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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9월의 발칙한 시작

안녕하세요, 9월부터 사랑방 자원활동을 시작하게 된 발칙한 ‘발칙한’입니다! 사랑방과의 인연은 올해 인권영화제에 가면서 시작되었는데요, 정작 인권영화제에서는 부스를 둘러보다 다른 단체에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사랑방은 최근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사랑방 이야기가 나오고서야 찾아오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영어가 쓸모 있을 것이라는 언지로, 아직 결합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슬쩍 끼기 쉬울 거라는 소박한 이유에서 주거권팀 내 용산국민법정 회의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미류언니와 전화로 시간약속을 하고 사랑방에 갔는데, 언니가 아프셔서 사무실에 못 나오시는 바람에 대신 돌진오빠가 사랑방을 소개해 주시고 앞으로 지낼 팀을 고르는 것을 도와주셨어요. 마침 그날 저녁에 국민법정 회의가 있어서 인권영화제 테잎들이 가득한 방에서 민진언니가 덮어준 이불 밑에서 몇시간씩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언니랑 같이 부침개 부쳐서 사랑방 가족들이랑 먹었다는. 첫날부터 너무 훈훈해서 좋았어요! 정작 회의내용은 별로 기억이 안난다는..... 

이제 사랑방에서 활동한지 세 주가 다 되어가는데 그동안 제가 한 일이라곤 국민법정 뉴스레터에 발칙한 글 한 번 쓴 것과 영어로 메일 한 통 번역한 것, 캠페인 한 번 나간거 밖에 없는거 같아요. 반대로 저는 사랑방 덕분에 미류언니 ‘재개발 특강’도 듣고, 일상에서 용산을 찾게 되었고, 조효제님 강연 가서 님 책으로 매주 세미나 한다고 (그나마 오늘은 늦잠자서 못갔지만) 자랑도 하고 내일은 사랑방 가족들이랑 래군님 강연도 듣고 용산, 의자들 연극도 보고! 무엇보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얼굴 맞대고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서 좋아요. 저는 사랑방에 보탠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사랑방은 저한테 너무 많은 걸 베푸는 것 같아서 좀 찔리기도 하지만 사랑방 생각을 하면 마냥 훈훈하네요. 

아, 저 용산국민법정 재판관 맡게 되었어요. 사실 사랑방 대표인게 아니라 청소년 대표지만 사랑방 가족들은 법정 항상 지켜봐 주시고 사진 나오면 제 얼굴 한 번 정도는 찾아봐 주실거죠? 으 이런 편지 쓰는 거 뭔가 쑥스럽지만 언젠가는 다들 직접 뵐 날이 올 것 같아요!(10월 18일 국민법정에서?ㅋㅋㅋ) 그때까지 안녀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