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이야기

코로나19로 공단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올해 월담 활동 담당자로 다시 함께하면서 지난 2월 오랜만에 찾아간 공단은 썰렁했다. 이전에도 넓디넓은 공단에서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이긴 했다. 식당 앞에 줄 서 기다리고, 안산역을 향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는 이 시간에야 비로소 이곳 공단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음을 실감하곤 했다. 하지만 그때보다 확실히 사람들이 줄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선전전을 진행하며 골목골목 다니다 보면 곳곳 빈 공장들을 보게 되고, 예전에는 줄이 길게 늘어설 만큼 사람이 많던 식당들은 한산했다. 코로나19로 공단지역 회사들이 어렵고 임대 내놓은 공간이 늘어났다는 기사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지만,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공단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 6, 7월 월담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 변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노동조건은 후퇴하지 않았는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회사가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각종 불이익을 경험하진 않았는지, 정부/지자체의 긴급지원정책을 받았는지, 불안감을 느끼는지 등이 조사 문항이었다. 설문에는 115명이 참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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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를 처음 휘릭 봤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예상보다 변화가 없다는 답변이 많다는 것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은 그래도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조건에 해당하며, 휴업이나 해고 등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은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니 다른 결과들이 보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일이 줄었다고 하고, 휴업과 감원을 한 경우도 꽤 있었다. 부족한 월급을 잔업으로 메우는데 잔업 물량이 줄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3분의 1이 임금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연차휴가 사용 강요, 무급휴업, 해고 위협, 임금 삭감 같은 불이익을 경험했다는 답변도 꽤 있었는데, 이에 비해 고용유지지원금이나 무급휴가지원금 등의 지원을 받았다는 답변은 드물었다. 선전전을 하러 다니다 보면 공장 들어서는 입구에 체온을 측정하고 출입을 제한하는 등 예방조치에 대한 안내판을 내건 곳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하지만 많은 영세업체들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을 통해 개개인들이 위생 관리를 하는 게 유일한 예방조치이기도 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이들이 불안감을 느끼는데, 그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이나 고용불안처럼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것보다 물량이 감소하고 휴업에 들어가거나 폐업하는 등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더욱 많이 꼽았다. 

공단의 어려운 상황을 드러내는 지표로 뚝 떨어진 가동률이 언급되곤 하는데, 그 숫자로는 잘 보이지 않는 공단노동자의 상황을 떠올려보게 된다. 매출 감소, 가동률 저하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공단이 위기라는 기사들을 보다 보면 거의 빠짐없이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로 인한 부담도 문제라는 언급이 같이 된다. 다단계 하청과 파견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말하지 않고, 마치 적정한 임금과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문제의 원인인 양 왜곡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장기화될 때 그 시간은 노동자의 권리가 흔들리는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각자도생이 아닌 함께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설문 결과를 정리해 알리며 상담과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공단노동자들이 같이 모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이어질 시간들이 서로에게 작은 든든함이 전해지는 시간이면 좋겠다.

- 반월시화공단 코로나19 일자리 영향 설문조사 결과 : https://goover20000.tistory.com/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