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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며

국가고용전략 2020의 문제점

최근 타결이 되었지만 기륭노동자들의 파업,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의 농성 등은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불법파견과 간접고용의 실태를 보여준다. 한국 정부가 노동유연화 정책을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고용형태는 비정규직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말은 곧 지난 10여년 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계속 싸워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시기로 거슬러 가면 2003년 에스케이(SK)인사이트코리아에 대한 불법파견 판결이 시작된 이후 기륭전자, 코스콤, 케이티엑스(KTX)승무원, 르네상스호텔 룸메이드, 현대차사내하청, 현대중공업, 예스코 등 원청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위장도급,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판결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이 사이 사용자들은 불법파견으로 처벌받기 보다는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앞서 언급한 사업장은 그나마 장기간 투쟁과 소송을 통해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던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투쟁으로 돌파하지 못하고, 소송으로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무수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고용전략 2020>에 대한 비판에 앞서 위장도급, 불법파견의 사례를 언급하는 이유는 하나이다. 왜냐하면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명목으로 노동시장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분화시키고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야기했던 가장 근본적인 촉매제는 1998년 도입된 ‘파견법’이기 때문이다. 파견법 도입을 계기로 ‘간접고용’이라는 불안정한 고용형태가 노동시장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비정규 노동을 양산하는 <국가고용전략 2020>

정부는 <국가고용전략 2020>을 통해 △파견업종의 확대(파견 수요가 많고 정규직의 대체가능성이 적은 업무 추가) △기간제 사용 예외 대상 확대(신설기업, 청소경비업무 등)를 목적으로 고용규제 합리화 방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파견업종의 전면적 허용, 기간제법 예외대상의 확대를 목적한 것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빌미로 모든 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겠다는 것이다.

실 근로시간을 단축해 고용을 늘린 기업에 대한 지원금 지원, 상용형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방안은 정규직이 수행해야 할 업무를 여러 명의 시간제로 대체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 없이 일자리를 양적으로 확대되는 것은 비정규 노동자를 대폭 양산하는 결과가 예측된다.

게다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3월→1년),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근로시간 저축휴가제 (先적립․後사용, 先사용․後적립) 도입 방안은 고용창출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 도리어 사용자에게는 법정수당에 대한 지급의무를 면탈해 주고, 사용자의 구미에 따라 노동시간을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준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 축소, 고용불안적 요소에 대한 심층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보다는 친기업적 측면에서 인력관리의 불편함을 보완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 결국 <국가고용전략 2020>는 친기업적 노동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을 모집하고 채용하고 교육시키는데 상당한 혼란이 발생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기획하고 있는 ‘고용지원서비스 촉진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고용서비스를 민간업체를 통해 산업화하고 복합인력서비스업체를 통해 노동자들을 모집하여 인력군을 형성하고 일자리를 알선․소개하면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더군다나 복합인력서비스업체는 파견업까지 할 수 있다.

노동자에게는 이중삼중의 통제가 이루어지며, 중간착취의 병폐가 발생하는 사이 노동을 공급받는 사용자와 고용주의 분리, 불안정한 일자리의 이동이 빈번히 발생하게 되는 등 한층 진화된 형태의 간접고용을 급격하게 심화시킬 것이다. 결국 고용서비스를 매개로 “사람장사”가 제도적 틀로 보장받게 된다.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며

<국가고용전략 2020>의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 육성을 정부 차원에서 포기하였음을 확인 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저임금, 임금격차 확대, 불안정고용 확대 등 최소한의 법률적 보호, 노동인권에 대한 보호마저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크게 양산된다. 결국 사회적 양극화는 빈곤의 악순환으로 반복․심화될 수밖에 없다.

<국가고용전략 2020>은 “간접고용”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주는 진화된 내용이다. 급급한 일자리 수요에 밀려 단기간 청년인턴제 등 불안정한 일자리만을 내놓아서는 고용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도리어 양질의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할 경우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제도로 노동정책은 급선회 되어야 한다. 우리가 미래와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돈벌이 상품으로 사람마저 전시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덧붙임

유상철 님은 '노무법인 필'의 노무사로 일하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사무국장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