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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기자회견] 불평등이 초래한 기후위기,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평등한 지구를!

차별금지법제정촉구 제12차 목요행동  
 
일시 2021.7.2 (목) 11:00-12:00
장소 국회앞 
주관 인권운동사랑방 
주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발언1: 기후운동 주체로서의 청년 그리고 차별금지법 
(청년기후수호대 가오클, 조은혜)
-발언2: 기후정의운동의 과제, 사회불평등과 차별금지법 
(멸종반란한국, 김선철)
-발언3: 기후위기시대 일할 권리 그리고 차별금지법 
(발전비정규직연대, 이태성)
-발언4: 기후위기와 동물해방 그리고 차별금지법 
(동물해방 풀뿌리 네트워크 직접행동 DxE, 은영)
 
- 기자회견문 낭독 : 다같이
- 평등한 지구 퍼포먼스 : 다같이
 
기자회견문 |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국민동의청원’이 성사됐다. 차별금지법은 2007년 처음 발의된 이후 수차례 다시 발의됐으나, 매번 정부와 국회의 책임방기 속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되거나 철회되었다. 정부와 국회가 차별금지, 평등의 원칙을 방기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어느덧 불평등과 차별이 구조화되고 익숙해져가는 시대, 이에 맞서고자하는 시민들의 연대와 운동이 다시금 시작됐다. 기후위기 시대,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역시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평등’을 외친다.
 
기후위기는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가열화와 동의어가 아니다.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에너지원만 개발되면 해소될 수 있는 위기가 아닌 것이다. 기후위기는 인간 사회가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태계를 착취하고 수탈하던 시스템의 위기가 드러난 것이다. 총체적인 생태위기의 일부일 뿐이다. 기후위기를 탄소배출의 문제로만 보기 때문에, 핵발전이나 탄소포집기술이 현실성 있는 대안처럼 등장한다. 지형을 바꿔서라도 가능한 모든 곳에 태양광, 풍력 발전을 설치하는 것과 성층권에 태양광 반사 입자를 뿌리자는 ‘지구공학’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지구 생태계를 얼마든지 조작가능하고 수탈 가능한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간 역시 그 주요한 ‘대상’이며, 이러한 폭력의 다른 이름이 바로 불평등과 차별이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LNG 발전소를 짓는 한국판 ‘탈석탄’에서도 이러한 불평등과 차별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석탄을 태우기까지, 태운 이후 처리과정에서 ‘죽어가며’ 노동했던 석탄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석탄과 함께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노동자들이 먼저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며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자본에게 노동자들은 석탄처럼 마구 채굴해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대상’일 따름이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수많은 화력, 핵발전소들이 농촌 지역에 건설되어 거대한 송전선로를 통해 도시와 공단으로 전기를 보내왔다. 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 속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누구의 이윤과 권력으로 축적되어 왔는지 물어야 한다. 이러한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는 에너지 정의는 거대한 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지금 더욱 절실한 가치가 되고 있다.
 
소위 ‘취약계층’은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또다시 청(소)년, 여성, 노동자, 빈곤계층이 지목된다. 권력이 지목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전환인 것처럼 호도된다. 권력이 자행하는 불평등과 차별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청년을 미래세대라고 호명하면서 기후위기를 현재가 아닌 미래로 이미지화 한다. 하지만 취약계층일 뿐, 동등한 시민으로서 청년의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여성, 빈곤계층에 대한 태도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 위계의 말단에는 비인간 자연과 동물들이 있다. 결코 동등한 타자로서 자연과 대면하지 않았던 인간 사회는 단일한 ‘인간’을 전제하고 ‘자연’을 대상으로 수탈과 폭력을 자행해왔다. 자본은 인간과 동물의 분리를 정당화하며 그들을 수탈하고 터전을 빼앗는 폭력을 일삼았다. 그 결과를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로 겪고 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세계의 권력과 자본은 결코 스스로 변하지 않을 것임을. 불평등과 차별을 철폐하라는, 우리를 동등한 시민으로 대하라는 요구는 저들이 아닌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선언이다. 이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감각 속에서 함께 차별을 발견하고 대응하고 맞서 싸우는 운동이 긴요하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이미 도래한 기후위기 시대를 평등하고 존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바로 이러한 운동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차별금지법 당장 제정하라!
 
2021년 7월 1일
기자회견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