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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인권선언운동] 이주민 인권 선언의 의의와 배경

1990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은 모든 이주 노동자와 가족은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 받아서는 안 되며, 이동·사상·표현·집회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내국인과 같은 사회보장서비스를 받아야 하며, 공정한 법 집행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미등록 상태의 이주민의 권리 보장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본 협약은 2008년 현재 39개국이 비준하고 있지만 한국정부는 본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상태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인종차별철폐협약 등 6개의 국제협약을 비준하는 데 있어 인권 선진국이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 큰 의미 없이 비준하였다. 하지만 비준한 국제 협약에 따라 유엔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각국의 시정 권고를 받는 등 국제협약 비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은 한국 정부는 본 협약의 비준을 꺼리고 있다.

2008 UN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

▲ 2008 UN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


일각에서는 본 협약의 내용이 한국 사회가 받아들이는데 어떤 부담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법 제도가 본 협약의 내용에 배치되고 있지 않고, 배치된다 하더라도 일단 유예시켜 협약을 비준하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족동반을 거부하고, 일정 기간 동안 ‘고용’을 허가하는 단기 순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에서 본 협약의 비준은 외국인 인력정책의 전반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협약의 비준은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그 가족의 권리까지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가 본 협약의 비준을 꺼리고 있는 사이, 많은 이주민들은 인권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 들어 그 사각 지대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한국 내 이주민들은 피부색, 언어, 종교, 국적, 재산 등의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자신의 체류자격 이유만으로 불법적 단속과 노동권 침해에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고, 미등록이주아동은 어렵게 학교 교육을 받지만, 미성년 나이가 지나면 한국 사람도 외국 사람도 아닌 정체성 혼란을 맞이하게 된다.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는 고용을 허가받아야 하는 상황 속에 놓여 노동조합 가입, 자유로운 직장 이동 등과 같은 노동자의 권리를 전적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제결혼 이주여성은 한국 국적 취득이 폭력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정부의 ‘사회통합 이수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2008 UN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

▲ 2008 UN 세계 이주민의 날 한국대회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이주민의 인권을 보장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이주민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찾기 위해 ‘이주민 인권 선언’을 하게 되었다. 고향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성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세계인권선언 60주년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이하며 주장하는 것이다.

이주민 인권 선언문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과 1990년 12월 18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는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이 존중되어야 함을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 및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으며 다시 한 번 밝히는 바이다.

1. 모든 이주민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모든 이주민은 인종, 국적, 성별, 언어, 종교, 체류 자격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며, 인간으로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린다.
2. 모든 이주민은 인종, 국적, 성별, 종교, 언어, 체류 자격을 이유로 타인에게 예속되거나 기본적 자유를 제한받지 않는다.
3. 모든 이주민은 문화적 주체로서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지며,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특정 문화나 사상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4. 모든 이주민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주한 사회와 문화에 대해 알고, 경험할 기회를 가질 권리를 갖는다.
5. 모든 이주민은 이주한 나라의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 법원에 의해 효과적으로 구제받을 권리가 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이주민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체류할 권리를 갖는다.
6. 모든 이주민은 자의적으로 체포, 구금, 추방을 당하지 않는다.
7. 모든 이주민은 한 나라를 떠날 권리가 있고, 다시 돌아올 권리도 있다.
8. 모든 이주민은 박해를 피해, 타국에 피난처를 구하고 그곳에 망명할 권리가 있다. 유입국 정부는 박해를 피해 이주한 이주민이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누리도록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9. 모든 이주민은 국적을 가질 권리가 있다. 유입국 정부는 이주민에게 본국의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할 것을 강요하거나, 귀화하지 않은 이주민에 대해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또한 미등록이주민의 자녀가 무국적자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10. 모든 이주민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는 인종, 국적, 성별, 체류 자격을 이유로 제한될 수 없다.
11. 모든 이주민은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한 노동권을 갖는다.
12. 모든 이주민은 직장 이동의 자유를 가지며, 이 자유는 인종, 성별, 국적을 이유로 제한될 수 없다.
13. 모든 이주 아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양육과 발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
14. 모든 이주 아동은 교육 받을 권리를 갖으며, 이 권리는 아동이나 아동의 부모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2008년 12월 10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덧붙임

신성은 님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