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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2005년 희망과 계획

     석진

    아직은 사랑방에 들어온지 1년이 채 안되어서인지 사랑방에서 맞이하는 새로운 해에 대한 의미도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지난해가 처음 사랑방 활동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중요한 해’로 다가왔던 것이라면, 올해는 사랑방에서 가능성을 더 발견하는 마음으로 ‘또다시 중요한 해’라는 다짐을 가만히 해봅니다. 올해를 어떻게 ‘의욕있게’ 채울지는 좀더 고민해보아야겠습니다만...
    다른 맥락에서 올해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운동’입니다. movement가 아니라 sports이지요.(실망하셨나요? ^^;)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을 신봉하는 저로서는 지난 한 해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제 자신을 반성해보았습니다. 제 자신이 건강하지 못함으로써 동지들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보았습니다.
    ‘질긴 놈이 끝내 승리한다’고 했던가요? 질기디 질기게 건강해져야겠습니다. 잡초처럼 질기게 버텨야지요. 모든 분들이 올해에는 바라는 것들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바라는 것 모?두 다???!

     명수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4년이 저에게는 정신없는 해여서 그런지 2005년을 맞는 마음이 남다릅니다.
    새해에는 조금 더 내면을 성찰하는 해로 삼고 싶습니다. 세상에 중요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만 마음의 평화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2004년 이었습니다.
    그래서 틈틈이 달리기도 하고(달리기를 좋아하는데 작년에 별로 못했거든요) 책도 읽으려(독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필요할 것 같아요) 합니다.
    사실 지금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 인사를 쓰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상임활동을 잠시 쉬고 자원활동 모드로 전환해야합니다. 마음이 편하지 않지만, 당분간 이와 같은 상황을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은 몇 년 후 꼭 다시 상임활동을 하고 싶지만, 그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더라구요. 어느 곳이라도 길은 있겠지요.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의 건강도 기원합니다.

     경내

    “아니 새해 계획 안 세우셨어요?” 담배를 꺼내는 저를 보고 어떤 분이 이렇게 물으시더군요. 금연을 새해 계획으로 세운 분들이 많으셨겠지만, 저는 올 한 해도 쭈욱~ 담배 사랑의 길을 걸어갈까 합니다.
    그럼 뭘 할 거냐구요? 올 한 해는 쉴 새 없이 달려왔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배움을 통해 재충전할 시간을 가급적 많이 가져보려 합니다. 그동안 재교육도 받지 못한 채 인권교육을 하느라 온 몸과 정신을 비틀어 짜왔더니 밧데리가 다 닳아버렸거든요. 재충전을 위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온 몸의 세포를 깨우는 연극을 배워보려 합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거리연극 행동단을 만들어 다양한 주제로 거리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연극’을 해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네요.
    또 하나, 올해는 인권교육실 독립 구상을 구체화시켜 보려 합니다. 사랑방에서 인권교육실을 분리시켜 인권교육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인권교육센터를 띄우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려면 바지런히 함께 할 만한 사람들을 만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앞선 실험들을 검토해 봐야 하겠지요.
    여러분 모두에게도 재충전의 기쁨이 가득한,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온 꿈을 현실로 옮기는 용기로 나날이 새로워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랄게요.

     해정

    지난 한해, 유독 질퍽거리고 많이 버겨웠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짐을 내려놓고 보다 많이 웃고 좀 더 넓은 세상을 접하면서 다시 달려갈 힘을 얻는 한해였으면 합니다. 저는 올 한해동안 긴 외유를 떠납니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사랑방에 둥지를 트고 그 뒤 지난 7년동안 사랑방의 울타리를 떠나본 적 없는 저는 겁없이 동남아시아 일주에 나섭니다. 명색은 연수지만 동남아시아 이곳저곳을 누비면서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올 때에는 고민이 지금보다 한키가 자라기를, 세상을 사는 지혜를 하나는 더 얻어 올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좀 더 건강해져있었으면 합니다. 많이 걷고, 열심히 조깅도 좀 할 생각입니다. 모두에게 올 한해가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를, 2년 후 3년 후 올해를 돌아보았을 때 2005년은 ‘뭔가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해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혜영

    잠시 사랑방을 떠나있게 되었습니다. 빨리 돌아와 맛난 사랑방 밥 먹으려면 아주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2월부터 요시땅! ‘되돌이표’ 달리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참! 올해는 말이나 글말고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그림그리기와 사진찍기가 아주 유력한 후보입니다. ^^ 작고 착한 소망들이 꺾기지 않을 수 있는 해가 되길 빌어요! 복 많이 받으세요!

