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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레미콘 노동자 전국단위 총파업

사용주 단체, 중노위도 인정한 노조 무시


전국건설운송노조(위원장 장문기, 아래 운송노조)가 10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레미콘 노동자들이 전국단위의 파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운송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오전부터 여주․판교 톨게이트 등에서 ‘레미콘 시위’를 벌이고, 오후엔 조합원 1천여 명이 서울역에 집결하여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서 운송노조는 △노조 인정 및 단체 교섭에 응할 것 △도급 계약서 철폐․단체협약 체결 △일요일 휴무 실시 △운반단가 현실화 △시간외 근로수당 지급 △공정한 배차제도 실시 등 6대 요구안을 내걸었다.

운송노조는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 산하 노조로 지난 해 9월 영등포구청에서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 받았다. 그러나 노조설립 이후에도 ‘한국레미콘공업협회’와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등 사용주 단체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용주 단체는 미화레미콘, 유진레미콘회사 등 70여 레미콘 회사들에서 노동조합이 결성되자 노조원 4백여 명을 일괄 해고하고,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합원들을 형사 고소․고발했다.

운송노조는 이러한 교섭 거부․고소고발 사태에 대해 지난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아래 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냈다. 이에 중노위는 “적법하게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이 교부된 만큼 그 실체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의 자세로 자율적인 해결노력을 보여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고 있는 회사측의 잘못이 크다”며 사측에 자율적인 해결방법을 찾을 것을 수 차례 권고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측은 줄곧 교섭을 거부했다.

결국 중노위는 지난 6일 “노사 당사자간의 주장에 너무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아니하여 조정안의 제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조정을 종료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10일 성명에서 “운송노조가 벌이고 있는 파업이 노동관계법상의 절차를 지킨 합법 파업임을 중노위가 인정한 것”이라며 “2천1백대의 레미콘이 멈춰서야하는 이 참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만든 사용주들을 의법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합법적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현행 노동법과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사용주들을 비난한 후, 운송노조가 요청한 단체교섭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했다.

총파업에 돌입한 운송노조는 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로 이동한 조합원 모두가 레미콘 연합회, 노동부, 국회 앞 등에서 노숙투쟁을 벌이며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