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파견법' 차라리 '노예제'라고 불러!

비정규직 노동자, 파견법 철폐 결의대회 가져

최근 노동부가 파견법을 사실상 전 업종에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노동자의 저항이 시작되고 있다.

11일 오후 2시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는 '파견법 확대 규탄과 파견법 철폐촉구'를 요구하며 광화문 한국통신사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간병인노조, 전국시설관리노조,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참석하여 노동부의 파견법 확대 방침이 가져올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저지시키기 위한 투쟁의 결의를 모았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노동부의 대책은 전체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하는 것으로 결국 많은 노동자에게 고통이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자본이 노동력을 쉽게 착취하기 위해 노동유연화 정책을 지속해나가는 이상 노동자도 노동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발표 이후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는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는 이용석 씨의 죽음 등으로 촉발된 40여 일간의 파업결과 '더 이상 비정규직을 확대하지 않고 정규직 신규채용 때 50%를 기존 비정규직 위주로 채울 것'을 공단 측과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근로복지공단은 노동부 대책에 발을 맞추기라도 한 듯 '비정규직 운영 지침'을 밝히며 더 열악한 처우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려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정종우 위원장은 "공단은 지금과 같은 '직접고용 계약직'이라는 비정규직은 확대하지 않는 대신 '파견직이나 단기일용직'의 확대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노동부의 대책을 보면 그 동안 여러모로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결국 노동부의 비정규직 대책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인식전환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파견법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정규직의 고용안정을 파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동투쟁으로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노동자들과 활동가들은 정부의 '파견노동자 보호대책'이 한마디로 '기만적이고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파견업체에서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으나 파견업체는 아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는 브로커에 불과하고 파견업체가 설령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한다고 해도 여전히 저임금과 무권리 상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법파견의 확산이 파견법의 엄격함 때문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마치 노예노동을 엄격하게 규제해서 불법 노예가 많이 생기므로 노예노동을 합법화하자는 것이다. 결국 불법파견을 해결하는 일은 파견을 없애는 일 뿐이라고 참석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