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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대우의 버마 가스개발에 항의하는 '국제 행동의 날' 열려

대우인터내셔널(대표이사 이태용)이 버마 뱅갈만에서 진행하고 있는 가스개발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제민주연대, 한국노총, 민주노동당 등은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의 버마가스개발 인권·노동권존중 촉구 국제 행동의 날' 집회를 14일 서울 중구 대우인터내셔널 본사 앞에서 열었다.

14일 대우인터내셔널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

▲ 14일 대우인터내셔널 본사 앞에서 열린 집회



대우인터내셔널은 2000년 버마 군부가 실시한 북서부 해상 광구 개발사업 해외입찰에 참여해 개발권을 따낸 데 이어 2004년 1월 A-1광구의 이른바 '쉐' 탐사정에서 두꺼운 가스층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잠재가치가 4조∼6조원으로 추정되는 이 사업의 지분은 △대우인터내셔널 60% △한국가스공사 10% △인도석유공사(ONGC) 20% △인도가스공사(GAIL) 10%로 나뉘어져 있다. 이들은 A-1광구 남쪽 A-3광구에 대해서도 같은 비율의 공동투자계약 서명식을 지난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바 있다.

집회에 참석한 캐롤 랜슬리(Carol Ransley) 국제지구권리(EarthRights International) 활동가는 "기업은 군사정권과 사업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대우에서도) 또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버마 야다나 지역에 천연가스관을 건설한 미국의 유노칼(UNOCAL)을 상대로 지난 1995년 제인 도우(Jane Doe) 등 주민 15명은 가스관 경비를 맡은 버마 군인들에게 당한 강제이주·강제노동·강간·폭행 등에 회사가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긴 재판 끝에 지난 3월 유노칼은 2800만달러의 배상금을 주민들에게 지불하고 화해해야 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개발하고 있는 가스 또한 방글라데시를 거쳐 인도로 육상 운송될 가능성이 높아 가스관 건설 과정에서 버마 군대에 의한 인권침해와 환경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 저모아 노동부국장은 "버마 정부는 천연자원을 개발해 얻은 이익을 무기구입 등 군사정권 유지에 사용하고 있다"며 "버마가 민주화될 때까지 버마에 대한 투자는 잠시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책임을 버마정부에게만 떠넘기고 외면하며 경제적 이익만을 쫓아갈 것이 아니라, 한국의 투자가 버마군부의 인권유린을 부추기고 버마민중의 삶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지 더 늦기 전에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 한국정부에 대해 △가스개발과 관련된 모든 정보의 공개와 현지주민 의사 존중 △인권유린과 환경파괴 방지 대책 수립 △버마와의 관계 재고 등을 요구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약 40여명 규모의 '미얀마 가스전 개발사무소'를 2004년 5월부터 랭군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고, 현재 매장량 정밀 확인 작업과 함께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