     성준

    사랑방 활동을 시작한 후 두 번째 맞는 새해입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유난히도 서늘한 가슴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찬겨울 농성장을 지키다 결국 해산해야만 했던 이주노동자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면서도 쫓겨날 위협에 몸서리치던 고려대 청소용역 노동자들, 기약 없이 감금되어 “나에게는 숨쉴 권리밖에 없다”던 복지시설 수용자들, 국가보안법을 끝내 폐지시키지 못하고 26일간의 노상단식을 마무리해야 했던 1000인의 단식자들…. 뭔가 시원스럽게 이룬 성과가 하나도 없어 제 가슴도 이들의 가슴 따라 서늘하기만 합니다.
    새해 드리는 인사에는 마땅히 새해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특별한 무엇인가는 없습니다. 다만 새롭게 시작되는 올해는 누구에게나 따뜻함이 허락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근예

    새해가 시작된지 거짐 한 달이 되어가지만, 새해라는 느낌이 왜 이리 안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이라도 지나야 하나..’하고 있지요.
    하지만..^^; 책상위에 2005년 달력을 올려 놓고 2005년이라고 스스로 ‘주입’을 하며, 이달초에 자그만치 12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여행가기, 만화책보기 등등 매달 계획을 세우고, 1월에는 ‘희망을 갖자’라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해는 희망에 반대되는 일들이 많았나봅니다. 첫 번째 든 생각이 희망인 것을 보니. 2월에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계획이라고 했더니 사랑방 사람들 왈 “아니, 일 열심히 하자는 거 맞아? 2월 젤 쪼끔인 달이야. 게다가 설연휴까지.. 본심이 모야?”라고 하더군요.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자’는 순순한 맘을 의심하는 불순한 상상력들이 참으로 안타깝지만 굳굳이 계획을 실천할랍니다..^^
    그리고 올해는 인사로 ‘행복하세요!’라고 하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맘같아서는 ‘소원성취하십시오’라고 빌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설 아침에만 쓸 수 있을 것 같지요..흠. 안녕한지 어떤지 때때로 생각없이 ‘아는 척’하고 있지 않나 싶어서요.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범용

    세상의 추잡함 속에서도 우리 아이가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도록 살아가렵니다. 양육으로 당분간 집안 생활만 하더라도 제 아내가 즐거움을 잃지 않도록 살아가렵니다.
    일주일에 이틀만 사랑방에 나오더라도 운동의 고삐를 놓지 않고 살아가렵니다.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지난해보다 한 걸음만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겠지요. 올 한 해는 우리 모두 한 걸음씩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한 걸음이 매우 소중하겠지요.

     류은숙

    아프고 슬픈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그런 사람이 있을 때 함께 할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좀 ‘느리게’ 살고 싶습니다. 느리더라도 찬찬히 찬찬히 하나라도 성심성의껏 해냈으면 좋겠고, 숨이 가빠서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나 자신도 돌아보지 못하는 급행열차를 타지 않고 살았으면 합니다. 사랑방과 함께 하는 모든 분들에게 새로운 자신과 변화에 도전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올해 꼭 인권운동사랑방의 그간의 고민을 담은 인권입문서를 쓰고 싶고요, 숙취에 시달리는 날이 없도록 하고 싶습니다. 작년 1월에 고기를 안먹기로 결심하고 성공적으로 끊었는데, 올해도 뭔가 하나를 끊고 싶습니다. 하나씩 버릴 때마다 자유로워지는 자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모든 분들이 희망하는 일들마다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래군

    누구는 2004년의 13월이라고 하는데, 저도 역시 새해를 맞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꾸만 지난해 연말 국가보안법 투쟁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국가보안법 폐지 투쟁은 올해도 계속되겠지요.
    인권활동가로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할 일은 늘어만 가고, 반면 몸과 마음은 지쳐왔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활기와 전망으로 세상에 훨씬 자신 있게 다가가는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해는 사랑방에서 밥 당번 잘 지키면서 인권단체들의 연대질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나부터 힘내겠습니다. 함께 힘 받읍시다.

