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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문국진 씨 고문으로 정신병 생겨”

배기영 신경정신과 의사 증언 문국진 씨 제4차 손배소송

고문피해자 문국진 씨 손해배상청구소송 4차 공판이 8월 25일 오후 4시에 서울민사지법 합의 13부(부장판사 조홍은)의 심리로 559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문국진 씨를 2년간 직접 진료한 배기영 원장(동교신경정신과 의원)에 대한 증인 신문이 있었다. 증인으로 나온 배 원장은 “문국진 씨는 정신병을 앓는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거의 감정소통에 문제가 없었고, 발병 전에 성격이나 적응력도 좋았다. 그러나 구속 도중 갑자기 발병한 것이 특이했다. 또한 발병한 후 결혼 생활과 두 권의 저술활동 및 원만한 직장생활 등은 일반 정신질환자들과는 매우 다른 점이다”고 증언하였다. 또 배 원장은 “문씨가 치료기간 중에 다른 증세는 없어졌으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가기를 두려워하고, 글자 중 ‘ㅇ’자에 대해, 또 검은 색에 대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속되었다”면서 “80년과 86년 두 차례의 고문 중 발병과 직접 관련 있는 것은 86년의 상황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문씨의 경우 구속중 수감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스트레스로 인해 성기나 목을 자를 것이라는 공포에 시달렸고, 이런 급성 편집증적 반응이 만성이 되어 ‘심인성 편집증적 정신병(Psychogenic paranoid psychosis)’으로 발전하였다고 진단하였다.

문씨는 86년 구속되어 3일간 잠을 자지 못하고, 구타와 위협에 시달렸고, 면회도 금지되었었다. 이에 대해 피고인 대한민국의 법정 지정 대리인인 박찬흥 씨(청량리 경찰서 소속)는 반대신문을 통해 문씨가 86년 구속 이전부터 특이한 정신적인 기질을 보였으며, 구속 당시 고문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날 재판에는 원고인 문씨가 처음으로 재판정에 나와 방청하였다. 앞으로 재판은 문씨가 경찰 구속 이전부터 발병하였고, 청량리경찰서에서 고문(또는 가혹행위)이 없었음을 입증하려는 피고측과 고문에 의한 후유증임을 입증하려는 원고측의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 29일 오후 2시 559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