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연대의 손길 필요한 이랜드노조

파업 176일 경과, 정규·비정규직 한몸투쟁


최초로 도급, 용역, 파견근로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며 1백76일째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이랜드' 노동조합(위원장 직무대리 채운기)이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다. 노조는 이미 지난 달 30일 시화 물류센터를 점거한 데 이어, 11월 2일 기흥 물류센터를 점거하는 등 의류유통을 저지하면서 파업 강도를 높여왔다.

이랜드 그룹은 파업 74일 만에야 교섭에 임할 정도로 노조를 철저히 무시해 왔으며, 지금까지 11차례의 교섭에 있어서도 전혀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실권을 쥔 이랜드 그룹 박성수 회장은 기독교 신앙을 들먹이며, 노조를 '순종하지 않는 악의 세력'으로 매도하고 있는 데다, '손해를 보더라도 노조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초지일관'의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이랜드 노조와 민주화학섬유연맹(위원장 오길성, 황영호)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투쟁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박회장 "손해보더라도 노조 무력화"

IMF 관리체제로 들어선 98년 이후 절반에 이르는 노동자를 정리하고 3년간 임금을 동결, 삭감, 반납시킨 결과 99년에는 약 3백억의 순이익을 낸 이랜드 그룹. 계약직, 연봉직, 아르바이트, 파견, 도급, 용역 등 모든 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랜드에 모여 있다. 2천5백여 노동자 중 8백여 명이 이런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이다.

'파견노동자 직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는 이랜드 파업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노조는 특히 파업 후 11일 만인 6월 27일 도급, 용역, 파견 노동자도 조직대상에 포괄하기로 규약을 변경해 노동계의 주목을 받았다. 홍윤경 교육선전분과장은 "파견, 도급, 용역 노동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경우 엄청난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정규직이 가까운 시일 안에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마당에 미래의 우리 모습이 될 비정규직을 어떻게 외면하겠는가"라며 규약변경의 취지를 밝혔다. 홍 분과장은 7일 "5개월에 이르는 파업으로 쌀이 떨어진 조합원도 있고, 차비가 없어 집회에 나오지 못한 경우가 생기기도 했지만 여기서 싸움을 멈출 수는 없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조, 파견노동자도 조합원 인정

현재 이랜드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은 △비정규직 임금을 50만6천원에서 72만6천으로 인상할 것 △4년째 동결, 삭감된 임금의 인상 △파견노동자 직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 △박성수 회장과 직접교섭 등으로 요약된다.

민주화학섬유연맹과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들도 지난달 20일과 28일 각각 특별 결의를 통해 이랜드 노조의 투쟁에 적극 결합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최선정 노동부장관은 지난 달 8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랜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에 체류중인 박성수 회장에게는 10월 27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지금도 신규브랜드 개발에 관한 사항 등을 모두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