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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총파업으로 비정규직 분쇄"

민주노총, 60% 이상 총파업 찬성

노동계의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총파업 찬반 투표의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조합원 중 51%가 참석한 이번 투표에서 67.9%의 조합원이 총파업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한 도시철도노조 등 약 4만 명의 조합원의 투표 결과 집계가 완료되는 이번 주말에는 투표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그간 비정규직 법안 철회 한일 FTA 철회 국가보안법 철폐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총파업을 추진했다. 이 중에서도 핵심쟁점은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위해 내놓았다는 법안은 파견근로 업종을 확대하는 등 비정규직을 오히려 양산해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문제에 정규직 중심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과반수 넘는 찬성을 보였다는 점, 이른바 '정치파업'이라는 무게 있는 사안에 높은 찬성율이 나왔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분배'를 내세우면서도 오히려 신자유주의를 강화하는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분노와 투쟁의 의지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비정규직 철회 등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며 기한 없는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14일 광화문에서 10만 명이 참석하는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04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 등 총파업 조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대화보다는 '엄단'을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8일 전국노동기관장회의에서 "이번 파업은 정치적 목적을 지녔기 때문에 노동관계법이 정한 목적을 벗어난 실정법 위반"이라며 "불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관성 있게 대처하라"고 참석자들에게 지시했다. 지난 2일 기자들과의 회견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로) 파업 강행 시 엄격한 법 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노동계는 완전한 노동 3권의 보장을 주장하며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들어간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융단폭격'과 같다고 말한다. 지난 10월 9일부터 거의 모든 전국 지부에 경찰력을 배치해 왔고, 8∼9일 진행되는 투표를 막기 위해 경찰병력을 투입해 노조 간부를 연행하고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등 '실력저지'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투표 참관에 나선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민주노동당 당직자까지도 연행하여 물의를 빚었다. 현재 김영길 위원장 등 공무원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길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공권력이 지금 이성을 잃고 있다"며 "투표는 무산된 것이 아니니 포기하지 않고 15일에 총파업을 시작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15년 전 전교조 결성 당시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공무원 노조가 민주노총의 참관단체라는 특수한 관계에 있지만,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