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끊임없이 자기 현장을 만들어온

사월 님을 만났어요

제가 사랑방에서 상임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소개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동료 단체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했다며 신입 활동가끼리 인사 나누라는 말과 함께 시작된 인연인데요. 그때는 나와 같이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신 분이군 하고 말았는데 어느새 10년을 지내며 동기와 같은 동료이자 소중한 친구가 되어 있더라고요. 지금은 인권운동이 아닌 또 다른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 동기이자 사랑방 후원인 사월 님을 만났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월입니다.

제가 활동 시작할 때 동료 단체 활동가로 소개받았던 게 사월 님과 만남의 시작이었는데요. 기억하시나요?

첫 만남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아요. 벌써 10년 전 아닌가요? 추정하건대 인권활동가 네트워크 파티였을 거 같아요. 제가 활동을 2016년 7월에 시작했는데 시작과 동시에 여러 활동가들과 인사 나누는 자리라며 갔던 기억이 있거든요.

물어본 저보다 기억력이 정확하신 것 같은데요. 인권운동은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셨나요?

제가 청소년 때에도 운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엄마가 초등학생 때부터 매일 신문을 읽게 했거든요. 그러다 2008년 ‘광우병 사태’ 관련해서 제가 보던 신문과 거리의 가판대에 걸린 다른 신문을 보니까 헤드라인이 너무 다른 거예요. 그래서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공부도 하기 싫은데 잘됐다’ 하며 광우병 집회에 혼자 찾아갔어요. 그날이 아마 경찰이 시위대가 청와대로 가는 길을 막고 소위 말하는 ‘명박산성’을 쌓던 날이었던 거 같아요. 그날 어떤 사람이 명박산성 앞에서 선동을 하는데 대본을 읽지도 않고 말을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엔 ‘저 사람은 돈 받고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인가?’하는 생각부터 나더라고요.(웃음) 하여튼 그때부터 시민단체라는 것이 있고, 사회의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 뭔가 고민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인지가 생겼던 거 같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성폭력 상담원 교육을 이수하면서 지역 단체에서 회원 활동을 시작했어요. 대학 졸업을 안 하니까 이수증은 안주더군요. 좀 그렇죠? 그래도 그때부터 단체 활동가들과 가까이 지내고 관계가 생기니 저도 활동가가 해보고 싶더라고요. 당시 제가 경기도에서 살았는데 경기도 지역에서 포괄적으로 여러 사안에 활동하는 단체를 찾다보니 지역 인권단체인 다산인권센터가 눈에 들어왔고 지원하여 활동을 시작했죠.

인권활동가가 되어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평소에 하는 고민이 주변 사람들과 잘 섞이지 않고 보편적이지 않다는 감각을 느낄 때가 있었거든요. 근데 활동가를 하니까 제가 하는 고민과 같은 결의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엄청나게 많아진 거죠.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안을 인권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가령, 이주노동자의 문제에 대응해야 할 때 ‘차별하지 말아야지’를 넘어서 인권의 문제로 해석하며 대응의 방향을 잡아 나가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까지 현장에 스스로를 던지는 경험이 저는 중요한 경험으로 남았어요.

인권이라는 키워드가 사월 님에게 정말 중요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후에도 인권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두고 활동의 영역을 넓혀오셨잖아요. 사월 님의 활동의 키워드가 어떻게 움직여왔는지 궁금해요.

저에게 인권이라는 키워드는 어디에 가도 항상 따라가는 것 같아요. 새로운 영역에 가도 인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니까요. 인권운동을 정리하고 동물 구조 단체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시작은 같이 사는 고양이가 아파서 자연스레 동물과 관련되어 공부하게 되면서 동물에 관심이 더 생겼죠. 공부를 하면 할수록 동물과 인간은 분리해 존재할 수 없는데 인간은 마치 이 분리가 쉽고 당연한 것처럼 여기더라고요. 그래서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는 경계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 인권에 대한 고민을 떼어놓을 수 없었죠. 지금 생각하면 그 둘 사이를 좀 더 연결 짓는 활동을 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용기는 가상했지만 벽은 좀 높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서 그만두게 되었을 땐 슬럼프도 있었죠.

