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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독자투고>전창일 씨의 간첩 누명을 벗겨 주세요


간첩과의 접촉을 가장 무서워하던 제 남편에게 간첩죄를 씌워 선거 때만 되면 써먹는 간첩 놀음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평화통일에 염원이 되어 있는 70세, 80세의 고령의 노인들을 저수지에서 물고기를 키워 잡아먹듯이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이적단체라는 범민련을 봐주듯이 인심을 쓰는 척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큰 사건이 일어나듯이 간첩 누명까지 씌워 이용하니, 선거에 이긴다해도 하나님께서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첫째, 전창일 씨가 간첩에 저촉된다는 부분은 일본 범민련 공동사무국 차장인 박용 씨의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평소에 도청이 가능한 범민련 사무실과 집에서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증거로 들고 있습니다.

94년 조문사건으로 전창일 씨가 구속되어 재판을 받을 때 판사는 범민련 공동 사무국은 합법으로 인정한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런 합법화된 일본 범민련 공동사무국에서 오는 전화를 받은 것을 전부 도청하여 간첩죄에 적용하다니, 도청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간첩질을 하는 간첩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또 박용이라는 사람이 북한 공작원이라고 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전창일 씨도 절대 아니라고 펄쩍 뛰고 있습니다. 앞으로 일본 범민련 공동사무국을 통해 해명서가 오리라 믿습니다.

전창일씨가 진 간첩죄라는 것이 국내 동향을 보고했다는 것인데 북한에서 대한민국의 동향을 파악 못해서 전창일 씨를 통해서 그것도 정부에서 도청하는 전화로 파악케 한다는 것은 웃지 못할 넌센스가 아니겠습니까.

안기부에서 도청한 자료를 보니까 범민련 동향과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동향을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언젠가는 남북대화의 문이 열리고 편지 왕래, 전화 통화가 허락된다면 전창일 씨가 지었다는 간첩죄가 통일운동에 크나 큰 업적이 되지 않겠습니까.

김영삼 정권은 남북대화를 성사시키지도 못하고 북한정책에 실패한 점 때문에 국민의 표를 많이 얻지 못하리라 저는 판단합니다. 국가보안법에 연루되어 감옥에 들어갔던 재야 청년들을 국회에 많이 진출하도록 하게 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을 해체했으면 하는 국민의 여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둘째, 범민련 재정 수입 마련과 홍보 차원에서 범민련 뺏지와 달력을 만들어 일본 공동사무국을 통하여 판매했는데 받은 돈 3백만원을 은행에 넣자마자 전창일 씨는 조문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에 갔습니다. 그 후 제가 그 돈 3백만원이 무슨 돈인지도 모르고 은행에서 찾아 써버렸습니다. 은행에 가서 증거 제출용으로 증명을 떼어 해명이 됐는데도 이것이 간첩죄에 해당이 됩니까. 제가 써 버린 돈은 남편이 백만원씩 세번으로 나누어 범민련에 갚았습니다.

셋째, 95년 11월29일 새벽6시 전창일 씨는 안기부원에게 끌려가고 나머지 7명이 남아 가택수색을 세시간 반 동안이나 벌였습니다. 옥상에 있는 장독대까지 열어 보았으나 단파 라디오도 안 나오고, 간첩죄에 적용시킬 증거가 하나도 안 나오니까 서울대 노동절 기념식장에 붙었던 플래카드 내용을 박용에게 이야기하였다는 것이 국내 정세를 알려 주었다는 유일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저는 범민련이 합법화되어 민간차원에서도 남과 북의 대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북측 범민련에게도 호소하고 싶습니다. 남측에 대한 비방방송도 이젠 중지하고, 조문·조전을 안 보낸 김영삼 대통령도 용서하고, 화해의 남북회담이 열려 서신왕래와 전화통화가 하루 속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 남편이 일본 공동 사무국에서 오는 전화를 받았다는 간첩죄도 무죄가 될 것이니까요. 평화통일만이 염원이 되어 일생을 국가보안법에 연루되어 감옥을 내집 드나들듯이 드나든 늙고 병들어 버린 범민련 노인들도 하루 속히 석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6.1.9.
전창일 아내 임인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