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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열손가락 자해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규탄한다

지문날인반대연대 외 인권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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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신 : 각 언론사 사회부
▪ 발 신 : 상기 인권시민사회단체
▪ 발신일 : 2006년 7월 12일(화)
▪ 제 목 : 열손가락 자해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규탄한다
▪ 문 의 : 지음(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02-701-7688, antiorder@jinbo.net)
▪ 분 량 : 표지 포함 5매

열손가락 자해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규탄한다
- 평택 평화대행진에서 연행된 18세 청소년 김자현 씨
- 경찰의 강압적 지문채취에 열손가락 물어뜯어 저항
- 경찰, 피흐르는 손가락에도 잉크 묻히고, 고문에 가까운 강제 채취 시도


1. 안녕하십니까?

2. 지난 10일(월) 양심에 따라 지문날인을 거부하던 18세 청소년이 경찰의 강압적인 지문채취시도에 자신의 열손가락을 철제 병뚜껑으로 베고, 이빨로 물어뜯어 자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3. 이 과정에서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지문날인제도의 불합리성을 주장하는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의 성명서를 자료와 함께 첨부합니다.

4. 사태의 심각성이 크므로, 빠르고 적극적인 보도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첨부자료 : 1. <성명서> 열손가락 자해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규탄한다
2. <자료 1> 사건 경과
3. <자료 2> 첨부 사진
<성명서>
열손가락 자해로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의 폭력과 인권침해 규탄한다

지난 주말 평택 평화대행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된 김자현 씨가 수사과정에서 경찰의 강압적인 지문 채취에 항의하다 못해 스스로 자신의 열손가락을 병뚜껑으로 베고, 이빨로 물어뜯어 지문을 훼손하는 믿기 어려운 일이 벌여졌다.

김자현 씨는 평소 자신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지문날인을 거부하는 있었고, 그에 따라 주민등록증도 만들지 않고 여권으로 생활하고 있는 18세 청소년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이미 김자현 씨의 신분 확인이 끝났으며, 더 이상 수집할 증거 자료도 없었다. 평화를 위해 평화롭게 행진하는 행진단을 무차별 연행한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논외로 하더라도, 김자현 씨는 사건 당일 훈방 조치될 것이 확실할 정도로 경미한 사건이었다. 지문채취는 서류와 관행상 필요한 요건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었다.

경찰은 김자현 씨가 경찰의 강압적인 진술강요와 관행적인 지문날인 요구에 저항하자 경찰은 지문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서 지문채취를 강행했다. 그러나 김자현 씨는 영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양심에 따라 지문 채취를 거부한다며 완강히 저항하자 경찰은 여경들을 동원해 지문날인을 강제 집행하려고 했다. 그러자 김자현 씨는 대기하는 동안 경찰이 제공한 비타민 음료의 철제 병뚜껑으로 자신의 열손가락 끝마디를 긁고 베어 지문을 훼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경찰은 김자현 씨의 열손가락에서 피가 흘러나와 손이 피범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지문채취를 강행했다. 7~8명의 여경들이 김자현 씨의 사지를 제압하고 말을 못하게 목을 조르고, 팔을 꺾어 지문을 채취하려 했다. 김자현씨는 손을 꼭 쥐고 저항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빨로 물어뜯고, 손으로 짓이기는 등의 지문 훼손을 계속했다. 심지어 경찰은 보호자의 병원 후송 요청도 거부하고 간단한 응급치료 후 다시 손가락에 검은 잉크를 묻히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얼마나 끔찍하고 슬픈 일인가. 경찰은 인권에 눈멀고, 이성을 잃다 못해, 최소한의 인간성마저 저버렸다. 어떻게 자신의 양심에 따라 지문날인을 거부하는 18세 청소년이 자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붙일 수 있단 말인가? 또 어떻게 자해하는 것을 방치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어떻게 자해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 흐르는 붉은 손가락에 검은 잉크를 묻힐 생각을 했단 말인가? 또 어떻게 작은 소녀의 저항에 7~8명이 집단적으로 달려들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단 말인가? 또또또... 할 말을 잃는다. 도대체 경찰의 인권침해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경찰은 제발 이성을 찾고, 인간성을 회복하라. 자신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를 돌이켜 생각해 보라.

