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성명서> 대법원, ‘인권침해 감시활동’ 일반교통방해죄 적용에 관해 무죄 선고

2015년 2월 26일 대법원(재판장 조희대 판사)은 2011년 반값등록금집회와 4차 희망버스에서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하던 중 불법 채증 되어 일반교통방해죄 혐의로 기소된 최은아(인권운동사랑방,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사건에 관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정당하고, 일반교통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결하였다.

지난 2014년 9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한성수 판사는 이 사건에 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찰병력 사이 물리적 충돌이나 위법한 채증활동 등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시위와 집회 참가자들을 따라 도로를 지나다니거나 그 무리에 섞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피고인이 신고되지 않거나 또는 신고된 범위나 조건을 위반하여 도로에 있었다거나 집회행렬을 따라 도로 위를 지나다녔다고 하더라도 교통을 방해할 고의로서 한 것이라거나 집회참가자들과 공모하여 일반교통을 방해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외관상 명백히 눈에 띄는 형광색 연두색 조끼를 착용하고 있는 점, △조끼에는 ‘인권침해감시단’ 또는 ‘인권단체연석회의’ 라는 글자가 기재되어 있는 점, △시위대와 경찰 양쪽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점 등을 무죄의 근거로 제시하였다. 또한 2014년 12월 18일 2심 재판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임동규)도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며 무죄를 선고하였다.

인권운동사랑방,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인권옹호 활동이 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 인권단체 경찰감시 활동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확인되었다는 점을 환영한다.

이로써 경찰과 검찰은 집회 현장에서 경찰감시 활동을 하는 인권활동가들을 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아래 집시법), 일반교통방해죄 혐의로 소환·조사하고 기소하는 관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또한 이번 판결이 2008년 촛불집회, 2011년 희망버스, 2014년 세월호집회에서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하다가 기소되어 재판을 하고 있는 사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인권옹호 활동을 무력화 시키려 한 경찰의 불법채증과 소환·조사, 검찰의 마구잡이 기소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집회현장에서 불법 채증한 자료를 통해 인권활동가를 소환·조사하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하면서 형사재판까지 이어졌다. 경찰과 검찰이 범죄의 증거로 제시한 자료는 도로에서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했던 채증사진과 경찰이 작성한 정보상황보고, 집회신고서 사본 등이다. 이에 관해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증거가 집회의 내용과 진행경과에 관한 것 일뿐 피고인의 범죄를 증명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검찰은 항소이유서와 상소이유서를 통해 ‘인권단체연석회의’가 법률에 근거한 집단도 아니면서 ‘정당한 공권력’을 감시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검찰은 인권활동가들의 공권력감시 활동을 마치 ‘의사자격이 없는 자의 수술’에 비유하면서 폄하하기도 하였다. 인권옹호 활동은 어떤 자격에 따라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부여된 권리이자 책임임을 밝힌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경찰은 집회현장에서 인권옹호활동을 보장하고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불법채증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2. 경찰과 검찰은 인권활동가들을 집시법, 일반교통방해죄 혐의로 소환·조사하고 기소하는 관행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3. 사법부는 집시법, 일반교통방해죄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하고 있는 사건들에 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2015년 3월 4일

인권운동사랑방,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