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이달의 인권 (2003년 10월)

흐름과 쟁점

1. 정부와 자본이 '기획'한 노동자들의 죽음

손배·가압류를 악용한 노조 압살의 희생자들이 또 다시 줄을 이었다. 한진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은 129일째 홀로 고공농성 중이던 지프크레인에서 목을 맸고(10/17), 세원테크 이해남 지부장은 분신으로 항거했다(10/23). 뒤이어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노조 이용석 광주전남본부장이 분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엄혹한 현실을 세상에 알렸다(10/26). 이에 민주노총은 "살아서 함께 싸우자"고 호소하면서도 잇단 자살 항거를 부른 정권의 노동탄압정책과 비정규직 차별정책을 강력 규탄했다(10/27). 범국민대책위와 인권단체들도 시국농성으로 노동자들의 절규에 연대했다(10/29). 그러나 이러한 외침을 철저히 외면한 채, 3개부처 장관은 손배·가압류 남용을 억제하고 관련법을 마련하겠다는 미봉책만을 제시해 "정부부터 정규직화와 가압류 취하에 앞장서라"는 노동자들의 분노를 샀다(10/29). '기획 분신' 발언으로 파문을 빚은 영등포경찰서장이 결국 직위해제 되었지만, 이것으로 죽어간 이들의 아픔을 위로할 수는 없었다(10/30).


2. 점령군 보내며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이라크 정부조사단에 참여했던 박건영 교수가 조사활동이 부실했음을 알리자, 조사단 파견이 '파병을 위한 수순 밟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10/6). 이에 '이라크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고, 인권단체들은 '추가 조사단 대신 이라크의 자치와 재건을 위한 민간지원단 파견'을 주장했다(10/8). 이라크 점령과 파병에 반대하는 함성이 전국 곳곳서 메아리쳤으나(10/11), 유엔안보리에서는 미군 중심의 다국적군 편성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10/16). 이는 "점령군의 확대에 불과하다"는 각계의 비판에도(10/17), 대통령은 파병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한 지 단 하루만에 파병을 전격 결정했다(10/18). 러·프·독 3국과 파키스탄이 파병을 거부한 데 이어 방글라데시, 태국, 터키 등도 잇따라 파병 철회 뜻을 비췄지만, 한국정부만은 '나홀로 파병'을 고수하고 2차 이라크 조사단을 파견했다(10/31).


3. 부활한 전향제도, 으르렁대는 국가보안법

송두율 교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그의 추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자, '교수·학술단체 비대위'는 '추방과 전향을 전제로 한 수용'에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10/7). 인터넷에서도 국가보안법과 송교수 처벌에 반대하는 온라인 1인시위가 시작됐다(10/9). 검찰 수사가 송교수 저서·강연의 이적성 여부로까지 확대된 가운데(10/10), 인권단체들은 송교수를 '간첩'으로 모는 여론재판과 검찰의 '전향서' 강요를 강력 규탄했다(10/14). 송 교수가 노동당 탈당과 헌법 준수의 뜻을 밝혔음에도(10/14), 보수언론들은 보다 철저히 '전향'하라고 으르렁댔다(10/15). 송교수가 결국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10/22), 석방을 요구하는 1000인 선언이 발표됐다(10/23). 대한변헙은 검찰이 송교수의 전향을 유도하고 있다는 진정을 받아 진상조사에 착수했으며(10/30), 서울지법은 검찰의 변호인 입회 거부는 위법하다고 결정했다(10/31).


4. 국정원이 쏘아올린 '감시 위성', 테러방지법

테러방지법에 대힌 국내 인권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앰네스티도 국정원의 권한을 확대시키는 테러방지법의 제정 중단을 촉구했다(10/10). 국가인권위원회도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원안보다 더 개악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제정 반대 의견서를 채택했다(10/22). 비판이 이어지자 국회 정보위원회는 11월 3일 공청회를 열어 각계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