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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추모'를 넘어 구체적 '결실'로

14일, '박종철열사' 7주기 추모식·기념강연 열려


'박종철 민주열사 7주가 추모식 및 기념강연'이 14일 오후 6시 30분에 프레스센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제3부 고문피해사례 보고에서 현재 고문후유증으로 6개월째 병원에 입원중인 문국진 씨 부인 윤연옥 씨가 나와 "문민정부는 과거청산을 하려면 마땅히 고문후유증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이어 "87년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숨진 이후 사회적 분노를 일으켰으나 제도적 장치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젠 고문이 없어졌다고 말하지만 지난 9월에도 김삼석·김은주 남매가 성 고문, 잠안재우기 고통 등을 당한바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고문방지법을 제정하고,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하여 "한 인간을 처참하게 파괴시키는 고문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윤씨는 고문이 한 개인의 고통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모두가 나서자고 호소했다.

고문피해사례보고에 앞서 열린 1부 추모식에서 문익환 목사는 추모사를 통해 "여러 민주열사의 조사와 추모사를 할 때마다 꽃다운 젊은이들을 민족의 제단에 바치게 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민족의 죄인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며 죽음으로 항거한 젊은이의 뜻인 분단의 장벽을 허물자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을 대표해서 추모사를 한 강병원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박종철 열사에 대한 기억은 단지 한 역사적 시기의 치열했던 생명에 대한 추도로 끝나지 않고, 80년대의 치열했던 저항의 불꽃으로 남아 이제 90년대의 새로운 저항운동의 뿌리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부 기념강연에 나선 김근태 새 정치모임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이 역사의 심판이 아닌 현실의 심판의 대상자인 전두환·노태우를 청와대에서 만난 예우를 들며 "94년은 새해 벽두부터 잔인하게 다가왔다"고 언급하고, 김영삼 정권이 지난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덧나게 하여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이제 민주세력은 김영삼 대통령에게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주적 민족통일을 하겠다면 6·10항쟁의 동지로서 만나자고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문익환 목사를 비롯 김찬국 상지대 총장, 한준수 전 연기군수, 김진균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