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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성희롱', 사용자 책임을 묻는다

호텔 롯데 183명 집단소송, 여성·노동계 사용자 고발


여성·노동계가 성희롱 방치 등의 책임을 물어 호텔 롯데 사용자를 고발하고, 직장내 성희롱에 고통받던 호텔 롯데 노조원 183명이 사용자를 상대로 집단 민사소송을 한다. 이번 소송은 개별 가해자에 대해서가 아니라 '성희롱 관련 교육 및 예방활동'을 소홀히 한 데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묻는 첫 소송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8개 여성․노동단체는 5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호텔 롯데 노조원 등 6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직장내 성희롱 예방조치를 마련하지 않고 성희롱 가해자를 징계하지 않은 책임 등을 물어 호텔롯데 측 사용자 신격호 회장과 장성원 사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노동계 대표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텔 롯데 성희롱 사건 조사 국회 진상조사단 구성 △성희롱 가해자 중징계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호텔 롯데 신격호 회장과 장성원 사장에게 촉구했다.

또한 김경종 호텔 롯데 노조위원장 직무대리는 "지난 3일 여성노조원 183명이 사측을 상대로 성희롱 방치, 교육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집단 민사소송을 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정순(대의원, 면세점 근무) 씨는 "5년 근무하는 동안 성희롱 예방교육이라곤 작년에 비디오 한번 본 것뿐이다. 그것도 각 근무지별로 몇 명씩만 뽑아서 한 것"이라며 "4년 전에 노조가 문제삼은 한 가해자가 사표를 내는 걸로 끝난 적이 한번 있을 뿐 성희롱으로 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정강자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롯데의 성희롱 설문조사 결과 강간과 준강간에 해당하는 성폭행 사례가 1.5%인데 이는 일반사업장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발표된 '호텔 롯데 성희롱 설문조사'는 호텔 롯데 노조가 '한길리서치연구소'에 의뢰, 382명의 여성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올 6월에 실시한 것이다.<관련기사 본지 6월 30일자>

한편 호텔 롯데 홍보실은 이에 대해 "파업중인 노동자들이 평소에 불만을 가진 상급자들을 찍어서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라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