     정아

    영화제를 떠나 다른 일을 하게 됐습니다.
    ‘외길 인생(?)’도 해볼 만한 일이지만,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인권운동의 다른 영역을 해본다는 것도 두렵지만 기대해 볼 만한 일입니다.
    집행조정이라는 업무 영역이 아직 사랑방 내부에서도 실험적인 단계지만, 제일 필요한 건 귀를 활짝 열고 타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일 겁니다. 우리 모두에게 매우 필요한 태도이겠지만 특히 저에게 부족한 부분입니다. 귀를 열고 경청하겠습니다. 귀를 열기 위해선 무엇보다 마음을 먼저 열어 두어야겠지요.
    다른 계획은, 저 혼자만의 즐거움을 갖는 것입니다. 나 스스로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 때 남들과 더불어 행복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즐거움을 찾기 위해 ‘뭔가 땀흘려 열씸!히’ 배워볼 생각입니다.

     진영

    하하하 올해에도 저는 역시 인권영화제를 담당합니다. 작년과 변하지 않은 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가짐이 조금 다릅니다~.
    사랑방에 상임활동가가 된지 이제 1년, 아직 인권 운동의 지도에서 길을 잘 못찾고 있는 터라 숨이 가뿐데, 영화제에 자리를 머물렀던 누군가가 훌쩍-_- 떠나 버려, 어깨가 더욱 많이 무거워요. 모 그래도 잘 해 보렵니다. 헤헤. 새해 복 가득^^!

     영원

    2005년 새해가 밝았는데, 아직 저에게는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하루소식 일을 1월까지 해야하기 때문이죠. 낮과 밤이 바뀌어서 생활했던 게 몸에 베어서 주말에도 새벽에 자고 오후에나 일어나는 일을 반복했는데, 2월부터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사뭇 걱정이 되네요. 아마 한 달은 하루소식의 후유증으로 저녁에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상당히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는데요. 한 가지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3월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거랍니다. 지금까지 했는데, 무슨 운동을 더 하냐구요? 그 운동 말구요, 달리기, 줄넘기 등등 그런 운동이요.
    제가 한 ‘씩씩’과 ‘튼튼’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하루소식 때문인지 몸이 안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거든요. 아참 2005년도에 다시 인권교육실로 돌아가는데요. 인권교육실 독립을 꿈꾸며 올해는 그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꾸벅˜

     은아

    2004년 마지막날 연일 여의도 국가보안법 농성장을 다녀왔던 때문인지, 이불 곁을 떠나기 싫었다. 부모님은 어서 나와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라고 성화셨지만, 두 눈을 꼭 감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정말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잠시 후 삘리리˜ 핸드폰 문자메시지 전송 신호.
    궁금함에 불을 켜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번호가 눈에 띈다.

    메시지 : 희망으로 2005년 시작하자. 건강하고 작은 소망들 이뤄가는 한해되기를…
    나 : 메시지 고맙습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상대편 : 나 친구 정숙이다. 새해 너에게 처음으로 인사 나누고 싶은…힘들지만 새해에도 또 희망을 걸어보자
    나: 희망이 어디 있어? 국가보안법과 국회를 생각하면 새해가 오는 것이 싫다. 우울하다.
    상대편 : 우리 강하고도 부드럽게 살자… 긴 호흡으로.

    친구의 메시지는 지금도 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다. 전철이나 버스를 기다릴 때 짬짬이 열어본다. 인간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희망’이 없을 때라고 하는 데 나는 한동안 ‘희망’없이 살았던 것 같다. 지금, 새해인사와 계획을 쓰라는 고근예 씨의 독촉에 후원회원 여러분에게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시길…”이라고 기원해 본다. 어제 밤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사무실에서 전철역까지 달리는 데 숨이 가빠 힘이 들었다. 올해 힘차게 달리기를 해볼까? 기타리스트 이병우 씨의 연주 ‘달리기’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