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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1999년 국제앰네스티 연례보고서

남·북한 인권상황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이하 앰네스티)는 지난 16일 98년도 전세계 인권상황을 담은 '1999년 연례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담긴 남북한 인권상황의 주요내용을 발췌해 소개한다.<편집자 주>


<대한민국>

양심수를 포함해 150명 이상의 정치적 수인이 사면 석방됐지만, 지금도 수백명이 투옥돼있다.(중략)

정치적 수인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이 98년 2월에 취임했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과 인권교육의 증진,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법률 및 관행의 보장 등을 포함한 인권개혁을 약속했다.(중략) 4월, 정부는 국가안전기획부를 국가정보원으로 개명하고 더 이상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거나 인권침해의 자행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 진정한 개혁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7월, 법무부는 더 이상 정치적 수인의 석방조건으로 공산주의나 좌익사상의 포기를 약속하는 전향서 작성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중략)

그러나 정부는 모든 정치적 수인들은 조기 석방을 위해 반드시 '준법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많은 수인들은 준법서약서가 계속적인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침해며 국제기준에 배치되는 법률의 존중을 요한다는 이유로 서약을 거부했다.

9월, 김 대통령은 앰네스티 대표단에게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조속한 시일내에 재고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98년 말 현재까지 어떤 재고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을 위한 인권법 초안이 9월에 발표됐다. 이 법안에 대해 독립성, 폭넓은 수임사항, 업무수행을 위한 충분한 권한을 국가인권위원회에 부여하고 있지 않다는 광범위한 우려가 있었다.(중략)

98년 한해동안 학생, 출판업자, 노동자 등 약 400여명이 국가보안법에 의해 체포됐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양심수이며, 북한을 '찬양' 또는 '이롭게'한 행위라는 매우 모호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국가보안법 제7조에 의해 단기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중략)

많은 수의 양심수를 포함해 수백명의 노조활동가들이 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노동절 집회와 5월과 7월 두 차례의 총파업 이후 수배․체포됐다.(중략) 법집행공무원들이 체포된 정치범 또는 일반 용의자들에게 잠을 안재우고, 구타나 협박을 가했다는 추가 보고가 있었다.(중략)

98년 말 현재 최소 37명의 수인들이 사형집행을 대기중이다.(중략) 9월, 김 대통령은 앰네스티에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도를 반대하지만 사형폐지에 대한 대중적 논쟁을 조성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망명 희망자들은 계속해서 난민지위 획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출입국 관리소 관리들이 당사자들의 난민 지위 신청을 저지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인권침해의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최소 10건의 신청을 기각했다.(후략)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북한에 대한 접근을 막는 북한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적절히 조사할 수 없었다. 따라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감춰져 있으리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중략)

북한은 일련의 자연재해와 열악한 경제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수천명이 굶주림과 그로 인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전역으로의 접근이 제한당하고 있는 구호 단체들에 따르면, 식량부족의 실제적 영향을 추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몇 몇 독립적 구호 단체들과 민간단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국가에 대한 충성도와 경제적 생산력에 따라 식량이 분배되며, 가장 열악한 계층의 주민에게는 식량배급이 도달하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9월, '국경없는 의사회'가 북한에서의 철수를 선언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도움이 절실한 아동을 포함해 요보호 인구에 대한 접근이 거부당했다고 말했다.(중략)

북한정부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ICCPR)'에 따른 보고서 제출 의무를 또다시 이행하지 않았으며, ICCPR에서 탈퇴하겠다는 97년의 발표를 반복했다.(중략)

북한 정부는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유엔어린이․청소년권리조약'에 따른 최초보고서를 제출했고, 5월에 이 보고서의 심사과정에 참여했다. 이 조약에 관한 보고를 중단하겠다던 97년 결정을 뒤엎었다. 몇몇 소식통들은 수천명에 달하는 정치적 수인들이 계속적으로 구금되어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보고의 진위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구금 조건이 상당히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수인에 대한 심각한 식량부족이 야기될 우려가 있다. 몇건의 사형 집행이 보고되었으나 독자적인 확인은 불가능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양식을 구하기 위해 이웃국가, 대개는 중국으로 가는 것으로 보고됐다. 대개는 중국 및 북한 보안국에게 체포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체포되어 재송환된 이들 중 일부는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9월, 앰네스티는 김정일 의장에게 △ICCPR 탈퇴를 재고할 것 △국제인권기준에 대한 의무를 이행할 것 △ICCPR 보고 의무를 포함해 조약에 대한 의무를 준수할 것 △유엔의 인권기구와 대화를 진전시킬 것 △독립적인 인권기구의 북한 접근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편지를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