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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림의 인권이야기] 언론악법 9적, 한 명씩만 기억하자!

지난 22일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을 통과시켰다. 일사부재의 원칙 위배와 대리투표 등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으니 명백한 날치기다. 괘씸하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모습엔 화가 나고, 승리(?)를 자축하는 휴가 기간에 서민정책 발굴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는 눈을 아예 감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여론도 좋지 않은 법안처리를 강행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속내는 뭘까?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은 이 일을 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보수언론이 장악하게 될 방송에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국민들에게 전파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언론악법을 통과시키는 일이 다음 선거에 당선되는데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계산했을 것이 분명하다.

한편 한나라당의 의회폭거를 규탄하는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시민사회 인사들이 언론악법의 불법처리를 주도한 언론악법 9적으로 김형오, 이윤성, 안상수, 고흥길, 나경원, 진성호, 강승규, 신지호, 이상득을 꼽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들 누구도 사퇴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그렇다고 다음 선거 때 두고 보자며 이를 갈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그들이 예상했던 대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언론 악법 9적, 신지호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중

▲ 언론 악법 9적, 신지호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중


동네에서 언론악법 막아내는 비법

깨어있는 시민이 되고자 하는 이들, 그냥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느끼는 이들은 여의도나 시청으로 가서 집회에 참여하면 된다. 하지만 도심까지 가기엔 상대적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주부들이나 대중 집회에 참여하는 게 낯선 이들에게는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 일터에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필요하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한 명만 기억하고 스토커처럼 따라붙어 보는 건 어떨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자는 말이다. 그리고 그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모으자. 일단 그는 국회의원이니 무슨 법안을 발의했는지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 공인이니 그의 발언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알아본 것으로 이웃과 이야기 할 때 소재로 삼자. 처음부터 입에 거품 물고 이야기 하면 주위 사람들이 대화 자체를 거부할 우려가 있으니 서서히 수위를 높여가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도봉구다. 국회의원 선거구로는 도봉구 갑. 현재 국회의원 신지호. 바로 언론악법 9적의 끄트머리에 이름 석 자 올려놓은 인물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이다. 참고로 언론악법 9적의 지역구는 다음과 같다. 김형오(부산시 영도구), 이윤성(인천시 남동구갑), 안상수(과천시,의왕시), 이상득(포항시 남구, 울릉군), 고흥길(성남시 분당구 갑), 나경원(서울시 중구), 진성호(서울시 중랑구 을), 강승규(서울시 마포구 갑), 신지호(서울시 도봉구 갑).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구 의원이 언론악법 9적에 들지 못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자. 언론악법 9적에 버금가는 리스트들이 여럿 있다. 시대를 역행하는 초선의원 54인, 대운하 찬성하는 의원명단 등 시민단체에서 좋은 리스트를 종종 발표하니까 적극 활용하자. 일단 한나라당 의원들 리스트로 시작해도 크게 나쁘지 않다.

언론 악법 9적, 신지호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중

▲ 언론 악법 9적, 신지호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 중


일단 리스트를 구했다면 그의 발언과 법안 등을 찾아보자. 요즘은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이름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참여연대에서 만든 열려라 국회 사이트를 참고해도 좋다.(http://watch.peoplepower21.org/) 발언을 찾아보고 간단한 소감을 달아 자신의 블로그나 모임 카페에 올려보자. 의원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신지호 의원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씀을 남겼다.

"촛불을 빙자한 불법 폭력의 남발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오남용이다. 최근 정당한 법집행을 독재정권의 회귀, 공안정국의 조성이라고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 주장이다. 한 치의 흔들림 없길 바란다. 복면한 사람부터 사전 격리해야 한다." (2008년 10월 9일 행정안전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철거민의)행위는 테러행위이다” “농성자 중에 누군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시너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사망 이유로) 고의 방화도 배제할 수 없다” (2009년 1월 21일 행정안전위 용산참사 긴급업무보고에서)


또한 신지호 의원은 정부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활동을 통제하려는 목적이 강한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시위 현장에서 복면을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불법시위 참여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하여 현행범 연행이 가능하도록 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소위 ‘마스크 집시법’을 발의했다. 두 법안은 공익활동을 하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소지가 있는 법안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나는 신지호 의원이 공동체를 생각하는 의원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죽음 앞에서 테러 운운하는 모습에서는 없던 정도 뚝 떨어진다. 하지만 동네 부지런히 노인정을 찾아가 노인들을 만나고, 학교를 찾아가 학부모를 만나는 걸로 보아 다음 선거에서도 도봉구에서 출마할 것으로 어렵지 않게 예상이 가능하다.

나는 다음 선거에서 “신지호는 반댈세”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 한 명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도봉구 갑 지역구에서 신지호 의원은 32,613표를 득표했다. 31,335표를 얻은 김근태 후보와는 1,278표 차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이웃 한 명과 함께 다섯 명씩 설득하고, 그 다섯 명이 또 다섯 명을 설득하고... 이런 방법으로 여섯 단계만 거치면 지난 선거에서 신지호의원이 얻은 표만큼의 숫자가 된다. 한 명만 기억하고 한 명을 만나는 일부터 시작하자. 작은 한걸음이 모여 길을 이룬다.

“왜 당신이 의원 배지를 달았는지는 우리 모두 알고 있지요. 창동 주민의 오매불망 뉴타운 갈망을 등에 업고 당신이 여의도에 입성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용산 참사를 보면서 뉴타운 지정을 갈망하는 지역의 구민으로서 몸서리를 쳤습니다. 행여나 뉴타운이 지정이라도 된다면, 또한 얼마나 잔인하게 약자를 짓밟을 것인가. 그리고 저들의 처절한 요구는 묵살한 채, 저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법과 질서를 어겼다고 테러리스트 취급을 할 테니 말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당신이 다음 선거 때도 우리 지역구로 나온다면, 제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동네 사람들을 설득할 겁니다. 절대로 당신만은 찍지 말라고.”
(신지호 홈페이지에 올린 창동 주민의 글에서)


*신지호 서울 도봉구갑 02-788-2707 / Fax 02-788-3414 www.shinjiho.com/
덧붙임

이창림 님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