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

'1천명 감군' 탈 쓴 파병연장안 국무회의 통과

정부는 21일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라크 파병 자이툰부대의 파견기간을 2006년 12월말까지 1년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연장 대상부대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의료지원단, 건설공병지원대 등 2개 부대와 평화·재건지원을 명목으로 이라크에 파견된 1개 부대이다. 또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의 병력을 1천여 명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파병연장 동의안은 23일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한국군은 2002년 2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 2003년 4월부터 이라크에 각각 파견되었다. 2004년 9월에는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 추가 파견되었다. 이번 동의안은 한국군의 파견기간이 2005년 12월말로 종료됨에 따라 그 파견기간을 2006년 12월말까지 1년간 연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파견연장 방침은 다수 국민들의 철군 요구를 회피하려는 기만적인 행위이며 최소한의 정당성조차 없음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며 "노무현 정부는 1천명 감축안을 철회하고 즉각적인 철군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민행동은 "정부가 이라크 치안상황, 국제정세, 한미동맹, 평화재건 임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러한 종합적 판단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치안상황을 보자면 점령군 자체가 치안을 악화시키고 있는 주 요인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고, 점령군은 민주주의나 자치가 아니라 이라크 사회에서 갈등과 분열, 폭력과 파괴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는 9월 21일 박찬석 의원(열린우리당)에게 제출한 국감 답변자료를 통해 지난 8월 18일 현재 이라크 파병병력은 △미국 13만5707명 △영국 6767명 △한국 3376명을 포함해 28개국 15만6610명이며, 올해 또는 내년까지 △이탈리아 3122명 △폴란드 1546명 △우크라이나 1439명 등 10개국 8382명이 철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10개국이 철군을 마치면, 미국·영국·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파병병력은 현재 25개국 1만760명에서 15개국 2378명으로 크게 줄어든다.

다음달부터는 아르빌 지역의 유엔사무소(UNAMI) 외곽 경계 임무뿐만 아니라 자이툰부대원 50명이 외출하는 유엔 요원들의 신변 경호임무까지 맡아 이라크 평화재건이라는 본래의 임무가 무색해 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유엔 사무총장의 경호부대 파견요청은 거절했지만 그 뒤 미국의 추가파병 요청에는 3천여 명이나 되는 군대를 파병했고, 이번 자이툰부대의 유엔원조기구 경호업무도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임종인 의원(열린우리당)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에서 "일부 병력을 적진에 보내고 1천명을 빼낸다는 논리로 파병연장의 정당성을 설명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우리 군대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원망을 들어가며 미국의 침략전쟁을 정당화시켜주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