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지상중계> 인권활동가를 위한 인권위원회법안 토론회

인권위 제 모습 찾아 현실 속에 끌어들이자


"조직 이기주의를 앞세운 법무부에게서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

지난 8월 24일 법무부가 인권법(안)을 입법 예고한 후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발이 이어진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인권현장에서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5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렸다.

'올바른국가인권기구실현을위한민간공동대책위원회'(상임공동대표 송두환, 공대위)가 연 이번 토론회에는 인권활동가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70여 개 단체 2백여 명의 활동가들이 대거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잘못된 인권법안의 통과를 기필코 저지하자"는 민변 최영도 변호사의 인사말로 시작된 토론회 첫날에는 정부의 인권법안의 문제점(조용환 변호사), 공대위의 인권위원회 법안 설명(윤기원 변호사), 인권기구의 독립성(곽노현 교수)에 대한 기조 발제가 있은 후 12개 분야별 점검을 위한 세부토론회가 진행됐다.


▲ 법무부안 무엇이 문제인가?

조용환(한국인권재단, 변호사): 국가인권위원회가 국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도 주요 감시기관에 국가정보원이 빠져있는 등 기본이 잘못된 법안이다.

24조, 28조(인권위원회 업무)의 '인권에 관한 법령․제도․정책․관행의 조사와 연구 및 그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관한 권고 또는 의견의 표명'에 관한 조항의 경우 실제로 인권위에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은데 어떤 국가기관이 그 권고를 받아들이겠는가?

38조(수사의 방법)의 '…인권위가 제출한 자료가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외교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기밀사항인 경우 또는 범죄수사나 계속중인 사건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국가기관의 장은…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의 경우 어떻게 국가정보원의 인권침해를 감시할 수 있겠느냐. 법무부가 기본적으로 자기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 인권위 이제 법무부의 손은 떠났다

곽노현(공대위 상임공동집행위원장, 방송대 교수): 조직이기주의를 앞세운 법무부에게서는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 이제 김대중 정권은 인권위원회를 제 모습대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법무부의 조직적인 이해가 반영되어 있는 왜곡되고 굴절된 인권위원회를 만들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다.

98년 10월경 공대위가 내놓은 법안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도 없을뿐더러 무리하거나 이상적인 것이 없는 최소한의 것을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논거를 가지고 서로를 검증하자고 제안한다. 여기서 법무부는 이 안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있게 답해야 할 것이다.


▲ 여성, 인권기구 실질적 평등을 이루는 역할

남인순(한국여성의전화연합 사무총장): 인권과 관련한 구제수단은 현행 법률에 의거해서 우선 처벌하되, 기존법률이나 규정이 없을 때와 국가기관에 의한 여성에 대한 폭력들을 인권기구가 다뤄야한다. 여성 인권사안에 대한 정책이나 교육에서의 인권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엘림(한국여성개발원 수석연구원): 여성문제의 경우 인권기구가 국가의 인권침해를 중심으로 하면서 차별이나 평등의 개념을 더욱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해 실질적 평등을 이루는 역할을 해야한다. 한국사회의 관료현실에서 국가기구가 되지 않고 올바로 운용될 수 있을 것인가란 의문점이 든다. 독립성은 여성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 군대, 폐쇄집단의 빗장을 열어야

현정덕(인권실천시민연대 상담실장):군의 폐쇄적 속성을 극복할 재 수사 근거의 명확한 확보가 절실하다. 군대의 경우 조사작업을 방해하거나 수사자료를 파기하는 자에 대해서는 더욱더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법무부안으로는 근본적으로 군대문제에 대해 접근할 수가 없을 것이다.


▲ 이주노동자의 해법 법무부가 쥐고 있다

이금연(전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회장): 이주노동자에게 국제조약이나 한국의 노동법을 해설하고 교육을 시키는 일은 법무부의 역할이며, 법무부 산하의 난민수용소 등의 시설에서의 인권침해는 일상적이다. 독립적이지 않은 법인기구가 법무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정책을 강제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 교도소, 시정명령권 주어져야

이승호(건국대 교수): 인권기구가 교도소 등의 국가기구에 접근할 때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 특별한 것이 필요하다. 조사한 후 시정을 권고하거나, 형사고발을 하는 것은 현재에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관행 및 정책에 대해 행정소송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시정명령권을 주어야 현실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형사피의자, 장애, 과거청산, 어린이․청소년 등의 부문에서 각 부문의 인권실태를 점검하고 인권기구를 통한 대안을 찾는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한편 6일에는 프라이버시, 환경, 성폭력, 매매춘 등 6개 분야를 점검한 후 쟁점사항에 대한 토론과 행동계획 및 결의서 채택 등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