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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제4회 인권영화제 작품 소개 ④ ▶ 한국편


민들레
1999/감독 이경순,최하동하/제작 노동자뉴스제작단/45분/다큐멘터리

국민의 정부 이후 유가협의 투쟁을 기록한 작품이다. 서울 여의도 한복판인 국회의사당 앞. 인도 한 귀퉁이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는 유가협 소속 초로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억울하게 숨진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이유도 모른 채 숨져간 자식들의 사인을 규명하자는 한결같은 바램으로 10여 년의 세월을 쉼 없는 싸움속에서 보내왔다. 이들은 농성을 멈출 생각이 없다. 투쟁을 멈추는 순간, 자식들에게 진 빚을 갚을 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탈북 소년들 중국에 가다.
1999/연출 변재성/35분/다큐멘터리

이 영화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두만강을 건넌 꽃제비를 취재했다. 식량난을 전후로 정치범이거나 범죄자였던 소수의 탈북자들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 대량 탈북자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강을 건넌 탈북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중국 공안들의 감시와 인신매매, 강제송환에 대한 두려움이다. 영하 30도에서도 땅바닥에서 잘 수밖에 없는 꽃제비들의 생활과 인간적 멸시, 성적유린과 천대는 중국 내 탈북자들을 더 이상 그곳에 머물 수 없게 하지만 이들은 식량을 기다리는 가족과 통일이라는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조국은 없다.
1999/감독 변재성/25분/다큐멘터리

1988년 탈북한 김용화. 남한정부가 그를 탈북자로 인정하지 않아 11년째 아시아 각국을 떠돌고 있는 김 씨의 기구한 사연을 담았다. 김용화 씨는 지난 1988년 북한 철도부내 승무 지도원으로 근무 중, 열차화재에 대한 문책과정에서 정치부장을 폭행한 뒤,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귀순 요청을 거절당하고, 95년 ‘위조 중국거주민증’ 때문에 또다시 추방될 위기에 처한 김씨는 다시 일본으로 밀항을 해 지금은 일본의 수용소에서 일본정부의 난민자격을 얻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11년의 유랑생활은 그에게 “조국은 없다”라고 되뇌게 한다.


열대야
1999/감독 김근호/195분/다큐멘터리

195분의 장편 다큐멘터리 <열대야>는 치밀한 구성도, 작가의 발언을 세련되게 배치하는 기술도 없다. 1998년 여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 현장에서 ‘마구’ 찍어 이어 놓은 듯한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로선 부담스러운 길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는 현장의 긴장과 분노 그리고 유머를 보여준다. 영화는 정리해고에 처한 노동자들이 내뱉는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를 담아 촘촘히 기록해, 이른바 ‘현대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실록’이 된 것이다.


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
1999/제작 김진열/40분/다큐멘터리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40살의 김진옥 씨는 얼마 전 정상인과 결혼을 해 정상아를 낳았다.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며 밝게 살아가는 김 씨의 일상을 담았다. 장애인의 문제는 그들 또는 그 가족들의 문제로 사적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체 장애인의 45.7%인 47만 여명을 차지하는 여성장애인의 문제는 소수자 중의 소수자 문제로 제대로 거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장애우권익문제 연구소가 발표한 '97 전국실태조사'와 '98년 차별사례 연구자료에 의하면, 여성 장애인들은 가족과 비 장애인들로부터 더 많은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범죄 - 레드헌트2
1999/감독 조성봉/제작 하늬영상/90분/다큐멘터리

1997년 11월 경찰은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장 서준식을 구속했다. 혐의 중 하나는 ‘이적표현물’인 <레드헌트>를 제2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했다는 것. 이후부터 지금까지 <레드헌트>는 이적표현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상영되는 곳마다 정부와 잦은 충돌을 빚었지만 국내 독립영화 최고의 히트작이 되었다. 2년 후 감독은 그 때 못다한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4․3 항쟁의 진실을 생존자의 증언과 역사자료를 동원해 밝혀낸다. 작품 전체는 제주도 사계의 아름다움으로 눈이 부신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학살의 그 때를 더욱 끔직한 악몽으로 되새기게 한다. 감독은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 악몽의 세월을 공유하고 있는 노인들의 한 맺힌 증언과 삶을 통해 50년 전 제주의 참혹한 학살과 인권유린의 실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이승만 분단정권과 미국의 범죄행위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


소리 Sound
1999/연출 최태규/13분/다큐멘터리

벌써 49년째,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에는 미 제7공군 소속 비행기 사격훈련장은 주민들의 숱한 진정과 투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이다. 그동안 오폭으로 인한 사상자와 소음 때문에 정신분열로 자살한 사람도 여러명이지만 그렇다할 피해 보상도, 진상규명도 없다. 매향리 사람들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강렬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마치 전시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