단체 활동을 정리하고 알바를 하면서 지냈는데 임금체불을 두 번이나 당했어요. 그래서 임금은 체불되지 않을 수 있을 거 같아서 거대 물류센터를 다니면서 생계를 이어갔죠. 그곳에서는 경력보유 여성이나 이주여성들과 함께 일을 많이 했어요. 계엄 전 어느 날 쉬는 시간에 어떤 중년 여성분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하다는 기사를 봤다면서 이야기를 꺼낸 거예요. 휴게실에 50명은 넘게 있었어요. 갑자기 수십 명이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오늘 밤새워 일해야 아침에 10만 원 받아서 먹고 살 수 있는데 감사해야 하는 우리 처지에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그 한 분을 나무라는 거예요. 그런 이야기 할 시간에 차라리 10분이라도 더 쉬라면서 타박을 한 거죠. 제가 꺼낸 이야기도 아닌데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래도 저도 나름 수년을 활동가로 지내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는 스스로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나에게 노동이 비어 있구나 싶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겪고 나니 노동조합에서 활동가를 뽑는다는 공지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정말 사월 님은 스스로 자신의 운동과 현장을 만드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 같아요. 노동조합 활동은 해보시니 어떠신가요? 어떤 고민 이어가고 계신지도 나누어 주세요.

아직 얼마 안 돼서 노동조합을 안다고 하기는 어려운데요. 저는 노동조합 활동이 처음이잖아요. 확실히 인권운동과 좀 다르더라고요. 거칠게 이야기하면 인권운동의 구호들은 원칙적이라서 너무 필요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내가 살아있는 동안 될까 싶은 마음도 들 때가 있거든요. 노동조합에서는 우리의 요구를 원칙으로 관철하는 것만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나눌 수 있도록 해석하고 정리하는 작업들을 하거든요. 이를테면 이재명 정부 들어서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이야기하면서 성별임금격차 줄이라고 이야기는 한단 말이죠. 구호는 기존의 운동과 다르지 않게 들릴 수 있지만 정부의 대책이 차별을 개선할 수 없는 방안을 담았을 때 인권운동은 차별금지 원칙의 진짜 의미를 확인시키려 할 텐데요. 그런데 노동조합에서는 구체적으로 여성 조합원의 저임금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를 고민하는 거죠. 가령 교육 공무직 노동자의 임금체계를 공무원의 임금체계와 비교하며 인상의 근거를 만드는 거죠. 그래야 조합원들도 납득할 수 있는 요구가 되어 조합원이 한 목소리로 주장할 수 있게 되니까요. 물론 말처럼 잘 되기만 하지는 않지만요. 그래도 초보 노동조합 활동가로 나름 색다른 즐거움과 동시에 인권운동의 고민을 연결 지어가며 활동해나고 있답니다.

사월 님의 새로운 활동을 응원하겠습니다. 화제를 조금 전환하여 인권운동사랑방을 오래전부터 알았을 텐데 후원까지 결심하게 된 이유를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음... 대용이 권해서죠.(웃음)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는데, 저는 사랑방에 빚을 지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가령, 기후재난-기후위기 이런 이야기가 인권의 문제로 새롭게 등장할 때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노동권은 왜 같이 살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얼핏 느낌으로는 알 거 같거든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되어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을 때 이미 사랑방에서 인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아, 내가 이들에게 빚이 있다’라고 느끼면서 후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떤 활동은 제 운동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감각을 주기도 해요. 2024 체제전환운동포럼 자료집, 그 두꺼운 책자는 틈날 때마다 펼쳐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어요. 제가 인권운동을 할 때는 인권을 주제로 활동하는 단위들이 중심으로 모여서 고민을 모아내고 또 펼치면서 이어간다고 생각했는데요. 체제전환운동은 어떻게 만났을지 짐작되지 않는 단위들이 모여서 계속 고민을 확장을 하더라고요. 근데 이제 단발성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펼쳐놓고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도 너무 좋고요. 계속해서 사랑방이 그 고민 펼쳐주면 저도 열심히 따라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렇게나 사랑방 활동에 관심갖고 살펴보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감동인데요. 더욱 열심히 고민 이어가며 앞으로 사월 님의 활동과도 더 잘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방 활동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는?

사랑방 활동가들 모두 아프지 말고, 아프기 전에 병원도 잘 다니면서 검사부터 잘 받으셨으면 좋겠네요. 활동가들 모두 잘 먹고, 잘 자는 무탈한 2026년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