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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한총련 대학생 수사과정에서 고문당해

경찰, 투항의사 무시한 채 계속 진압


연세대 통일축전 행사과정에서 구속된 한총련 학생들이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법정진술했다.

22일 오후 2시 서초동 서울형사 지방법원 311호 법정에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창학 피고인 외 10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태환(27․한총련 조직강화국장) 피고인은 “장안동 대공분실에서 3일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한총련 간부들의 이름을 말할 것을 강요받으며 고문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새벽 5시까지 잠을 못자고, 원산폭격, 기마자세 등의 기합을 받았으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변호인을 요청하면 수사관들이 무릎을 꿇리고 얼굴을 발로 차는 등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종성(24․충남총련 사수대장) 피고인도 “노원경찰서에서 이틀간 잠을 못 자고 밤새 기합을 받았으며, 수사관들이 머리와 종아리를 걷어차는 등 구타와 가혹행위를 하며 자백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

‘종합관 지휘체계표를 작성했다’고 수사과정에서 진술한 이승재(27․전 한총련 정책위원) 피고인은 “지휘표는 강압적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작성한 것”이라 밝혔다.

한편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경찰은 학생들의 투항의사도 무시한 채 과잉 진압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물질적 피해도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학(25․종합관 사수대장) 피고인은 “20일 새벽 경찰이 진입할 때 현관에서 백기를 흔들고 쇠파이프를 버리며 투항의사를 밝혔지만, 투항의사를 무시한 채 진압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종성 피고인은 “경찰이 안전귀가를 보장했으면 종합관 건물은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