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오름 > 2008 인권선언운동

빈곤정책에 저항하자

[2008년 인권선언]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

취임 이후, 광우병 촛불집회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잠시 주춤하던 이명박 정부가 그 동안 풀지 못했던 모든 규제를 풀어버리고 있다. 취임 초기, 한미 FTA국회비준처리와 공기업 선진화, 감세법안 처리, 규제 철폐 및 완화, 서민경제 회복을 제시하고 나섰지만 이는 재벌과 부자를 위한 방안이다. ‘자본과 재벌이 살아남는 세상’을 완성하고 민중들의 삶을 파탄 내려 한다.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만 부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경제위기는 계속되고 대다수 민중이 빈곤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상황임에도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와 사회복지 예산 삭감,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들며 빈곤층과 특정 집단 계층에 대한 선별적인 복지지원을 강화하려한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빈곤의 띠 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지금, 민중복지와 삶의 개선을 위한 노력은 하지 못할 망전 이명박은 민중들의 삶을 뼛속까지 차별과 빈곤으로 몰아가고 있다.

‘빈곤에 갇힌 권리를 석방하라!’

이명박 정부가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인권적인 정책에 대해 항의하고 저항하는 목적으로 빈곤당사자들과 활동가들은 유엔이 정한 10월 17일, 세계 빈곤철폐의 날에 모두 모여 ‘0000 못 살겠다. 0000 바꿔보자’ 라는 구호로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과 지역별 직접행동을 진행했다.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은 공공부문 사유화와 공공요금 인상 물가폭등을 불러오는 이명박 정부 규탄을 기본 기조로 하고 지역주체의 사안과 조건에 맞는 실천을 전개하는 운동이다.
당사자들은 자신의 삶의 필요한 권리들을 적극적으로 외쳤다. 개발, 불안정한 노동,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 등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자신들의 권리와 요구를 선언하고 절망적인 빈곤과 삶의 나락에서 벗어나고픈 현실을 이야기했다.

사진=참세상

▲ 사진=참세상



이러한 흐름을 모아 서울시에서 기획하고 있는 ‘명품 강남, 명품 도시’의 일환으로 자행되고 있는 노점상 탄압과 무분별한 개발을 앞세워 진행되는 서울 디자인 올림픽 대응, 그리고 마포구 성산동 임대아파트에서 지역주민들과 만나는 최저생계비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직접 만난 노점상과 철거민, 지역주민 등 당사자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해 한결같이 ‘서민을 위하지 않는 정책’ 이라며 자신들의 권리를 종이에 써 내려갔다. 비록 한 장짜리 종이지만 그 종이에 담긴 요구는 절실했고 현재의 정부가 얼마나 삐뚤어진 길을 가는지 보여주는 계기였다.

'1017 빈곤철폐의 날'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보장해줘야 할 우리의 권리를 당사자가 조목조목 따져 묻는 운동의 과정과 반빈곤 연대운동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최저생계비와 최저임금 현실화 등 민중의 삶을 바닥으로 치닫게 하지 않기 위한 최저지표를 둘러싼 저항전선을 구축하고 주거, 보육, 의료 등 사회서비스는 상품이 아닌 공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로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라는 담론을 이야기하며 불안정 노동자들의 차별과 격차를 뛰어넘은 노동권을 주장했다.

사진=참세상

▲ 사진=참세상



빈곤과 불평등의 확산에 저항하자.

성별, 나이, 인종, 국적, 장애, 성정체성 등의 차이나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 1017 세계 빈곤철폐의 날을 맞이하여 빈곤과 불평등을 확산하는 주범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민중의 이해와 대립되는 투기세력, 그리고 그 세력을 옹호하는 정권에 저항하자고 결의했다. 부자에게 규제완화, 서민들에겐 물가폭등과 공공요금 인상 등 민생을 불안하게 하는 정부 정책에 항의하자. 단 하루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쟁취하는 그 날까지, 차별적인 정부 정책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빈곤에 맞선 인권선언’을 함께 전개해 나가자.

1017 세계 빈곤 철폐의 날

우리는 지금 절망적인 빈곤을 경험하고 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저녁 끼니를 걱정하고 오늘 나간 일터에서 내일 일자리를 걱정한다. 교육, 의료, 주거 등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오히려 우리의 삶을 저당잡고 있다. 최저생계비와 최저임금은 가난한 우리들에게 삶의 상한선이 되어버렸고 그 이상을 꿈꾸는 것은 거부당해왔다.
누가 이토록 우리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가. 우리는 가난을 우리의 탓으로 돌리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 우리는 더욱 깊어지는 빈곤과 불평등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그것에 충실한 정권이 빚어낸 결과임을 안다. 노동자들에게는 저임금 비정규직을, 주거빈곤층에게는 개발을 핑계로 한 강제퇴거를,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물가 폭등과 공공요금 인상을 선물하는 저들은 가진 자들을 위해서는 세금 감면, 규제 완화, 공기업 사유화를 선물한다. 예산이 없다고 쩔쩔매는 저들은 무기를 사는 데는 아낌이 없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며 자유무역을 부르짖는 저들은 투기를 끌어들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전 세계적인 빈곤의 원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리를 짓누르는 경제위기는 바로 저들이 만들어낸 위기, 자본의 위기다.
우리는 이제 저들만의 잔치에서 우리의 삶을 되찾아 오려고 한다.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존엄하고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성별, 나이, 인종, 국적, 장애, 성정체성 등의 차이나 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적절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한 우리의 권리는 무엇인가. 그 대답은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말해줄 수 없다. 바로 우리가 외칠 것이다. 빈곤에 갇혀버린 우리의 권리를 석방하라!
가난하기 때문에 꿈조차 꾸지 못했던 미래를 되찾아오자. 안정된 일자리와 적정한 소득, 살만한 집과 풍요로운 배움, 건강하게 살고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이제 외치자. 우리는 10월 17일 ‘세계빈곤철폐의 날’에 각자의 권리를 들고 모였다.각자의 ‘몫소리’로 연대하는 과정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우리의 권리가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시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권리가 실현될 수 있는 질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마침표를 찍고 가진 자들만의 정권을 뒤집어엎을 우리의 저항이 바로 우리의 권리다.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우리의 권리!
<우리의 요구>
1. 불안정한 주거와 무분별한 개발 때문에 못살겠다!
보편적 권리로서 주거권을 쟁취하자!
2. 저임금·불안정한 일자리, 비정규직으로는 못살겠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노동기본권 쟁취하자!
3. 바닥생존 강요하는 최저임금(78만원), 최저생계비(46만원)으로는 못살겠다!
최저임금·최저생계비 현실화하라!
4. (보육, 방과후학교, 노인돌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 시장화 때문에 못살겠다!
사회복지 예산 확충하고, 공적 사회서비스 보장하라!
5. 교육, 의료, 물, 전기, 가스, 내다파는 이명박 때문에 못살겠다!
평등한 공공서비스의 권리 보장하라!
6. 1% 부자만을 위하는 빈곤과 불평등 확산 주범 이명박 때문에 못살겠다!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 민중의 기본생활권 쟁취하자!


2008년 10월 17일   빈곤철폐의날 참가자 일동

* 선언 전문은 http://antipoor.jinbo.net에서 볼 수 있다.
덧붙임

* 이재영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