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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5공 조작사건 희생자 증언

“역사적 재평가, 과거청산” 촉구


“한달 동안의 불법감금, 8일 이상의 잠 안재우기, 수시로 밥 굶기기, 갖은 구타, 물고문, 전기고문, 통닭구이…. 고문하는 자도 고문 받는 자도 짐승이 되었습니다.”

81년 ‘한울회’라는 반국가단체를 구성한 혐의로 징역 2년6월형을 선고받았던 박재순(5공정치범 명예회복협의회 공동대표) 씨는 이같이 증언했다.

박 씨는 27일 성공회대성당에서 열린 ‘제2회 인권피해 증언의 장’(과거청산국민위 주최)을 통해 80년대 초기 ‘아람회’ ‘한울회’ ‘오송회’ 사건의 진실을 공개했다. 이 세 사건은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리며 전두환 정권에 저항하던 교사, 군인, 경찰, 공무원, 종교인들을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처벌한 5공의 대표적 조작사건으로 지목 받고 있다.

박 씨는 당시 피해자들의 고통을 다음과 같이 증언해 나갔다. “고문에 못 이겨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했던 이광웅(오송) 씨는 결국 고문후유증으로 사망했으며, 박해전(아람) 씨는 유서를 작성했고, 박정석(오송) 씨도 환청과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이재권(아람) 씨는 신장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규호(한울) 씨는 심신이 피폐해져 장기요양 상태에 있다. 박정석, 강상기, 전성원(이상 오송), 황보윤식(아람), 홍성환(한울) 씨 등은 모두 교단에서 쫓겨났다.”

또한 박 씨는 “‘아람회’의 김난수 대위를 반역죄로 고발했던 안종택 씨는 현재 대검 중수부 2과장으로 출세의 길을 달리고 있으며,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 이회창 씨는 각각 ‘아람회’와 ‘한울회’ 사건의 1심 판사와 ‘한울회’ 사건의 대법원 판사로서 유죄판결을 내린 사람이었다”며, “사건을 조작하고 유죄를 선고했던 당시의 수사관과 법관들은 민족과 역사 앞에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 사건 피해자들은 이날 자신들의 피해증언록인 『역사의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들은 책 머리글을 통해 “사건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와 올바른 과거청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남(한국교회인권센터 소장)목사는 ‘5․6공하 국가보안법 조작사건의 실체와 진상규명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모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피해보상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민주유공자 보상․배상법(가칭)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