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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전국 인권활동가들, '서로'와 '우리'를 만나다

인권운동 내부의 차이 속 연대 모색…다양한 현안 열띤 토론

인권운동 진영의 상호 소통과 연대를 위한 두 번째 '전국인권활동가대회'가 지난 24일부터 2박 3일간 경기도 용인에서 열렸다. 21개 단체로 구성된 준비모임이 10개월간의 교류와 논의를 거쳐 마련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34개 단체, 100여 명의 인권활동가들이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상호유대를 다졌다.

첫날 "인권운동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한다"를 주제로 열린 연대마당에서는 국가보안법,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 부안 반핵투쟁 등 총 10개 분야의 인권현안을 중심으로 올해 인권운동의 흐름과 과제를 짚어봤다.

방송사 비정규직 노조 주봉희 위원장은 힘들게 조합을 일궈 세워도 번번이 조합원들이 잘려나가 조합이 와해되어 온 가슴아픈 역사를 되짚었고, 한국동성애자연합 이핑 씨는 자신의 존재조차 드러내기 힘든 현실에서 여러 가지 인권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열악한 위치를 고백했다. 최근 송두율 교수 사건을 통해 전향제도가 다시 부활하고 운동사회 내부에서조차 '국가보안법에 따른 자기검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인권운동 진영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뼈아픈 자기 반성도 이어졌다.

이튿날에는 '반세계화와 인권', '평화와 인권' 등 총 12가지 주제별 워크샵이 열렸다. 발제와 토론을 중심으로 깊이있는 전략논의를 펼친 워크샵이 있었는가 하면, 역할극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하고 있는 폭력을 직접 체험해보고 대안을 모색해보는 실험적 형식의 워크샵도 진행됐다.

1회 대회의 결실로 꾸려진 '인권교육네트워크'는 장애인과 성소수자들의 특성을 배려하여 함께 즐기고 호흡할 수 있는 공동체놀이를 진행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특히 이번 대회는 인권단체들 간의 상호 이해와 연대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충실한 준비과정을 거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준비모임에 결합했던 평화인권연대 손상열 상임활동가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연대를 모색한다는 원칙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준비과정이 의미 있었다"며 "특히 전쟁과 인권을 주제로 열린 3월포럼을 거쳐 인권단체들의 '평화권모임'이 결성됐고 6월포럼에서는 새만금 투쟁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등 인권운동의 관심과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 커다란 성과였다"고 회고했다. 손 활동가는 또 "2박3일 동안의 나눔의 자리가 향후 연대에 좋은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이 상호침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나갔으면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편, 27일에는 이번 대회에서 공유된 바를 바탕으로 '이라크 파병, 단 한 명도 안 된다!'라는 성명서가 참가자 전원의 이름으로 발표됐다. 참가자 일동은 성명에서 최근 정부가 '전투병' 대신 '치안유지군'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전투병 파병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있는 기만적 행위에 분노하면서 "파괴와 학살전쟁에 노무현 정부는 과연 누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파병을 하려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치안유지군'으로 포장된 단 한 명의 파병도 불가"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