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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공포분위기에서 경찰조사 받았다”

청소년단체 「샘」 첫 공판 주체사상 교양여부 쟁점

고교생에게 주체사상을 학습시키고 범민족대회에 고등학생들의 참석을 배후 조정했다는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청소년 단체 「샘」 회원 김용우 씨에 대한 첫 공판이 김씨의 동료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18일 서울형사지법 1단독(판사 변진장) 심리로 열렸다.

「샘」사건에 대한 첫 공판인 이날 공판은 모두진술과 검찰신문이 진행됐다. 김씨는 모두진술에서 “경찰에 연행된 후 조사를 받는 동안 줄곧 강압적이고 공포스러운 분위기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했으며 특히 “인격모독을 심하게 당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조사과정에서 진술했던 내용 중 검찰에 불리한 것은 삭제되고 유리한 것은 적곤하여 재판을 통해서 충분히 변론할 기회를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호근 검사는 공소사실에서 「샘」의 성격, ꡔ다시 쓰는 한국 근현대사ꡕ, ꡔ한국 근현대 민족해방운동사ꡕ등의 이적표현물 소지와 자주, 민주, 통일의 정치의식을 회원에게 교양시킨 사실, ꡔ사람과 세계ꡕ에 나오는 주체사상에 대한 인지여부, 범민족대회와 쌀 수입 개방반대집회 참가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김씨는 답변에서 “「샘」은 청소년이 민족문화를 연구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올바로 세우기 위해 만든 단체”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체적이고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며 실천적 삶을 살고자 한다”고 진술했다. 또한 “회원들에게 정치사상을 교양한 바 없고 사람이 세계의 주인이라는 내용은 동의하지만 이것 자체가 주체사상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판 중에 변진장 판사는 단체명인 「샘」을 커피숍 이름 ‘자유시간’과 혼동하는 등 공소장을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공판진행에 성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방청객으로부터 듣기도 했다. 또한 검사는 피의자 김씨에게 줄곧 반말로 신문을 계속해 법정에 선 형사피고인을 무시하는 태도가 여전함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