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폐지 발언 환영

노무현 대통령은 5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국가보안법의 폐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국가인권위의 국가보안법 폐지 정책권고에 이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국가보안법 존속의 냉전적 몸부림의 와중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쐐기를 박는 의미 있는 발언을 환영한다.

국가보안법이 그동안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에 복무해왔다는 것이 현 정권 대통령의 솔직한 진단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은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빨갱이로 덧씌워 가두고 고문하고 죽이는 엄청난 인권유린을 자행해왔다. 또한, 국민 모두의 입을 막고 생각까지 통제해 정치, 사회, 문화의 발전을 가로막아왔다. 민주주의의 시작은 표현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이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박탈하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민주주의를 진정한 민주주의라 할 수 없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국가보안법은 이미 하나의 법률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향한 반공이데올로기적 국가억압체계이다. 이것을 없애는 것은 단지 법률 하나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짓눌렸던 국민의 입과 생각을 드디어 풀어버리고 민주주의와 인권,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는 발걸음의 시작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것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언제까지나 실상 없는 안보를 인질로 민주주의를 위협할 것인지, 드디어 모두가 열망하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여망을 풀어나갈지 국회는 선택해야 한다. 국가보안법이 하나의 거대한 체계로 국민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이상 개정이라는 처방으로는 아무런 진전도 기대할 수가 없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2004년을 국가보안법 폐지의 원년으로 삼아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시작을 알리는 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형법보완 내지는 일부조항의 형법흡수 발언을 깊이 우려한다. 형법은 이미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내란, 외환에 대한 무거운 처벌조항을 두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형법에 옮기는 것은 미친개를 때려잡는 대신 미친 호랑이를 풀어놓는 꼴이 된다. 국가보안법은 대안이 필요 없는 조건 없는 폐지만이 정답이다. 우리는 국가보안법 조항의 형법 흡수에 단호히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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