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지상중계 : 인권침해자의 ‘불 처벌’ 문제에 보편적 관할권 인정, 공소시효 부적절

12,12, 광주학살, 삼청교육대 등 ‘특별검사제’, ‘헌법소원’등 필요

편집주: 지난 15일 대한변협이 주최한 ‘한국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의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의 인권침해범죄자 ‘불 처벌’문제에 관한 토론회를 지상 중계한다.


[대한변호사협외](회장 이세중) 주최로 15일 오후3시 30분 변호사회 서초별관에서 열린 ‘인권침해범죄자의 불처벌(Impunity)문제’에 관한 토론회에서 12,12 쿠데타, 광주학살, 삼청교육대 만행 등 과거청산 문제를 둘러싸고 특별법 마련과 특별 검사제도 도입이 요구되었다. 한국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의 경험과 과제를 나누는 자리에는 박원순 변호사, [아르헨티나 5월광장 어머니회], 담당인권 변호사 엑또르놀리 씨, 이승호(충북대 법대)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차병직 변호사, 박계동(민주)의원, 강경선(방송대 법대)교수, 전계량(광주시의회)의원이 참석했다.

박원순 변호사는 ‘과거사의 시정, 그 세계사적 당위와 현실’의 주제로 국제 사회의 경험을 통해 과거 인권침해자의 불 처벌 문제를 발표했다. 불 처벌 문제는 이미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잔학 행위에 가담한 개인도 국제법상 책임을 저야 한다는 이론과 관행이 성립된 데에서 선례를 찾을 수 있다고 박 변호사는 말했다. 뉴른베르크와 동경의 전범 재판소가 그 예인데 이를 통해 *개인이 처벌될 수 있으며 *비인도적 범죄 등은 범죄지, 국적을 넘어서 ‘보편적 관할권’이 인정되며 *공소시효라는 시간적 제한이 처벌에 부과될 수 없다는 조역이 탄생되었다고 말했다.

그 뒤 동서 냉전으로 인권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불가능하게 했으나 ‘상설민중재판소’등 여론의 법정을 통해 세계 여론에 호소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와 세계적 인권단체들이 유엔인권위원회에 80년대 후반 이후 매년마다 인권침해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진실규명 없는 처벌은 자의, 화합 차원의 용서와 사면 논리는 부당

불 처벌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간 정부는 ‘국민대화합’의 차원에서 용서와 사면이라는 논리를 폈으나, “진실의 규명 없는 처벌이나 배상은 자의와 족수로 연결되게 마련이며 진실 파악의 노력 없는 사면은 결국 불 처벌과 같은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과거의 인권침해에 대한 논의와 조치는 진실 파악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공소시효의 문제에 대해 박 변호사는 “2차 세계대전 중의 전범과 비인도적 범죄자들에 대해 공소시효와 소급 효의 문제를 제기했다. 독재 정권에 의해 벌어진 각종 잔혹한 인권침해행위는 마땅히 시효적용이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인권침해행위에 관해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을 경우 2차 세계대전이후 전쟁 범죄와 비인도적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과정에 예외를 두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인권유린행위 여전

엑또르 놀리 변호사는 민족 전체를 휩쓴 불 처벌 문제에 대한 전체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아르헨티나의 탄압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국가안보법(또는 국가보안법)과 미국의 중남미 침입의 영향에 대해 얘기했다. 국가보안법은 민간독재나 군사독재에 있어 공통된 무기이며 특히 군사독재는 사회질서와 안보를 이유로 공세를 폈다고 말했다. 그 영향은 경제, 정치, 이데올로기적으로 나타나며, 미국은 군사학교의 군인 양성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정치가 군사화 되고 인권을 유린하는 사태가 중남미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국가보안법은 민중 사이를 서로 괴리 시켰고 법을 무시해도 좋다는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중남미 국가는 탈 국가 현상과 초국가적 자본 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무리 민선정부라도 부패한 정부라면 절대로 협조해선 안되며 국가 권력과 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변호사들이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계동(민주)의원은 국가보안법 내용 자체가 법적인 의미에서 명백히 위반인데도 국가가 위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안기부 법 또한 안기부 직원과 관련된 범죄 수사권은 안기부가 갖도록 되어 있는데 그 자체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재직 기간 공소시효 정지돼야

이승호(충북대 법학)교수는 ‘한국에서의 인권침해자의 처벌을 법적 과제‘에서 12,12쿠데타, 광주학살, 삼청교육대 만행은 과거에 한 정권을 탄생시킨 사건인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국회가 나서서 ’특별 검사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헌법 재판소를 통한 헌법소원을 해결방안으로 들었다. 이교수는 공소시효 문제를 “앞에서 지적한 세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주도자는 대통령이었는데, 대통령 재직시 내란, 외란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헌법에 규정돼 있다. 따라서 재직 시 공소시효가 정지되므로 공소시효는 그들이 수립한 정권이 바뀐 시점부터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오스트리아, 프랑스, 미국, 영국 등 26개국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범죄에 대해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으며 우리 나라 역시 공소시효에 관한 현행 형사소송법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계량 의원도 광주민중항쟁의 처벌을 위해 특별 검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범죄자의 역사적 심판은 공소시효와는 무관하게 처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계동 의원은 “김영삼 정부 이후 과거 의혹 사건이나 과거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과거 범죄를 인정은 하지만 ‘처벌은 하지 말자’든지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의 철저한 조사작업은 인권탄압 상황 개선의 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토론 자리에서 차병직 변호사는 “의문사는 불법적인 생명권 침해”인데 우리 헌법에는 생명권에 관한 규정이 없다고 문제제기 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의 핵심이 되는 생명권은 법이나 국가가 보장해야 할 절대가치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의 과도기에 광주학살, 삼청교육대 사건 등 집단 의문사 만행이 저질러졌는데도 의문사 문제는 국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의문사 등 과거 청산의 과제로 진상 규명, 법적 처리,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와 노력을 말했다.


명예회복, 사회보장제도 등 혁신 필요

그밖에도 강경선 교수는 “과거 청산은 헌법의 실현”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화해 차원에서의 과거 청산을 말하기 이전에 진정한 화해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을 통한 화해의 모습으로 과거문제의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과 손해배상, 양심수를 비롯한 억울한 사람들의 전면석방,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등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확충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