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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청송감호소 집단단식에 귀 기울여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

<성명> 청송감호소 집단단식에 귀 기울여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


사회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곳에서 단식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연일 불어나고 있다는 청송제2보호감호소 피감호자들의 단식농성은 세상을 향한 타전이다. 보호감호라는 비인간적 제도를 재고해보라는, 피감호자들이 처한 비인간적 상황을 돌아보라는 타전인 것이다.

정부는 사회보호법에 의한 보호감호제도가 형벌이 아닌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형 선고 시 징역형에 더해지는 보호감호는 하나의 범죄에 대한 두 개의 처벌이다. 강제로 자유권을 박탈하는 보호감호를 형벌 이외의 다른 용어로 설명할 수는 없다.
보호감호소의 처우가 감옥과 다른 점이 있는가? 보호감호제도는 행형법을 준용하고 있으며 피감호자들은 최저임금의 10분지 1에도 못미치는 보상금을 받으며 노역을 해야하고, 휴지·비누·속옷 같은 생필품마저 적절하게 지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장기 수용자가 많아 발병율이 높지만 진료와 치료가 어려운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면회나 서신, 신문과 정보의 검열과 제한, 청원이나 소송의 제한과 방해 등도 일반 교도소와 다름이 없다. 출소 후 직업과 연계될만한 효과적인 직업훈련이나 심성프로그램도 갖고있지 않다. 피감호자들의 사회적응능력을 제거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보호감호의 근거법인 '사회보호법'은 삼청교육을 합법화하기 위한 전두환의 작품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든 소위 "사회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서 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에서 제정한 것이다. 사회보호법의 적용을 받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빈곤범죄'라 불리우는 절도범이었다는 사실에선 없는 이들의 인생을 파탄으로 몰아간 '사회청소'의 냄새가 난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그 활동 보고서에서 박영두 씨 고문치사 사건을 비롯한 수많은 인권유린의 현장인 "사회보호감호제의 폐지"를 권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는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기에 앞서 단식참가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청송 제2보호감호소는 단식과 관련해 3명의 피감호자를 징벌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적극적으로 단식에 참여한 피감호자들도 조사방에 수용돼 있는 상태라 한다. 감호소측은 사태의 본질을 외면하고 억누르기로 일관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하며, 단식참가자들에 대한 어떠한 폭력적 보복행위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4일 법무부는 근로보상금 20%인상과 가출소 기준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곡기를 끊은 피감호자들의 절규가 보상금 몇 푼을 인상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법무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올바른 대책이란 보호감호제도를 폐지하거나 보호감호소 운영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 외에는 없다. 우리는 정부가 보호감호소 폐지를 위한 전향적 태도를 보일 것을 촉구하며, 당장에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보호감호소를 즉각 개방처우하고 단계적 폐지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긴급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당부한다. 이번 단식농성에 대한 표면적인 조사와 구제에 그치지 말고, 보호감호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속에서 보호감호제도의 폐지를 권고하길 바란다.


2002.11.6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