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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권교육은 '없었다'

인권교육네트워크, 1기 인권위 인권교육 평가


국가인권위원회의 2기 출범을 앞둔 11월 30일,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교육네트워크는(아래 네트워크) 1기 인권위 인권교육을 신랄히 평가했다. 이들은 "인권교육담당관실이 지난 3년간 걸어온 길은 시행착오의 연속으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며 "1기 인권위에 인권교육은 '없었다'"고 한마디로 총평했다.

'인권'과 '인권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인권교육담당관실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심지어 인권교육이 아닌 사업들을 '인권교육'의 이름으로 진행함으로써 인권교육에 대한 오해와 혼란만을 가중시켰다고 인권단체들은 평가했다. 실제 인권위가 인권교육 연구학교로 선정한 한 초등학교에서는 인권'일기'를 뽑아 시상하고, '도서관에서 자면서 침을 흘리지 않는다'는 등 인권과 무관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인권교육의 원칙인 '참여형 교육'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 법 조항 중심의 일회성, 주입식 강연 위주로 인권교육 강사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네트워크는 "인권교육담당관실이 인권교육과 아닌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내부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인권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과의 교류와 협력관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권담당관실의 인권교육이 체계적인 계획 속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당장의 실적내기에 치중해 최소한의 성과조차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인권단체들은 입을 모았다. 네트워크는 법집행과 학교 분야를 대상으로 인권위가 9월부터 실시한 '인권교육강사 능력향상과정' 교육에 대해 앞서 7월에 "법집행 공무원에 대한 인권교육을 진행하기에 앞서 이들에 대한 인권교육의 내용과 방법론에 대한 충실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계획을 내실 있게 만들어 집행할 것을 요구하는 인권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사업을 강행했다. 결국 교도관들 교육에서 강사가 현재 감옥의 상황을 잘못 전달해 참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거나 "교육이 형편없었다"는 평가를 듣는 등 '부실한' 사업 추진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11월 24일 인권위는 '출범 3주년에 즈음하여'라는 보도자료에서 "인권교육을 통해 국민의 인권의식 향상에 기여했다"며 자화자찬했으며, 토론회에 참석한 인권교육담당관실 김철홍 과장도 "인권단체들이 지적한 문제를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인권'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한 번이라도 제공함으로써 교육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해 인권의식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는 "2기 인권위가 1기를 그대로 답습하는 한 인권위 인권교육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으며 이어 "민간 인권교육 진영이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인권위가 받아 안기 위해서는 계획의 수립단계에서부터 전 과정에 걸쳐 인권단체들과 인권교육가들의 의견과 자문을 구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