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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58차 유엔인권위 소식 (1) 58차 유엔인권위원회 개막

반테러안보논리 강화 비판의 초점…기본권 제한, 반아랍주의

제58차 유엔인권위원회와 관련, 제네바에서 팍스로마나 김철효 씨가 보내는 소식을 앞으로 주 1회 내지 2회 싣는다.<편집자주>

18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회의장에서 58차 유엔인권위원회가 개막됐다. 앞으로 6주간 열리는 올해 인권위에는 한국 등 53개 회원국과 지난해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한 미국을 비롯한 1백40여 참관국 정부대표 그리고 정부간 기구, 유엔전문기구, 민간단체들이 참가한다. 이번 회기 의장인 폴란드의 야코르보스키 대사는 "급변한 국제정세로 인해 올해 인권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고 밝혔다.

9.11 사태 이후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대테러 전쟁'으로 인한 아프가니스탄 민중의 생존권 박탈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테러 안보논리 강화와 그에 따른 시민적 정치적 권리의 제한 등 심각성을 더해 가는 국제적 인권상황을 반영하듯, 개막식은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참가자들로 붐볐으며, 정치적 긴장감이 회의장을 압도했다.

한편 메리 로빈슨 인권고등판무관은 개막연설에서 지난 한해 동안의 유엔의 인권분야의 활동을 되돌아보며, '테러리즘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라고 규정하는 한편, 9.11 사태 이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아랍주의와 그에 따른 인권침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최근 안보리가 결의한 팔레스타인 이스라엘간 화해를 촉구하는 결의문 1397을 환영하나, 앞으로 이 지역에 관해 유엔인권위가 할 일이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권위에서도 예년과 같이 전세계의 인권상황을 국가별, 주제별로 21개의 의제로 나눠 논의한다. 국가별로는 '전세계의 인권과 근본적 자유의 침해'라는 의제 아래 아프가니스탄, 버마, 팔레스타인 등 10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가 있을 예정이며, 민간단체들 역시 세계 각국의 인권침해에 대해 발표한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제, 노동자 단결권, 집회 결사의 자유 침해, 국가보안법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 테러방지법 제정이 몰고 올 인권침해 등이 국내 국제 인권단체들에 의해 제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제별로는 'IMF와 세계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정책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 '세계화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 등 반세계화 운동의 확산을 반영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의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포함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가 논의된다. 또 팔레스타인의 자결권 문제에 관한 유엔사무총장의 보고서가 제출되며, 인도네시아의 아체, 중국의 티벳 등에 관해서도 민간단체의 발언이 준비된다. 여성과 어린이에 관해서는 인신매매, 성매매와 포르노그라피, 소년병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소수자와 관련해선 이주노동자에 관한 특별보고관의 보고서가 제출되고, HIV/AIDS 환자의 인권도 논의 대상이 된다.

한편, 유엔인권위 기간동안 민간단체들이 주최하는 회의들도 본 회의 못지 않게 많다. 민간단체들은 갖가지 워크샵과 회의를 열어,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정부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4월 2일에는 평화인권연대, 민변 등 한국의 인권단체와 퀘이커, 팍스로마나 등의 공동 주최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간담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