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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이달의 인권 (2002년 12월)


1. '반미'의 불길 활활 타오르다

미 군사법원의 여중생 사망사건 무죄 평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오만한 미국에 반대하는 들불의 물결을 만들어냈다. 정부가 소파 운영개선안을 발표했으나(12.4) 사회단체들은 소파 전면개정 않는 운영개선은 미봉책에 불과하다(12.4∼5)며 '무죄판결 원천무효', '소파전면개정'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사를 이어나갔다. 민주노총이 미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고(12.5) 천주교·불교·기독교 등 종교인들도 소파개정을 요구하며 노숙단식 농성 및 기원법회, 기도회 등을 열었다.(12.2∼) 문인·영화인·만화인·사진가 등 예술인들도 소파 개정을 촉구하는 행동에 동참했다.(12.6, 10, 13) 각 당의 대선후보들도 소파개정을 약속했다. 여중생 범대위 방미투쟁단은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12.4) 백악관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12.6) 삭발식도 거행했다.(12.8) 네티즌들도 백악관 메일로 항의 전자우편을 보냈다.(12.1∼) 부시 미대통령이 김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사과했으나(12.13) 유족과 범대위는 사태의 근본원인에 대한 언급이 없는 부시의 사과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12.14)한편, 매주 토요일 수만명의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앞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촛불시위를 벌였고(12.7, 14, 21, 24), 소파개정을 요구하는 촛불시위의 행렬은 미대사관 앞 집회금지의 성역까지 허물었다.


2. 류국현 새 인권위원, '덜컥' 발표…반인권·비리 전력

국가인권위의 새로운 인권위원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밀실인선이 되풀이됐다. 김 대통령이 11월 30일 사임한 이진강 인권위원의 후임으로 류국현 변호사를 임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12.16) 인권단체들은 성명을 내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인권위원을 인선하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요구"라며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하며, 법 개정 이전에라도 청와대와 국회, 사법부는 인권위원에 대한 공개적 검증절차를 스스로 거쳐야만 한다"고 촉구했다.(12.16) 한편, 류 신임 인권위원은 과거 이른바 '대전법조비리'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으며 법무부 인권과장이던 92년 유엔자유권위원회에서 한국의 인권상황을 왜곡하는 데 앞장섰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12.23) 다산인권센터·민변·민주주의법학연구회 등 21개 인권단체들은 성명을 내 "반인권·비리전력자 류국현은 즉각 인권위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에 인권위원 임명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하는 동시에, 국가인권위 앞에서 류 씨의 인권위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다.(12.23)


3. 성탄절까지 이어진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고난의 행군

5월23일 파업에 돌입, 7개월 넘게 장기파업을 벌여온 보건의료노조 3개성모병원 지부 노동자들이 현장복귀를 선언했다.(12.24) 필수공익사업장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직권중재조항이 파업을 장기화시킨 주범이었다. 병원 측은 위헌적인 직권중재조항에 기대어 교섭을 거부하고 병원 농성장에 경찰력을 투입(9.11), 조합원들은 명동성당에서 파업투쟁을 이어나갔다. 천주교 평신도들의 파업사태의 해결 촉구 선언(10.10), 보건의료노조의 바티칸 로마교황청 방문(10.21), 법률전문가들의 '직권중재철폐선언'이 잇따랐지만(11.15) 병원 측은 꿈쩍하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성탄절 전 타결을 염원하며 마지막 힘을 다해 철야노숙농성에 들어갔지만(12.23) 변함 없는 병원 측의 태도에 조합원들은 결국 현장에서의 투쟁을 기약하며 보건의료노동조합 사상 최장기 파업의 종료를 선언했다.(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