법무부령 ‘지문을채취할형사피의자의범위에관한규칙’에 따르면 일반적인 지문채취의 경우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1. 피의자가 그 신원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아니하거나 제시하지 못하는 때 2. 피의자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여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 때 3. 피의자를 구속하는 때 4. 수사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피의자의 동의를 얻은 때. 그러나 이 규칙은 이와는 별도로 지문을 채취할 법률 목록을 지나치게 폭넓게 정하고 있으며 여기에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집시법의 경우는 지문으로서 얻을 수 있는 수사상의 증거확보능력이 사실상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의자의 동의 없이도 지문을 채취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지문날인 거부자들은 이번과 같은 단순 집회 참여와 연행에도 지문날인을 강요받았으며, 저항하는 경우에는 경찰은 손쉽게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해서 강제 집행해왔다. 바로 이러한 불합리한 법률과 관행이, 경찰의 맹목성과 반인권성과 결합된 것이 이번 비극적인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리고 부주의하게 피의자에게 상해가 가능한 도구를 제공한 점, 피의자가 자해를 하도록 방치한 점, 고문에 가까운 물리력을 동원해서 피의자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힌 점, 양심의 자유에 따른 행동을 억압하여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준 점 등은 명백한 불법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도 고소고발의 사유로서 충분하다.

집회과정에서 강제연행된 참가자에게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진술과 개인정보채취를 강요하는 것은 모든 사람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출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며, 정권은 지속적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형만을 강요하고 있다. 서명으로 가능한 각종확인절차에 지문날인을 강요하는 것은 수사의 편의성을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반하는 것이다.

우리는 김자현 씨의 용기있는 행동을 지지하고 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동안 ‘영장이 나오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포기해 버리곤 했던 우리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과정에서의 개인의 양심에 반하는 강압적인 진술강요와 반인권적 지문날인제도, 무리한 개인정보제공요구 등의 심각한 인권침해와 불법사항들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경찰이 다시 김자현 씨의 지문채취를 강행하는 만행을 저지른다면 우리는 결단코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김자현 씨의 쾌유를 빈다.

-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철처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 양심에 따른 지문날인 거부를 인정하라.
- 국가는 인권침해당한 김자현씨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배상하라.
- 수사과정에서의 개인정보수집절차 최소화하라.
- 불필요한 지문날인제도를 폐지하라.

2006.07.12
광주인권운동센터 / 다산인권센터 / 동성애자인권연대 / 인권운동사랑방 / 지문날인반대연대 / 진보네트워크센터 / 참여연대 / 천주교인권위원회 /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한미 FTA 반대를 위한 285리 평화행진 “평화야, 걷자!” 행진단 /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서울대책회의 / 평화인권연대 / 함께하는시민행동 /
<자료 1>
사건 경과

2006.07.05 ~ 07.08 : 김자현씨 평택 평화행진단 참가. 서울에서 평택까지 행진.
7월 9일 새벽 3시경 : 평화행진단의 경찰청 항의농성 중 강제연행
7월 9일 : 김자현씨 성남 중부경찰서를 거쳐 성남 분당경찰서에 유치, 지문날인 거부
7월 10일 오전 9시경 : 경찰 지문 압수수색영장 발부. 김자현씨 보호자의 보호 요청 연락
7월 10일 오후 1시경 : 김자현씨 영장에도 불구하고 저항, 경찰 강제 채취위해 여경 호출. 김자현씨 여경들이 오는 대기시간 중에 경찰이 제공한 비타민 음료의 철제 병뚜껑과 이빨을 이용해서 열손가락 모두에 자해, 출혈. 당시 보호자들은 입장을 요청하고 있었으나 허락되지 않았음. 경찰은 자해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았음.
7월 10일 오후 2시경 : 김자현씨의 자해에도 불구하고 여경들 7~8명이 둘러싸고 사지를 제압하고 말을 못하게 목을 조르고, 팔을 꺾어 지문 채취 시도. 김자현씨는 그 와중에도 손을 꼭 쥐고 저항하며, 이빨과 손가락으로 자해를 계속. 김자현씨 팔과 허리 등에 부상.
7월 10일 2시 이후 : 보호자가 사실을 듣고 구급차를 불렀으나 경찰은 이에 응하지 않고 계속 강행
7월 10일 자정 : 김자현씨 다른 평화행진단 사람들과 함께 석방
7월 11일 새벽 : 김자현씨 수차례 자다가도 ‘안돼요’ ‘잡지마요’ 등의 소리를 지르면서 경기를 일으키며 깸. 정확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말조차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상태 계속.
7월 11일 오전 : 아주대학병원 응급실로 이동 외상 치료. 향후 정신과 치료 예정
<자료 2>
자료 사진
아주대학병원 응급실에 팔과 허리 등의 외상과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완전히 탈진한 김자현씨가 아버지의 부축을 받으며 기대어 앉아있다.


아주대학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김자현씨의 양 손. 자해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지문채취를 위해 묻힌 검은 잉크가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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