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비정규직 대학살’ 실태보고서 나와

폭력, 부당해고, 구속으로 파업 장기화


한국통신계약직 등 비정규직 사업장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조건의 개선을 위해 노조활동을 벌이다 오히려 폭력, 부당해고, 구속을 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견철폐공대위가 제작, 배포한 ‘2001년 비정규노동자 투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공영기업, 재벌기업, 외자기업, 공기업, 민영화기업, 건설업 등 각 사업장에서 계약직, 특수고용, 위장도급, 사내하청, 파견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열악한 노동실태가 잘 드러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운송노조는 하루 12시간 노동에 한달 2일밖에 쉬지 못하는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합법파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합원 9명이 오히려 구속됐고 사측과 대화 한번 가지지 못한 채 19일 현재 파업 101일째를 맞고 있다. 또 한국통신계약직노조는 지난해 말 7천여 명이 해고된 후 219일째 파업 중이며, 파업 노동자 중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구속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월 60만원 정도의 저임금에 시달리다 합법파업에 들어간 캐리어사내하청노동자들은 용역깡패와 경찰에 의해 폭행당하고 7명이 구속됐으며, 이른바 ‘캐리어 블랙리스트’로 인해 재취업마저 불가능한 상황이다. SK인사이트코리아노조와 대한송유관공사노조 등은 위장도급 아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며, 방송사 비정규노조 역시 방송사측의 대화 거부로 인해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이같은 상황을 ‘비정규직 대학살’로 표현하면서,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대화를 회피하며 폭력을 일삼는 사용주들에 대한 구속처벌이야말로 사태해결의 전제임을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경영자들은 단 한 사람도 구속 처벌되지 않는 반면, 오히려 노동자들에게만 탄압이 집중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한편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민주노총과 사회단체들을 포괄하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위원장 박문진 민주노총 부위원장)가 구성됐다. 공대위는 19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부당노동행위 사업주 구속처벌 등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