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제3자개입금지 조항 인정 못한다"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 검찰 심문에 진술거부

[전국민주노조총연맹](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에 대한 2차공판이 26일 오후2시 서울지법 형사3단독 최동식 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권위원장은 "검찰의 심문이 민주노총 탄압의 하나"라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검찰의 심문은 이뤄지지 못했다.

권위원장은 본 재판이 진행되기 전 검찰이 직접심문을 하려하자 재판장에게 모두진술을 신청했다. 이 모두진술을 놓고 변호인단과 재판장 사이에 이견이 있었으나, "검찰의 직접진술전에 모두진술을 해야겠다"는 권씨의 요구에 따라 약 30분간 이뤄졌다.

권위원장은 모두진술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은 승복할 수 없다"며 "재판을 받는 이유가 88년부터 7년간에 걸친 민주노조활동을 한 것이라면 이는 민주노총 40만명 조합원과 민주노조를 원하는 노동자를 재판하고 나아가 민주노총을 재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3자개입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과거청산의 대상인 5.6공세력이 만든것인데 그들이 만든 악법을 없애자는 운동을 펼친 것이 죄가 되는 것은 정치의 코메디, 법의 코메디라고 주장했다.

권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제3자개입으로 모든 노동자를 심판하고자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민주노총을 비롯한 단체들을 노동단체로 보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우리나라가 법치후진국임을 말해준다"고 진술했다. 그는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은 정치적 이유에 따른 노동운동탄압으로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검찰의 조사, 심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진행된 변호인 신문에서는 [전국노동조합대표자협의회](전노대) 민주노총(준)의 결성경위와 목적, 활동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진행됐다. 권위원장은 "전노대나 민주노총(준)는 법이 정한 노동조합의 목적과 활동에 따라 해왔는데 이것이 노동법에 위배돼왔다"며 제3자개입은 법도 아닌 법이라고 표현했다. 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민주노총은 현재의 한국노총을 반대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노동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과 노동조합다운 활동을 하다보니 한국노총에 반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최동식 판사는 변호인 심문 도중 "'권위원장'이라는 호칭을 '피고인'으로 고치라"고 요구, 변호인단이 이를 거부하자 매우 불쾌한 듯 심문을 중지시키고 재판을 마무리했다.

이과정에서 최재판장은 "재판에서 피고인의 직책이나 이름을 부르는 것은 평등성에 위배될 뿐아니라 법정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변호인이 계속 '권위원장'이나 '권영길'이라고 호칭할 경우 변론에 참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위원장 변호인단의 고영구변호사는 "법정에서 꼭 피고인이라고 해야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아무 문제가 없는 호칭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고, 이는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황토색 점퍼차림으로 법정에 선 권위원장은 힘찬 목소리로 모두진술과 변호인 심문에 답했고, 재판을 마치고 퇴장하면서 방청객에게 손을 들어 보이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재판에선 공소장 내용 중 전노대와 민주노총을 불법단체라고 규정한 부분등 13개 부분에 대한 검찰의 석명(공소중 해명이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시간관계상 다음재판에서 문서로 답변키로 했다. 다음 3차공판은 2월9일 오후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