 망가뜨린 영국의 ‘희망의 씨앗’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여성들은 작은 가정용 망치를 들고 가서 인도네시아로 수출될 전투기를 망가뜨렸는데, “이것은 폭력일까?” 하는 물음에 꿈틀이들은 잠시 망설였다. 폭력이라는 꿈틀이, 아니라는 꿈틀이도 있었다. “(폭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여성들은 왜 그런 ‘폭력’을 행사했을까?” 하는 질문에 꿈틀이들은 “동티모르의 여자들과 아이들을 위해서였대요.”, “그 전투기는 전쟁을 하기 위해서 수출하려던 거니까 더 큰 폭력을 막고 생명을 지킨 셈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럼 그 분들은 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런 일을 했을까 생각해보라고 했더니 “그러게 말이에요.”라는 꿈틀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꿈틀이들은 “그 곳에 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자식 같고, 여자들을 자기와 같다고 여겼대요.”라며 동영상에서 본 이야기를 떠올리며 눈을 반짝였다.
(동영상 출처 : http://blog.naver.com/morazan/40029760366)

두 번째 동영상은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와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에 침묵했던 한 목사의 이야기였다. 나치는 독일민족을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전쟁기간 동안 열등한 민족이라고 생각한 집시와 유대인 수천만 명을 학살했다. 그리고 나치에 반대하는 독일 내 공산주의자와 노동조합에 있는 노동자들까지 감옥에 넣고 죽이는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그러나 목사는 그때마다 침묵했고, 결국 군인들이 자신을 잡으러 왔을 때 아무도 자신을 위해 말을 해줄 사람이 남아 있지 않았다.
(동영상 출처 : http://blog.naver.com/morazan/40029874155)

꿈틀이들은 장엄한 배경음악과 천천히 바뀌는 장면들을 긴장하고 보면서 “음악이 무서워.”, “음악이 이상해요.”라면서 불편한 감정들을 표현했다. 어떤 꿈틀이는 “저 사진들은 다 뭐예요? 진짜예요?”하고 묻기도 했는데, 2차대전 때 독일의 나치가 유태인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학살했을 때의 자료들이라고 알려주고 계속해서 보았다. 주제는 알아차린 듯 했지만 여기저기서 “공산주의자가 뭐야?”, “노동조합원은 뭐예요?”하는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영상을 다 보고 나치가 무엇을 했는지 물었더니 꿈틀이들은 “사람들을 잡아 갔어요.”라고 대답했다. 공산주의자는 쉽게 말하면 ‘지금처럼 자기 개인의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열심히 일하고, 그 대가도 같이 나눠 갖자고 말하는 사람들’이고 노동조합원은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고 존중받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노동조합의 회원’이라고 알려주었더니, “그럼 왜 그 사람들을 잡아가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되묻는다. 다스리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른 내용을 말했기 때문이라고 하자 꿈틀이들은 “말도 안 된다.”며 혀를 찼지만 다시 동영상 속의 목사처럼 그 자리에 있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했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선뜻 대답을 못한다. 다시 앞서의 ‘여성들’과 ‘목사’는 다르게 행동했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는지 함께 생각해 보았다. 꿈틀이들은 “목사는 잡혀간 사람들의 문제가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결국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묻자 “그 사람에게 나치가 찾아왔고 그 땐 자기가 잡혀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두 개의 영상을 본 후 다시금 연대의 뜻이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자고 했더니 꿈틀이들은 서슴없이 “다른 사람의 일을 나의 일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럼 아까 찾은 사전의 뜻 중에서는 어떤 뜻이 맞는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라고 한다. 손가락을 다치면 온 몸이 아프듯이 비록 다른 사람의 문제지만 나의 문제라고 느끼는 마음, 그것이 연대라고 말이다.

더불어 날개짓 2 :

동영상을 보고 생각한 것이나 느낀 점,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보게 했다.

이혁진 ‘희망의 씨앗 여성들’

▲ 이혁진 ‘희망의 씨앗 여성들’



꿈틀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그리고 그곳의 여성들을 자신처럼 여겼던 ‘희망의 씨앗’ 여성들의 마음에 공감했다. 그림을 그리며 “그래도 칼은 없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하고 묻는 꿈틀이에게 또 다른 꿈틀이가 “그러니까 ‘칼을 쟁기로’라고 하잖아.”라며 맞받아친다. 어떤 꿈틀이는 햇볕이 비치는 언덕 위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 자신을 그리기도 했다. 또한 내가 누군가를 위해 나서지 않으면 나를 위해 말해줄 사람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는 데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공감들이 자신과 옆 동무 사이에서 당장 드러나거나 스스로 문제를 찾아서 행동하는 데까지 이어지진 않지만 이런 고민들이 거듭될 때 꿈틀이들이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었을 때 보다 적극적인 연대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위) 김다니엘 / 아래) 최영리

▲ 위) 김다니엘 / 아래) 최영리


위) 이보연/ 아래) 천기범

▲ 위) 이보연/ 아래) 천기범


마음을 맞대어 :

그림을 그리면서 아이들은 다시 한 번 더 보여 달라고 했다. 이 활동에서는 ‘내 문제가 아닌데도 자신의 일처럼 나서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과 ‘남이 어렵고 힘들 때 자신이 나서지 않는다면 나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모두 무관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 목표였다. 두 번째 동영상의 단어가 4학년 아이들에게 내용이 조금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희망의 씨앗 여성들에게, 또 마틴 목사에게 공감하고 있었다. 최영리 꿈틀이의 경우에는 박물관 견학 수업에서 관심 있는 문화재로 ‘칼’을 꼽고 ‘무기의 역사’에 대해 조사를 했을 정도로 멋진 ‘무기’, ‘칼’에 대한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 그런 영리가 고민 끝에 ‘칼은 없애야 한다.’고 선언했을 때 그건 단순히 영상의 내용을 따라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리는 스스로 그렇게 선언한 이유를 칼이 전쟁의 도구가 되기 때문이고 전쟁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목숨까지 앗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정말 모든 칼을 없애면 될까?” 하니까 선뜻 대답을 않는다. “무언가를 자를 때라면 있어도 좋지 않을까” 했더니, “아하~”하고 표정이 밝아져선 “그렇지만 물건을 자를 때는 써도 된다.”하고 덧붙인다.

인권교육을 하면서 ‘옳은 것’을 ‘꼭’, ‘잘’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에 아이들에게 더 ‘소리높이고’, ‘일방적으로’ 수업하는 나를 발견할 때가 많다. 그래서 늘 욕심 부리지 말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반성하고 있지만, 여전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흐름이 계속 끊어지고 상황에 맞춰 흐름을 바꾸어 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활동은 모처럼 아이들이 무척 집중해서 참여하고 수업 내내 서로의 생각이 잘 전해지는 것 같아서 뿌듯한 시간이었다.
덧붙임

강현정 님은 창도초등학교 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